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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잉진료로 보험사가 손해보는 것 아니다

순서가 잘못됐다. 보험 덕분에 과잉진료가 발생하는 것이다.


최근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의 손해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보고서도 내놓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경미한 교통사고의 대인배상이 급증하고 있다는 토론회를 개최했고, 내달 5일에는 실손의료보험제도의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험생태계 강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는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지난 토론회와 보고서를 보면 손해율 상승의 주된 원인이 과잉진료이며, 비급여 의료비를 관리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내달 5일 토론회에서도 몇 년째 그래왔듯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과잉진료의 의미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필요한 만큼을 넘어선 불필요한 진료라는 뜻인데 그 필요한 만큼의 진료를 국민과 의사가 아닌 보험사가 판단할 수 있을까?


실손의료보험은 건강보험처럼 당연 가입이 아니다. 스스로의 의지로 가입했고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보험업계가 밥먹듯 사용하는 ‘과잉진료’, ‘도덕적 해이’라는 단어는 상품 구매자의 ‘건강하게 살 권리’라고도 볼 수 있다.


크게 아프지 않으면 보험사가 손해보면 안되니까 의료기관을 가지 말라는 것인가. 나중에 큰 병이 발견돼 악화되면 그 책임을 보험사가 질 수 있을까.


건강보험은 전국민 국가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검진대상 질환의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 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무런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건강보험 재정이, 혹은 의료비가 낭비됐다고 볼 수는 없다. 조기 발견·치료에 목적이 있고 그에 대한 비용효과성이 증명된 질환에 대해 국가검진사업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논리는 큰 병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료 후 별 문제없다고 ‘과잉진료’, ‘도덕적 해이’라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 ‘과잉진료’로 질환이 조기 발견돼 보험사의 상승되는 수익률을 추계한 보고서는 본 적이 없다.


물론 실손의료보험의 높은 손해율이 문제없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실손보험에서 철수하는 보험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상기 보고서에서 제시한 ‘보험금 청구실적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 보험료 환급 등의 보험료 차등제도’는 보험업계가 검토해 볼 수 있는 방안으로 사료된다. 보험사는 보험료로 손해율을 컨트롤 하면 되고, 그래야만 한다. 소비자 역시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가입유무를 판단할 것이다.


다만 진료수가를 낮춰야 한다, 비급여 관리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등의 요구는 엄연한 의사 전문영역 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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