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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신약개발에 실효 입증한 AI…데이터 확보로 기반 닦는 국내제약사

주철휘 부센터장 "AI 패권 쥔 국가, 제약분야서 앞서갈 것"
한미약품·일동제약·대웅제약, 양질의 데이터 마련에 주력

AI(인공지능)가 신약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해외 벤처는 강력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신약후보물질을 도출했고,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성과를 남겼다.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을 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 일동제약, 대웅제약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며 AI 활용 기반 마련에 나섰다.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주철휘 부센터장은 27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제36차 데일리팜 제약바이오산업 미래포럼에서 AI신약개발 관련 해외동향을 소개했다.


주 부센터장은 신약개발 분야는 2년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추세라며 연구개발비 1조원 사용시 도출 가능한 신약 개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현재 알려진 질환의 40%는 이미 치료제가 나온 상황이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희귀질환 분야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하지만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쉽지 않고, 많은 연구자가 필요해 요소생산성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 결과, 제약사들은 기존 방법 외 신약개발 효율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AI는 이런 고민의 해결책으로 주목 받으며 번성하고 있다. 해외 AI벤처는 지난해 70여개 수준에서 올해 8월 기준 148개로 2배 가량 늘었다.


주 부센터장은 “AI벤처는 후보물질발굴, 바이오마커발굴, 다중약물학 등 신약개발 전주기에 걸쳐 활약하고 있다화이자, 머크, 사노피, GSK 등 여러 빅파마는 이들 업체와 신약개발에 협력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그는 “2019년 기준 인공지능기반 신약개발 시장은 약 3400억원 규모로 연평균 성장률은 20.2%를 기록하고 있다“BenevolentAI(11500만 달러), Atomwise(4500만 달러), Insilico Medicine(2000만 달러) 등 주요 벤처에 큰 투자가 이뤄지며 가능성을 대변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AI신약은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Recursion Pharmaceuticals사의 Rec-994, Berg사의 BPM31510, BenevolentAI사의 Ben-2001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는 각자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다. BERGAI를 활용, 생리학적 데이터들이 가설을 이끌도록 유도하고 있다. BenevolentAI의 경우 지식그래프를 이용한다. AI를 바탕으로 수백만개 논문에서 잠재적 가설을 도출한 뒤 검증 과정을 거쳐 범위를 좁히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루게릭병 치료제후보물질을 3주만에 발견하기도 했다.


주 부센터장은 우수한 연구자가 보통 1년에 300여개 논문을 해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AI는 한 번에 백만건의 논문을 해석할 수 있어 인간의 생산성을 뛰어넘는다. 특히 AI는 편견이 없어 연구자가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tomwise사의 인공지능 Atomnet은 하루에 100만 분자에 대한 스크리닝 및 1000만 분자 합성이 가능하다. 일반 랩탑 컴퓨터를 활용할 경우 1만년이 소요되는 작업이라며 이런 사실은 AI 분야에서 패권을 쥔 국가가 향후 제약분야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걸음마를 시작한 수준이다. 현 상황에서는 알고리즘보단 데이터가 중요한 요소였다.


주 부센터장은 “AI는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트레이닝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수적"이라며 물론 강력한 솔루션이 있다면 큰 데이터 없이도 AI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현재 국내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제약사도 데이터 확보를 필두로 AI 신약개발의 닻을 올렸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한미약품 연구센터 최창주 R&D정보관리팀장은 좋은 알고리즘이 나올 경우 바꾸면 된다그러나 데이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공지능이 학습 가능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그 다음 여기에 적절한 알고리즘을 배치시키는 데이터사이언스가 AI신약개발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은 R&D데이터 고도화계획을 진행 중이다. 축적된 데이터의 품질 관리를 주 목적으로 한다.


일동제약 중앙연구소 권진선 박사는 글로벌 제약사는 오픈 데이터베이스와 내부 데이터베이스 통합 플랫폼 구축으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일동제약은 고유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이를 AI 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권 박사는 현재 국내 사정에서 알고리즘 개발보단 빅데이터의 표준화 작업이 더 중요하다각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표준화하는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대웅제약 김일환 인공지능개발팀장은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필수적인 3가지는 사람, 데이터, 알고리즘이라며 다만 데이터가 부정확하면 알고리즘도 쓸모가 없다. 결국 좋은 데이터가 가장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우리는 데이터 중심 신약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대웅제약 데이터 베이스와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 의미 있는 빅데이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