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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비치오놀, MRSA의 잠재적 대안”..미국 연구팀 약물재창출 사례 제시

구충제 '비치오놀', 동물모델서 박테리아 세포막 허무는 효능

기존 약으로부터 새 효능을 발굴하는 노력이 감염관리 분야에서 이뤄졌다. 미국 연구팀은 동물용 구충제 등에 사용되는 비치오놀(Bithionol)’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비치오놀은 사람에게 발생하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의 대안이 될 잠재성을 보였다.


브라운대 워런 알퍼트병원 감염내과 김우성 교수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MRSA는 황색포도알균 가운데 메티실린에 내성을 보인 세균이다. 건강할 경우 감염 가능성이 낮지만 장기이식자, 항암치료환자 등 면역저하자에게는 큰 위험이 된다. MRSA는 기존 항생물질에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 치료가 어렵다. 감염 시 화농성 염증, 식중독, 패혈증 등을 동반하고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감염은 주로 병원에서 발생하지만,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사례도 보고됐다.


연구팀은 약물재창출(Drug Repurposing) 과정을 통해 MRSA의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판약물 8만여개를 테스트했다. 이 중 MRSA 감염 예쁜꼬마선충(C. elegans) 모델에서 가능성을 보인 약물은 모두 185개였다. 비치오놀 등은 MRSA 지속생존균의 세포막을 통과하며, 후보물질로 낙점됐다.


특히 비치오놀은 MRSA 지속생존균 등 박테리아를 24시간 내 제거하는 효능을 보였다. 이는 리네졸리드답토마이신등 기존 항생제보다 우수한 효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비치오놀이 사람에게도 실효를 제공하기 위해선 몇 가지 관문을 넘어야 했다. 먼저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인간세포까지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치오놀은 박테리아 세포막만을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세포막의 경우 콜레스테롤 함유로 투과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관문은 고용량 비치오놀이 초래할 수 있는 내성 발달이었다. 높은 용량의 비치오놀은 박테리아를 터트려 제거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런 강력함이 저항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연구팀은 낮은 용량의 비치오놀에 겐타마이신을 병용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었다. 저용량 비치오놀은 박테리아 세포막을 여는 역할을 담당하고, 겐타마이신이 침투해 나머지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런 접근법은 효과가 있었다. 비치오놀겐타마이신 콤보는 마우스 모델 실험에서 MRSA90%를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병용투여된 겐타마이신은 신장에 부담을 주지 않을 만큼 적은 용량이었지만, 효과를 발휘했다. 다른 항생제의 단독요법은 이 같은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연구팀은 안내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구충제로 사용되는 비치오놀이 MRSA 제거에도 효과적이었다"며 "비치오놀과 겐타마이신 콤보는 동물실험에서 감염부담을 낮추는 효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박테리아 세포막 투과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이라며 "비치오놀의 약물재창출 가능성도 제시했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