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고령화가 불러올 잠재적 위험으로 메르켈세포암(MCC)이 지목됐다. 현재 희귀 피부암으로 분류되지만, 고령에서 발병하는 특성상 유병인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예측에 발맞춰 MCC 치료에서 진보된
옵션이 제시됐다. 항 PD-L1 면역항암제는 그동안의 미충족의료를
보완하며, 향상된 경과를 이끌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미소 교수는 25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바벤시오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MCC 치료 최신지견을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MCC는 피부 상층부 말초신경 주변에 존재하는
메르켈세포의 악성 변이로 발생한다. 주요 병인은 메르켈세포 폴리오바이러스(MCPyV), 자외선 노출, 면역억제 등이다. MCC 발생의 80%는 MCPyV
감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발병률은 미국∙유럽에서 10만명 당 1명 미만으로 매우 드물다”며 “한국과 비슷한 일본에서는 100만명
당 1~2명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고령화로 발병률은 늘어나는
추세”라며 “MCC 진단 연령의 중앙값은 75~80세로 조사됐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증례보고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MCC는 큰 증상이 없고, 전이가
빠르다는 특징을 가진다. 림프절 전이는 환자의 절반에서 발생하고, 원격전이의
경우 30%에게 발견된다. 4기 MCC 환자의 5년 생존율은 0~18%에
불과해 예후가 극히 불량하다.
김 교수는 “초기 MCC에는
수술적 절제가 표준치료로 시행 중”이라며 “원격전이 동반
MCC의 경우 방사선 치료와 함께 항암화학요법이 진행된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항암화학요법으로는 백금 및 에토포시드 병용요법과 토포테칸∙독소루비신
기반 치료가 실시된다”며 “이들은 고전적인 항암제로 독성이
매우 강하다. 주요 발병층인 고령환자들이 견디기 힘들어한다”고
덧붙였다.
효과적인 측면에서도 미충족의료가 존재했다.
김 교수는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는 대체로 항암화학요법으로 효과를 볼 확률이 높다. 55%의 높은 반응률을 보이지만, 반응지속기간은 94일에 그친다”며 “앞서 치료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반응률이 23%에 불과하다. 효능은 61일 이내 사라져 다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한 독성을 감내한다고 해도 생존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전이성 MCC의 1∙2차 치료에 항암화학요법이 포함되지만, 생존기간 연장에 대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김 교수는 풀이했다. 치료 가이드라인은 후향적 연구를 근거로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향적 연구를 기반으로 전이성 MCC 치료효과를 입증한
치료제가 나왔다. 항 PD-L1 면역항암제 아벨루맙(제품명:바벤시오, 제약사:화이자∙머크)은 JAVELIN Merkel 200 연구(2상∙전향적∙개방형∙단일군)에서 전이성 MCC의 1차, 2차 치료 효능을 증명했다.
JAVELIN Merkel 200은 Part A와 Part B로 나뉜다.
A에서는 아벨루맙의 2차 치료 효과가 측정됐고, B에서는
1차 치료 효과가 검증됐다.
Part A에는 항암화학요법 경험을 가진 환자 88명이 참여했다. 아벨루맙 투여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33%로
집계됐다. 이 중 11.4%는 완전반응(CR)이었다. 반응이 6개월
이상 지속된 비율은 93%였고, 12개월 이상 효능을 본
비율도 71%였다. 6개월 무진행생존율은 40%, 6개월 전체생존율은 69%로 조사됐다.
Part B는 11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참여자의 39.7%가 ORR(CR 13.8%)을 보였다. 반응의 89%는 3개월 이상 지속됐고,
78%는 6개월 이상 유지됐다.
연구에서 보고된 흔한 이상사례는 피로, 오심, 설사, 식욕감퇴 등이었다. 아벨루맙 단독요법은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3월 미국에서 전이성 MCC 치료에 허가됐다. 국내 승인은 지난 3월 실시됐다.
이 결과에 대해 김 교수는 “아벨루맙이 1차 치료 실패 환자에게 보인 효능이 고무적”이라며 “Part A 결과에 따르면, 6개월 생존율은 70%에 이른다. 항암화학요법으로 2차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무진행생존기간이 2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환자군에서 세부적인 차이가 있지만 펨브롤리주맙(제품명”키트루다, 제약사:MSD)도 MCC 치료에 허가되면서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치료법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전이성 MCC에 여러 대안이 제시돼 의료진 입장에서는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