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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한국, 만성손습진 치료 가이드라인 필요..2차 약물 재고해야"

국립중앙의료원 안지영 전문의 "알리톡, 면역억제제보다 우수한 대안"

만성 중증 손습진은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질환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에서는 이런 심각성을 고려, 체계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있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가이드라인 조차 마련되지 않았고, 치료제의 선택도 국제적 흐름에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전문의는 9일 여의도 IFC에서 열린 알리톡 미디어 에듀케이션 클래스에서 만성 중증 손습진에 관한 전반을 소개했다.


안 전문의는 만성 중증 손습진은 습진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1년 안에 두 번이상 재발하는 상태를 말한다주로 홍반∙과각화증∙갈라짐∙인설∙수포 등의 증상이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만성 중증 손습진의 국내 유병률은 1000명당 1명 수준으로 조사됐다. 유병인구는 약 12만명으로 추정된다.


안 전문의는 만성 중증 손습진은 미용, 요식, 청소, 헬스케어 관련 종사자들에게 발병률이 높다. 동반되는 통증과 가려움으로 환자들은 큰 어려움을 겪는다이는 우울증불안감 등을 유발해 수면부족과 자존감 하락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풀이했다.


해당질환은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미쳤다. 환자는 손에 발생한 만성질환으로 인해 일하기 힘들어지거나 직업의 변경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고 안 전문의는 안내했다.


안 전문의는 현재 국내에서는 만성 중증 손습진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라며 “여전히 의사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체계적인 치료를 돕고 있다. 유럽접촉피부염학회(ESCD)의 경우 만성 중중 손습진 1차 치료에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연고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는 경구용 치료제 '알리톡(성분명:Alitretinoin, 제약사:GSK)'을 제안하고 있다. 3차 치료에는 사이클로스포린, 아자치오프린 등 면역억제제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치료방향은 여러 국가에서 따르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도 1차로 국소연고, 2차로 알리톡을 고려하고 있다.


안 전문의는 한국은 면역억제제가 2, 알리톡이 3차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면역억제제는 장기간 사용할 수 없고, 부작용 발생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알리톡은 레티노이드계열 비타민A 유도체로 각질세포 성장분화에 관여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지난 2013년 국내에서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성인 재발성 만성 중증 손습진 치료에 허가됐다. 건강보험 급여는 2015년 적용됐다.


알리톡의 효능과 안전성은 BACH연구(3∙다기관∙이중맹검∙위약대조∙무작위배정)에서 확인됐다. 이 연구에는 만성∙재발성 중증 손습진 환자 1032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409명에게 알리톡 30, 418명에게 10, 그리고 205명에게 위약을 24주간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봤다. 1차유효성평가변수로는 PGA(physician's global assessmen) 기준 깨끗한(Clear)’ 혹은 거의 깨끗한(almost clear)’ 수준의 치료목표에 도달한 비율이 측정됐다. 2차유효성평가변수로는 증상∙징후(mTLSS)의 감소 정도가 관찰됐다.


그 결과, 치료목표에 도달한 비율은 알리톡 30㎎ 투여군 47.7%, 알리톡 10㎎ 투여군 27.5%, 위약군 16.6%였다. 징후 감소의 평균은 알리톡 30㎎ 투여군 75%, 알리톡 10㎎ 투여군 56%, 위약군 39%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알리톡 투여군의 66%는 치료 후 6개월간 재발을 경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효는 평균 5.5개월 유지됐다


내약성 역시 우수했다. 알리톡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두통이었다. 이외에도 빈혈, 결막염, 홍조, 관절통 등이 관찰됐다.


이 결과에 대해 안 전문의는 "알리톡의 효능은 용량에 비례해 나타났다.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손습진 환자에게 알리톡 투여가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알리톡은 다른 경구용 레티노이드제제와 비슷한 수준의 안전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안 전문의는 만성 손습진 치료에 대한 국내 가이드라인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전문의는 국내에서는 스테로이드제가 안되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새로운 치료제가 나와도 정보가 부족하거나, 과거 방식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이드라인의 제정은 의료진에게 새로운 옵션을 안내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차선책으로 활용되는 면역억제제는 단점이 뚜렷한 만큼, 새로운 대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