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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해외 제약계서 성과 보인 4차산업혁명기술…한국은 인재 부족"

인공지능신약개발센터 주철휘 부센터장 "정부 주도 인재양성 필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기간에 대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제약사와 AI 벤처간 교류가 활발했고, 일부 성과물은 임상시험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내 제약계에서는 이런 기술에 대한 활용도가 낮았다. 관련 분야 인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4일 국회 제2소회의실에서 ‘4차 산업혁명과 제약산업의 미래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인공지능신약개발센터 주철휘 부센터장은 신약 개발과 인공지능 활용 동향에 대해 안내했다.




주 부센터장에 따르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은 10~15, 비용은 약 3조원이다. 특히 최근에는 R&D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제약사들의 리스크가 커졌다.


주 부센터장은 새로 승인 받은 신약의 75%가 개발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 투입인력 대비 산출규모 비율(총 요소생산성, TFP)도 0~5%에 불과했다고 안내했다.


2019년 기준 글로벌 제약업계의 R&D 투자금은 205조원에 이르렀다. 이는 컴퓨팅&전자 산업을 2위로 밀어내는 수치다. 이처럼 제약업계가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 신약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열매가 달콤하기 때문이다.


주 부센터장은 애브비가 지난해 휴미라(성분명:아달리무맙) 한 제품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22조원에 달했다세엘진은 레블리미드(성분명:레날리도마이드)를 통해 10조원, 화이자는 엔브렐(성분명:에타너셉트) 8조원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은 AI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 컴퓨터로 화합물의 상호작용 등을 시뮬레이션하는 인 실리코분야 스타트업이 주요 관심 대상이다. 전 신약주기에 걸쳐 부상한 글로벌 AI 스타트업은 2019년 기준 모두 132개로 조사됐다.


주 부센터장은 미국에서는 바이오회사와 글로벌IT기업, 그리고 AI바이오벤처가 거미줄처럼 엮여 긴밀한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이에 따라 인공지능기반 신약개발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0.2%를 기록,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AI 스타트업에 대해 23000억원 규모의 펀드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부터는 AI 기반 신약이 임상에 돌입하는 성과도 나타났다“Recursion Pharmaceticals사의 Rec-994, Berg사의 BPM31510, Benevolent AI사의 Ben-2001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허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글로벌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제약분야의 AI 활용이 주목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술은 한국과 같은 후발주자에게 최선의 선택지라고 주 부센터장은 평가했다. 다만 국내 제약업계의 AI 등의 활용도는 낮은 편이다. 주 부센터장은 먼저 규제가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 부센터장은 미국의 상황을 보면 규제완화가 시장을 이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일례로 FDAAI 기반 신약이 희귀질환에 효능이 기대될 경우, 희귀의약품 지정(ODD) 등을 통해 빠른 시장진출을 보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국의 경우 AI 신약개발 지원센터가 중심이 돼 규제를 해소하고, 시장을 견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약사와 AI 바이오벤처 등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학습역량 강화도 필요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재양성이었다.


주 부센터장은 인공지능을 배운 사람은 주로 IT분야를 선택하고 있다이들에게 제약업계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AI와 신약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면서 발생하는 어려움도 많은 편이라며 해외 AI 신약 스타트업의 경우 60명 이상 규모로 성장하는 사례가 드물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학생들에게 신약개발 분야에 대한 매력을 심어줘야 한다국가성장동력이라는 점을 인지시키고,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해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인재양성의 중요성이 여러 차례 강조됐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한국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려고 해도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규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약 분야 지식도 접목한 인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미국중국 등은 데이터 관련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우리도 정부 주도로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피력했다.


일동제약 권진선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AI 관련 인재를 다른 나라에 빼앗기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분야 인재에게 AI 분야를 배우도록 하는 역 발상까지 나오고 있다인재양성에 대한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엄보영 본부장은 국내 빅데이터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엄 본부장은 제약분야에서의 빅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려면 병원의료정보와 제약기업의 케미컬DB 정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작업을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제약사DB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리더쉽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런 정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데이터의 연결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