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질환 진료에서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Chromosomal microarray analysis, 이하 CMA) 검사의 유용성이 입증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가 발달장애, 특발성 지적장애, 자폐, 다발성 선천성 기형으로 내원한 712명 대상으로 일반 핵형검사와 CMA 검사를 시행해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7일 전했다.
CMA 검사는 선천성 질환 환자에게 실시하는 분자유전 검사로, 기존 일반 핵형검사로 발견하지 못하는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최신 기법이다. 국내에서는 대상 환자에 대한 일차 검사로 일반염색체검사인 핵형검사만을 시행하고 있다.
센터는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박주현 교수 · 소아청소년과 성인경 교수와 함께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 등에서 발달장애, 특발성 지적장애, 자폐, 다발성 선천성 기형으로 내원한 환자 617명 및 가족구성원 95명을 대상으로 일반 핵형검사와 CMA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CMA 검사를 받은 환자의 19.8%인 122명에게 질병 관련 유전자 이상이 발견됐다. 일반 핵형검사만 단독으로 시행할 경우 검출률은 6.2%다.
세부적으로는 대상 환아 중 △10.5%인 65명에게 질병 원인 유전자 이상 △9.2%인 환아 57명에게 질병과 연관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전자 이상이 검출됐다.
이 외 51명에서는 아직 임상적 의미가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은 미분류변이(Variants of unknown significance, 8.3%)가 발견됐다. 16번 염색체 단완 근위부의 미세 결실(16p11.2 microdeletion)이 35명의 환자에게 검출돼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났고, 그 밖에 프래더윌리증후군(Prader-Willi Syndrom), 15번 염색체 장완 중복(15q11-q13) 순으로 발견됐다.
아울러 센터는 검사를 의뢰한 소아청소년과 · 재활의학과 주치의에게 CMA 검사 결과가 환자 진단 · 치료에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확인하고자 39개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다른 임상과에 협진 의뢰 86.0% △추가적 영상 검사 83.3% △지속적 추적 검사 75.0% △약물 처방 67.3% 등 CMA 검사 결과가 임상진료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변했다.
조사에 따르면, CMA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71.4%의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 방향을 제시했다. 이 중에는 협진을 통해 질병 진행을 예측하고, 추가적으로 발생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또한, 환자의 유전자 이상에 따라 필수 검사와 개인별 임상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유전진단검사센터장 김명신 교수는 "이번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는 CMA 검사가 일반 핵형검사 보다 높은 진단 검출률을 보였고, 임상적 의의도 규명됐다."며, "일차 검사로 확대 시행된다면 향후 유전질환의 진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선천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교정 치료가 임상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우선 원인 유전자 이상을 정확하게 찾아내 조기 진단하면 환자 맞춤 치료로 증상을 호전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긴 여정을 함께 견딘 환아와 가족을 위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및 삼광의료재단의 연구기금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영문학술지(Annals Laboratory Medicine) 2019년 3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