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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폐암 유발하는 '라돈', 비흡연 여성도 경각심 필요

라돈의 기하평균 농도 증가 시 폐암 발생 위험 증가

전체 폐암 환자의 14%는 라돈에 의해 발병하며, 폐암 환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병 또한 라돈이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오후 안중근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대한공공의학회 2019년 춘계학술대회에서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승준 교수가 '알게 모르게 만나는 라돈의 악영향' 주제로 발제했다. 



◆ 라돈, 일단 폐에 축적되면 폐암 불가피

자연방사능 물질로 알려진 라돈은 무색 · 무취 · 무미의 기체로, 공기보다 약 8~9배 무겁기 때문에 쉽게 집안에 농축되며 흡입 시 붕괴를 일으켜 폐 조직을 파괴한다.

WHO는 전체 폐암 환자의 3~14%가 라돈에 의해 발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돈의 80~90%는 건물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 2~5%는 건축자재, 1%는 지하수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양 중의 라돈은 건물의 갈라진 틈 또는 배수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와 폐에 흡착해 자연 붕괴하며, 일단 축적될 경우 폐암을 피하기가 어렵다.

외국 광부 대상으로 1980년대부터 진행된 코호트 연구에서는 일관되고 뚜렷한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이를 근거로 1988년 WHO 산하기관인 국제 암연구소는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2010년 기준 국내 · 외 라돈에 의한 폐암 사망자는 전체 대비 스웨덴 20%, 미국 14.4%, 한국 12.6%, 독일 7%, 네덜란드 4%로 추정된다. 

국내 라돈 농도 권고 기준인 148 Bq/㎥(베크렐)을 넘어서면 폐암 사망률도 당연히 증가한다. 2010년 기준 라돈 노출로 인한 국내 폐암 사망자 수는 총 1,968명으로, 남성 1,652명, 여성 316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주거형태별로 살펴보면 △단독주택 거주자가 1,662명 △아파트 거주자가 166명 △연립다세대 거주자가 122명으로, 토양과 직접 맞닿은 단독주택에서 위험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2012년과 2014년에 발표된 국립환경과학연구원의 전국 주택 라돈조사에 따르면, 전국 시 · 도별 주택 라돈 농도는 울산이 70 Bq/㎥로 가장 낮고, 서울 · 경기는 84 Bq/㎥ · 108 Bq/㎥로 권고 수준인 148 Bq/㎥보다 낮게 나타났다. 반면, 강원도와 전북은 176 Bq/㎥ · 161 Bq/㎥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내 실내 라돈 농도는 다중이용시설은 148 Bq/㎥, 공동주택은 200 Bq/㎥로 권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권고 기준은 규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다. 이로 인해 시공업체와 주민이 법 위반 여부를 두고 충돌하고 있다."며, "규제를 해야 기준을 따른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5년부터 환경부는 전국 실내 라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구역별 평균을 수치에 따라 등급화한 라돈 지도를 제작해왔다.





김 교수는 "날씨가 더운 여름철은 자주 환기하여 라돈이 거의 없는 반면, 추운 겨울철은 문을 닫고 있다 보니 라돈 농도가 짙어진다. 관공서는 새로운 건물이 많이 들어섰지만, 초등학교는 아직도 오래된 건물이 많아 라돈 농도가 상당히 안 좋다."고 설명했다. 

◆ 라돈 농도 증가 시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생률도 증가

전체 폐암 환자 중 비흡연 여성의 비율은 약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대한폐암학회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에 참여한 비흡연 여성 600백만 명을 2015년까지 추적 관찰해 총 4만 5,880명의 비흡연 여성 폐암을 확인했다.

학회 분석에 따르면, 높은 연령, 저체중, 주 2~3회 이상의 음주, 주 3~4회 미만 운동한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생 위험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생 위험도는 40대는 4배, 50대는 10배, 70세 이상은 무려 40배 가까이 더 높다. 즉, 나이가 들수록 폐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체질량지수(이하 BMI)도 주요 요인이다. 마를수록 폐암에 많이 걸리며, 음주 · 운동 여부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BMI가 18.5 미만인 저체중 비흡연 여성은 정상체중보다 폐암 위험이 33.5%나 높았다. 

이에 대해 학회는 지방세포 또는 조직은 몸 속에 들어온 폐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을 녹여 잡아 두는 역할을 하는데 저체중은 지방세포가 적어 발암물질 억제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비흡연 여성 폐암 발생에 라돈 농도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돈의 기하평균 농도가 증가할수록 폐암 발생 위험도도 높아지는 것이다. 

한편, 국내 폐암 사망자수는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폐암 발생의 경우 전체 암에서 남성은 2위 · 여성은 5위를 차지한 반면, 사망률은 양성 모두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