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초대 회장 토마스왓슨은 사업초기 ‘세상에는 5대의 컴퓨터만 있으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현재 세상은 어떻게 변했나. 향후 같은 방식의 인식 변화가 세포∙유전자(이하 유전자) 치료제에
대해서도 이뤄질 것이다. 현재 유전자 치료제 분야 상황은 1990년대
단일클론항체(mAB) 의약품의 그것과 닮았다”
글로벌 경영컨설팅기관 맥킨지&컴퍼니 의약품∙의료기기과 김진석 박사는
18일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9 ‘Cell&Gene
therapy Global marketing &Trend analysis’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박사에 따르면, 기존 치료제인 단일클론항체(mAB)시장은 현재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빅파마에 기술∙수익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바이오벤처 등이 주도하고 있다.
김 박사는 “지난 25년간
출시된 635개 제품(단일클론항체)의 매출곡선을 분석한 결과, 1990~1994년까지 Linear ramp-up∙Fast
ramp-up 등 빠른 성장을 보인 비율은 73%였다”며
“반면 2013년 이후 이런 비율은 36%로 줄었다. 대부분(58%) ‘Slow
ramp-up’에 속하는 등 성장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상용화된 신제품의 75%는 출시 당해년도 최고판매액(peak sale)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당해년도에 베스트셀러가 된 제품은 first in class(33%)이거나 second
in class(36%)였다. Third in class부터는 이런 확률이 대폭 떨어져 5%로 조사됐다.
김 박사는 “시장에서 성공하는 제품과 그렇지 못한 제품의 판매액 차이도 벌어졌다. 특히 항암제 부문에서 이런 차이가 두드러졌다”며 “2006~2007년 기준 항암제 부문 상위 4분위의 최대매출액 평균은 7억 달러로 전체 평균(3억 달러)보다 4억7000만 달러 높았다. 하지만 2010~2011년 이런 차이는 14억 달러로 벌어졌다”고 풀이했다. 단일클론항체 시장에서의 성공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견해다.
유전자 치료제의 경우 향후 5년 이내 시장의 주류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됐다. 김 박사에 따르면 글로벌 마켓에서 유전자치료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1%에서 2024년 9% 수준으로 연평균 58% 성장이 예측됐다. 반면 같은 기간 단일클론항체 시장은 10%의 성장률을 보였다.
김 박사는 “이에 따라 제약업계에서도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에 대해
신경쓰기 시작했다”며 “2017년기준 유전자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은 모두 600여개였고 투자된 벤처 캐피털(vc)은 10억 달러였다”고 말했다.
이는 단일클론항체 관련 임상시험 건수(880개)와 vc투자(20억 달러)에 견줘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빅파마의 바이오벤처 인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를테면 길리어드사이언스는
2017 Kite pharma를 110억 달러에 인수했다. 노바티스는 2018년 척수성근위축 치료제를 개발중인 Avexis을 87억 달러에 사들였고, 같은 해 세엘진은 CAR-T 세포치료제를 개발중인 주노 테라퓨틱스를 90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7년
킴리아(노바티스), 예스카다(길리어드), 럭스터나(스파크세라퓨틱스) 등 세포∙유전자
제품 4개를 허가했다. 이들 제품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미충족의료를 만족시켜 매출액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CAR-T 치료제 예스카다의 경우 2024년 글로벌 매출액 22억 달러(약 2조5000억원) 달성이 예상됐다.
김 박사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유전자치료제와 기존 의약품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전자 치료제 분야를 이끄는 기업의 90%는 500인 이하 바이오벤처”라며
“단일클론항체 의약품과는 달리 유전자치료제는 효능에 대한 입증이 개발 초기에 이뤄진다. 따라서 성공 여부는 제조과정∙유통∙수송 체계를 어떻게 갖추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치료제
공급분야에서는 Thermo Fisher∙Sartiorious∙Aldevron, 위탁개발생산(CDMO)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Lonza∙Patheon∙Sirio,
수송(logistics)에서는 Mckesson∙Besse Medical 등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김 박사는 “향후 유전자
치료제가 형성할 시장 수요곡선은 벨(뒤집은 ‘U’자)형태로 단일클론항체의 곡선(S자)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 사용해야 하는 단일클론항체
의약품은 수요가 유지되는 반면 유전자 치료제는 완치를 이끌어 치료군이 늘수록 수요는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물론 유전자 치료제는 기반시설 구축이 쉽지 않고, 장기추적을 바탕으로 한 효능∙안전성 자료 부족으로 허가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특허권 분쟁 역시 시장진입의
변수 중 하나”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전자 치료제 분야의 상황은 1990년대 단일클론항체의
그것과 닮았다”며 “단일클론항체 의약품도 제약사와 바이오테크의
협력을 통해 진화했고, 인정받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암 치료 등의 패러다임을 바꿔놨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IBM 초대 회장 토마스왓슨은 사업초기 ‘세상에는 5대의 컴퓨터만 있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재 세상은 어떻게 변했나”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