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38%, 혈관운동성 및 앨러지성 비염 앓는다

중이염 · 부비동염 · 인후두염 동반될 수 있어…적극적 치료 필요

선진국병으로 불리는 '혈관운동성 및 앨러지성 비염'은 소아 및 청소년층에서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은 "2013년부터 5년간의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 기준 9세 이하 어린이의 38.4%가 혈관운동성 및 앨러지성 비염으로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아래 별첨 '질환 증상 · 원인 및 치료 · 예방법').

혈관운동성 및 앨러지성 비염은 외부 항원이 코를 통해 코 점막을 자극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맑은 콧물이 지속적으로 흐르고 재채기가 발작적으로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코 점막이 붓는 부종 및 지속적인 코 막힘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목 주변이 가렵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2017년 기준 해당 질환의 10만 명당 진료 인원은 13,530명으로,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의 13.5%가 진료를 받았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1.2배 더 많았다. △9세 이하 38.4% △10대 18.1% 순으로 나타났으며 △20대 이상은 9~12%대의 진료 비율을 보였다.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19세 이하 청소년은 여성 · 남성이 비슷한 반면, 30대는 여성이 1.7배 · 20대는 여성이 1.5배 더 많았다. 이 차이는 40대 이상부터 감소해 70세 이상은 여성이 남성의 0.7배로 오히려 적게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정효진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항원에 대한 감작이 소아기에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며, 유전적 소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병률이 증가한다."며, "소아는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 불완전한 부비동의 발달 및 부비동염 등의 원인 인자로, 성인보다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어릴 때부터 알레르기 질환은 순차적으로 발병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약해지고 알레르기 피부 반응의 반응 정도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은 생리 중이나 임신 시 내분비계 호르몬, 특히 혈중 에스트로젠 수치의 변화에 따라 심각한 코막힘 · 수양성 비루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임신 후기에는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폐경 후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는 비점막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해당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 인원은 2013년 597만 명에서 2017년 689만 명으로 연평균 3.7% 증가했다. 

남성은 연평균 3.9%, 여성은 3.5% 증가했으며, 9세 이하 및 10대 청소년층은 연평균 5.2% · 5.8%로 크게 증가했다.

정 교수는 "선진국병이라고 불리는 알레르기 질환의 경우 위생적인 환경 및 선진국형 생활 양식의 변화가 환자 증가의 유발 인자라고 보고된다. 즉, 위생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는 소아 · 청소년층의 경우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할 수 있다."며, "비염은 비강 내 점막에 비특이적인 자극이 가해질 경우 빈도 증가 ·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담배 연기 · 악취 등 자극 물질, 습도, 실내에만 거주하는 생활 형태로 인한 공기순환 저하 등 물리적 · 환경적 요인과 스트레스, 불안감, 피로와 같은 심리적인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물리적 · 환경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가율이 큰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의 악화로 비염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이전보다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2017년 기준 혈관운동성 및 앨러지성 비염 환자의 동반 질환은 △코폴립 △코및비동의기타장애 △급성부비동염 △천식 등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비점막의 알레르기 질환, 천식은 기관지 점막의 알레르기 질환이다. 항원이 흡인되면 호흡을 따라 비점막뿐 아니라 기관지 점막에서도 알레르기 염증이 일어나기 때문에 천식 등의 하부 호흡기 증상도 같이 나타날 수 있다."며, "비염이 잘 조절되지 않아 비점막의 충혈 · 부종이 있는 경우 부비동의 환기 · 배액을 저해해 부비동염 및 코폴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코 호흡이 잘 안 돼 구호흡을 하면서 인두염 · 후두염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혈관운동성 및 앨러지성 비염은 4월 · 9월 환절기 및 겨울철에 진료 인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름철에는 환절기의 절반 수준으로 진료 인원이 감소했다.

정 교수는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우리나라는 연중 2회의 절정기가 있다. 이는 3월부터 5월, 8월 중순부터 10월이다. 비염은 건조하고 바람이 불면 꽃가루 양이 증가해 증상이 심해진다."며, "온도의 급격한 변화는 비특이적 자극으로 비점막에 작용하는데 찬 공기는 비점막의 건조를 유발하며 비루 · 비충혈 · 재채기 등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또, 점액의 점성도를 증가시켜 염증 매개체와 교감신경 자극에 의한 비염 증상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