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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식이냐 운동이냐…직장인 비만은 지속적인 운동이 정답!

굶어서 뺀 살은 요요 확률 99%, 직장 내 신체활동량 증진 노력 필요

직장인의 비만 유병률이 활동량 저조로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 직장에서는 사무실을 건강한 공간으로 전환해 직원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나 유지가 어려워 매번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 

이 가운데 6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50차 춘계학술대회에서 '직장인 비만관리 중재 프로그램 운영의 실제' 주제로 발제한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지속성을 반드시 고려하여 직원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구성해야만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만한 사람의 생존율에 대한 연구는 최근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이 당뇨 환자 2,600여 명 대상으로 9~2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 · 비만 환자의 사망률은 정상 체중에 비해 절반에 불과했다. 2015년 국가보건통계청도 과체중의 사망률이 정상보다 6%가량 낮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2017년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비만한 사람이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발병 전의 체중으로 사망률을 분석할 경우 생존 혜택에 대한 유의한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즉, 심혈관질환 발생 후 살이 급격하게 빠진 사람이 사망 통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다. 

결국 비만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말은 비만 인구의 자기 방어에 지나지 않는다. 

오 교수는 "먹은 것보다 에너지 소비가 적다면 당연히 살은 찔 것이다. 운동 없이 살을 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단순히 굶어서 뺀 살은 99%의 확률로 요요가 온다. 또, 다이어트에 성공한 절반 이상의 인구는 1년 이내 체중이 회복되며, 2~3년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이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흔히 알려진 다이어트 방법은 적게 먹으면서 탄수화물 비율을 줄이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감량 효과의 지속성을 위해 근육량 ·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운동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1995년 미국 스포츠의학협회(ACSM)는 건강 증진을 위한 운동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서는 최대 산소섭취량의 60% 수준으로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주당 150분 이상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전체 인구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직장인의 83.8%는 운동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 이지웰페어가 직장인 1,146명을 대상으로 2015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명 중 4명의 직장인이 운동 부족을 느낀다고 답했다. 아울러 2016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만 30세 이상 비만율은 37.0%로, 남성은 43.3%, 여성은 30.0%를 기록했다. 

이 상황에서 만약 사무실이 일하는 곳이면서 건강한 공간으로 거듭난다면? 미국 건강증진행위위원회(Health PAC)가 직장인 29,315명을 대상으로 2년간 포괄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대조군보다 11,726일을 더 일하면서 결근율도 14% 낮아졌다.

오 교수는 "내가 근무하는 보라매병원에서는 직원에게 만보기를 쥐여주고, 만보기 기록이 가장 높은 사람에게 상금을 주겠다고 했다. 당시에는 직원들의 걸음이 자동으로 입력되는 체중 관리 앱을 사용했다. 그런데 정확히 3~4주 후 입력이 끊겼다."며, "스마트 케어 이용은 만능이 아니다. 스마트 케어가 지속성의 문제가 있다는 논문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보라매병원에서는 비만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 관리 프로그램 참가자를 직원 대상으로 매년 1회 모집해 12주간 영양 · 운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체중 감량 순서에 따라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오 교수는 "이 프로그램에도 폐해는 존재했다. 단 두 달 만에 10kg을 감량하여 1등을 한 직원은 온종일 샌드위치 하나로 버티면서 퇴근 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잠만 잤다고 했다. 안 먹으면서 살을 뺐기 때문에 두 달 뒤 원래 체중을 회복했다."며, "이를 통해 식습관에 대한 평가와 중재가 중요하며, 직원에게는 참여 동기 및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단순한 체중 변화보다는 운동에 의한 근육량 증가 · 체지방 감소 관찰이 더 좋은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보라매병원에서는 △건강계단 △10주간 하루 300Kcal 이상 더 소비 △만성적인 목 · 어깨 통증 개선 프로그램 △습관 성형 다이어트 △사무 직원의 요통 유병률 및 요부안정화 운동을 통한 통증 개선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참여자 모집 시 일주일 내 마감될 정도로 직원들의 관심은 엄청나다. 다만 참여자의 95%가 여성이어서 남성이 참여할 여지가 부족하다. 남성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여성이 너무 많아서 섞여 들어갈 경우 쑥쓰럽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운동 중재 프로그램에는 더 큰 단점이 있다. 필라테스와 같은 운동은 시간은 늘릴 수 있으나 강도를 더 높이기는 어렵다. 남성들은 근육이 늘어나거나 열량 소모가 큰 운동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했다.  

운동 중재 프로그램을 8~12주 정도 지속하면 대부분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비만과 관련하여 요요현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성도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U-Health와 같은 새로운 방법은 큰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우며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오 교수는 "필라테스를 12주 동안 해봤는데 하는 내내 허리가 안 아팠다. 그런데 필라테스를 중단한 이후부터 다시 아팠다. 결국 그만두면 원래 습관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지속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운동을 지속해야만 건강 지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인지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