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환자, 20대 청년 · 70대 노인층에서 급증

70대 이상, 20대, 30대 순…전 연령층에서 여성 多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조울증은 70대 이상 노인층과 20대 청년층에서 급증하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14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의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울증 환자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전했다.

건강보험 가입자 중 조울증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2013년 7만 1,687명에서 2017년 8만 6,706명으로, 연평균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보다 1.4배 많았다. 남성은 2013년 2만 9,576명에서 2017년 3만 5,908명으로 연평균 5.0% 증가했고, 여성은 2013년 4만 2,111명에서 2017년 5만 0,798명으로 연평균 4.8% 증가했다. 

공단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석 교수는 "해외 연구에 따르면, 조울증은 전체 인구의 약 2~3%다. 2011년 국내 역학조사에서 조울증 유병률은 4.3%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로 따지면 0.2%에 못 미친다. 즉, 유병 인구가 증가한 게 아닌 유병 인구 중 진료받는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전 역학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아직도 양극성 장애 환자 중 대다수가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여성 환자가 더 많은 이유에 대해 "임신 · 출산으로 인한 심리 · 사회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70대 이상은 12.2%로 전체 연령대 연평균 증가율인 4.9%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8.3%로 그 뒤를 이었으며, 60대도 7.2%로 나타나 60대 이상 · 20대 환자 증가세가 뚜렷했다. 

2017년 기준 10만 명당 진료인원은 70대 이상 환자가 305명(전체 170명 대비 1.8배)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209명, 30대 195명이 그 뒤를 이었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 또한 70대 이상이 7.6%로 가장 높았고, 20대(7.4%)가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 연평균 증가율을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20대가 최근 5년간 8.5%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여자는 70대 이상이 9.2%로 가장 높았다.

이정석 교수는 "양극성 장애 환자는 여러 만성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일반 인구보다 10~20년 수명이 짧다는 연구가 있다. 하지만 의학기술 발전 등으로 환자 수명이 늘어나면서 젊은 시기에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노년기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노년기에는 가까운 사람의 사망, 신체 질병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많으며, 이는 양극성 장애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젊었을 때 양극성 장애가 발생해 노년기에 접어든 환자와 노년기에 새로 양극성 장애가 발생한 환자가 더해져서 70대 이상에서 진료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대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학업 · 취업 스트레스로 20대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국내 2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많은 20대가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다."고 했고, 70대 이상 여성 환자 및 20대 남성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원인에 대해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기 때문에 70대 이상 여성 환자가 많은 것 같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살아가면서 배우자 사별 등 많은 상실을 경험하는데, 이 스트레스가 양극성 장애 발병과 연관될 수 있다. 또, 남성은 조현병 등 다른 정신질환이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남성이 정신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취약성이 더 높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울증 진료비는 2013년 872억 원에서 2017년 1,042억 원으로 19.5% 증가했다. 입원 1인당 진료비는 최근 5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 중이며, 약국 1인당 진료비는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