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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유통


"대법원 솔리페나신 판결, 미국·유럽보다 높은 수준의 특허 보호"

HnL 법률사무소 박성민 변호사 "국내 제약업계 상황 고려시 부적절한 판단"

최근 대법원이솔리페나신판결에서 염 변경 약물도 특허 효력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향후 국내 제약산업이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이번 대법원 판결로 국내 존속기간 연장 특허의 보호 수준이 유럽·미국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제약산업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부적절한 판결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제약특허연구회는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개량신약과 특허도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김지희 변호사는 개량신약이 국내 제약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국내제약시장 규모는 19조원대로 1000조원대에 이르는 세계 의약품 시장의 1.9%를 차지한다이런 자본규모와 현재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개량신약은 국내 사정에 가장 적합한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제약사는 여러 치료제 분야에서 염 변경 약물을 내놓으며 오리지날 약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그래서일까. 지난해 국내 혈압강하제 시장에서는 염 변경 약물(921억원)이 오리지날(성분명:암로디핀베실산염, 873억원)보다 많은 처방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염 변경 약물의 흡수개선 효과와 저렴한 약가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변호사는 낮은 약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도움을 준다노바스크(암로디핀 베실레이트, 제약사:화이자)의 염 변경 약물 아모디핀(암로디핀 캄실레이트, 한미약품)의 등장으로 4년간 약 490억원의 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국산 개량신약의 미래는 다소 어두워졌다는 평가다


최근 대법원은 다국적 제약사 아스텔라스가 국내 제약사 코아팜바이오를 상대로 낸 특허권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아스텔라스는 자사 과민성 방광치료제베시케어정’(성분명: 솔리페나신)의 염을 변경한 '에이케어'(솔리페나신푸마르산염, 코아팜바이오)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특허법원은 염 변경이 특허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염 변경으로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을 회피할 수 없다는 기존의 관례를 깨는 결론을 내렸다.


존속기간 연장 제도란 의약품 특허발명의 허가를 위해 소요된 기간만큼 독점권을 보전하는 제도다. 이를 테면 1년 6개월 걸려 허가 받은 제품은 특허권 만료시점에 그 기간만큼의 독점권을 연장할 수 있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은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를 염 변경으로 극복하려는 개량신약 개발사에게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특히 금연치료제 챔픽스’(바레니클린, 제약사:화이자)의 염 변경 의약품을 개발한 약 30개 국내 제약사에게도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발제자인 법률사무소 그루의 정여순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염 변경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사는 다소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지만 탈출구는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대법원의 효력범위 판단에는 염 선택의 용이성 요건 충족여부, 치료효과 등의 실질적 동일요건 충족여부 등이 고려됐기 때문이라며 이는 개별적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특허권자의 공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허 회피전략의 수정은 불가피하다특허 도전에 나서는 제약사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제대로 이해하고, 무효사유 등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대법원의 판단이 국내 제약산업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HnL 법률사무소 박성민 변호사는 미국과 유럽은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범위에 유효성분의 모든 염과 에스테르의 형태까지 포함하고 있다대신 하나의 허가에 하나의 특허만 존속기간 연장이 가능해 이익의 균형(후발제품의 진입)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유럽과 달리 하나의 허가에 물질, 용도, 제형 등 복수 특허 존속기간의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효력 범위를 주성분 또는 해당 품목으로 좁히며 염 변경 개량신약 등의 개발을 장려해왔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효력 범위가 과도하게 확대되면서 미국·유럽보다 높은 수준으로 존속기간 연장 특허를 보호하게 된 형국이라고 박 변호사는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신약개발 역량이 부족한 우리나라 입장에서 염 변경 의약품은 적극 개발해야 하는 품목이라며 또 오리지날 의약품의 독점 지위 강화는 국민건강보험 재정 지출 및 환자 부담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의약품 분야 선도적 국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존속기간 연장특허를 보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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