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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발작성야간혈색뇨증 치료, 불편 해소한 '라불리주맙'의 효과 입증

서울성모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장 이종욱 교수, 국제 3상 연구 주도

발작성야간혈색뇨증 치료제인 보체억제제를 대체할 라불리주맙의 효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재생불량빈혈센터장 이종욱 교수가 주도한 희귀난치성 혈액질환인 발작성야간혈색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이하 PNH) 신약의 제3상 국제임상연구 결과가 혈액학 학술지인 블러드(Blood)(IF 15.13) 온라인에 지난해 12월 3일 게재됐다고 서울성모병원이 전했다.  

PNH는 PIG-A 유전자 변이로 인해 적혈구를 보호하는 단백질 합성의 장애가 초래되는 인구 1백만 명당 10~15명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파괴된 혈구세포가 소변과 함께 섞여 나와 갑작스러운 콜라색 소변을 보는 특징이 있다. 

해당 질환은 적혈구가 체내 보체공격을 받아 파괴되므로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중증 빈혈이 발생하며, 용혈로 인한 혈색뇨증 · 신부전 · 혈전증 · 폐동맥고혈압 · 심한 복통 등의 증상 · 합병증으로 삶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번 제3상 국제임상연구는 25개국 246명의 PNH 환자가 참여해 에쿨리주맙 2주간격주사군 · 라불리주맙 8주간격주사군을 1:1로 배정해 6개월간의 효능 · 부작용 등을 비열등성(non-inferiority) 방법으로 비교했다. 

연구 결과 효능의 척도인 △수혈이 불필요한 비율 △혈청 LDH가 정상화되는 비율 △LDH의 치료 전 대비 감소율 △삶의 질 척도 개선율 △갑작스러운 적혈구 파괴 상태 발생율 △혈색소의 안정화 등의 지표에서 모두 의미 있게 비열등성을 보여줬다. 

현재까지 PNH의 유일한 치료제는 보체억제제(C5 inhibitor)인 에쿨리주맙(eculizumab)으로, 용혈을 방지하여 빈혈 개선 · 신부전 · 혈전증을 예방해 PNH 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했다. 그러나 에쿨리주맙은 2주 간격으로 정맥주사를 받아야 하므로 빈번한 병원 방문 등의 불편함이 제기돼왔다. 

제2세대의 보체억제제인 라불리주맙은 단일클론성 항체법으로 개발한 신약으로, 에쿨리주맙보다 반감기를 4배 정도 연장하여 8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개량됐다. 이 교수는 라불리주맙의 제1상 · 2상 국제임상연구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후 국제학술지 Blood Advance에 2018년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제1저자 및 교신저자인 이 교수는 "본 연구는 지금까지 희귀질환인 PNH에서 시행된 임상연구 중 환자 수가 가장 많은 대규모 3상 국제임상연구로, 2주 간격의 에쿨리주맙 치료 대비 8주 간격의 라불리주맙 치료 효과가 유사해 향후 치료의 편의성을 제공할뿐 아니라 병원 방문 감소로 사회부대적 비용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장인 이 교수는 재생불량성빈혈 · PNH 등 골수부전질환 분야에서 수많은 국제학술대회 초청 강의 · 임상연구를 주도하는 세계적 석학이다. 현재는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회장 및 차기 아 · 태 조혈모세포이식학회 학회장직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대내 · 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