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1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바이오제약산업, 임상 3상 통한 신약 개발로 글로벌 수준까지 도약

기술이전, 임상1 · 2상에서 3상으로 방향 전환해 신약 승인 확률 제고해야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견인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약바이오산업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글로벌 수준의 신제품 · 신약 개발은 수조 원에 달하는 비용과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여 정부 차원의 지원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27일 오후 1시 30분 국회의원회관 2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약산업의 글로벌화, 어떻게 가야 하나' 토론회에서 보건산업진흥원 상임컨설턴트인 이민영 박사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과제' 주제로 발제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의 바이오제약산업은 미국과는 달리 생존이 자기 몫이다. 중소기업 내 경험 · 노하우가 부족하면 살아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돼 있다. 미국은 벤처캐피탈이 회사 대상으로 투자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회사를 만들어서 전문가를 모으고 기술을 개발해 상품을 만든다."며, "진정한 혁신(Innovation)은 상업화다. 연구 목적이 단순히 논문 · 보고서에 그쳐서는 안 되며, 소비자인 환자에게 큰 도움 ·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100대 기업 안에 드는 국내 회사는 유한양행 82위 · 한미약품 83위 · 녹십자 90위 등 3개 기업이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50위 안에 타케다 등 9개 회사가 랭크된 상태이다.

이 박사는 "지난해 8월 기준 국내에서는 29개의 신약과 58개의 개량신약이 개발되어 허가받았다. 그런데 현재 제약협회에 등록된 161개 회사가 지난 19년간 개발 · 승인받은 신약은 매년 평균 1.5개이다. 즉, 매년 1개 내지 2개 약이 생산됐다는 거다. 161개를 생각하면 이는 아주 저조한 성적이다."라고 지적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제1차 제약산업 육성 · 지원 종합계획'은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고 글로벌 50대 기업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5대 전략 · 13대 추진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해당 계획으로 인해 얻은 결과물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할만한 나라로 2016년에 전 세계 8위에 랭크됐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수행한 글로벌 임상시험 숫자가 전 세계 8위라는 의미로, 많은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임상시험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2004년 시작한 지역 임상시험센터와 2007년 발족한 국가 임상사업단, 2014년 발족한 한국 임상시험사업본부(이하 KONECT)가 존재한다. KONECT는 한국 임상시험 기반을 구축하고 제약산업 임상시험 효율화 · 국제화 등 보건 산업에 이바지하고자 발족했으며, 목표는 한국 임상시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임상시험 전문인력 양성 △CRO 기관 인증 · 컨설팅 사업 △글로벌 임상시험혁신센터 설립 · 운영 △임상개발 컨설팅 프로그램 등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이 박사는 "이렇게 엄청난 노력에도 우리나라는 아직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제1차 제약산업 육성 · 지원 종합계획의 또 다른 업적을 보면, R&D 결과의 사업화 촉진을 위한 전담조직(TLO)이 2013년 28개에서 2017년 53개로 증가했고, 2017년에는 405개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계약금액 440억 원의 성과를 달성했다.

기술이전에는 2011년 9월 출범한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이 크게 역할을 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한 해당 사업단은 신약개발에 있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병목지점을 통과할 수 있도록 국내 · 외 최고의 전문가를 활용한 자문단을 운영해 해결책을 제공한다. 

이 박사는 "신약개발사업단의 목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기술이전을 이룰지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바이오제약사업이 성장하려면 기술이전을 넘어서 우리만의 신약 개발을 임상 3상을 통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정도의 능력이 돼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 기업이 비로소 선진기업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제2차 제약산업 육성 · 지원 종합계획'은 국민에게 건강 ·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가지고 4대 목표 · 12대 추진 전략을 포함하고 있다. 동 계획에 따르면, 글로벌 신약을 2022년 15개에서 2025년 23개로 단계적으로 발굴하며, 선진 제약 강국으로 도약할 제약산업 육성 기반이 조성된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산업의 강점으로 △많은 스타트업 회사 △질 높은 플랫폼 기술 △수많은 R&D 파이프라인 △범부처 지원 등을 꼽았다. 반면, 많은 회사가 제네릭 의약품 사업에 몰두하기 때문에 글로벌 임상 3상을 향한 발전이 거의 전무한 상황을 약점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임상 3상을 수행할 전문성을 지닌 인재도 부족하다.

이 박사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원격진료 등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글로벌 50대 회사는 우리에게 당연한 위협이 된다. 이밖에도 고비용 · 저효율 개발 구조로 많은 후발주자가 고통을 받는다.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들은 이 같은 구조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데, 현 시스템하에서 자신들이 시장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 성격을 지닌 정부 규제를 비롯하여 구글 · IBM · 페이스북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우리에게 위협으로 작용한다."라고 언급했다. 

박사는 과거 30년의 의약 정책 ·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노력이 글로벌 시장 주류 진입에 있어 성공이 아니라면, 향후 이 산업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반문했다. 이 박사는 "신약개발에서는 시간 · 질 · 비용이 삼위일체를 이룬다. 시장 진입 속도가 빠른 신약이 향후 시장을 지배하는데, 신약 개발에서 예산은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때 질 관리를 통해 시간 ·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제약바이오산업 자료를 기반으로 한 ▲임상시험 성공률을 살펴보면 △임상 1상에서 2상으로 갈 확률은 63.20%인데 △임상 2상에서 3상까지는 30.70%로 성적이 저조하다. 이를 ▲항암제 · 비항암제로 구분해보면 △임상 1상에서 2상까지는 60% 초반대로 유사하지만 △임상 2상에서 3상까지는 항암제(24.60%)로 비항암제(34.30%)보다 성공률이 낮다. △임상 3상에서 NDA(신약 허가 신청) · BLA(생물의약품 신약 허가 신청)로 오게 되면 항암제 성공률은 40.10%로 비항암제(63.70%)보다 더욱 낮아진다. △전체 승인율은 항암제 5.10% · 비항암제 11.90%로 나타났다.

▲바이오마커 유무에 따라서도 격차가 벌어진다. △임상 1상에서 2상까지 바이오마커가 있는 약물은 96%지만, 바이오마커가 없는 약물은 63%이며 △임상 2상에서 3상으로 갈 확률은 바이오마커가 있는 약물의 경우 46% · 없는 약물은 28%에 불과하다. △임상 3상에서 NDA · BLA로 오게 되면 바이오마커가 있는 약물은 76% · 없는 약물은 55%로 격차가 더 벌어지며 △최종 승인율은 바이오마커가 있는 약물 25.90% · 없는 약물 8.40%다.

이 박사는 "국내 제약기업의 기술이전 대다수가 임상 1 · 2상에 국한돼 있는데, 이 단계의 신약 승인 확률은 5% 내지 15% 수준이다. 반면, 임상 3상 신약의 승인 확률은 50% 내지 80%에 수렴한다. 결국 임상 3상 신약에 투자하게 되면 시장 성공률은 더 높아진다."면서, "글로벌 25대 기업에 효과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제약산업의 구조적 약점을 조정해야 한다. 즉, 제네릭 의약품 사업을 위한 에너지를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정책적 방향 조정도 필요하다. 기술이전을 임상 1 · 2상에서 3상으로 전환하여 신약 승인 확률을 높여야 하며, 임상3상 개발 투자를 위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인적자원 양성도 중요하다. 이 박사는 임상3상 프로젝트 자료 검정 실사 능력을 갖추고 임상 3상 프로젝트를 계약 · 관리할 인적자원 양성과 더불어 85%를 차지하는 유럽 · 미국 · 일본 시장으로 G2G · B2B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박사는 "30년간 해왔으나 큰 이익이 아니었던 마이너 시장을 위한 제네릭 의약품 R&D · 비즈니스를 탈피해야 한다. 이제는 전 임상 및 임상 1 · 2상 기술이전 사업 모델을 넘어서고, 마이너 리그로 가서 5년 이상 글로벌 비즈니스를 배우고 경쟁해 이겨내야 한다."며, "뉴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하면, 글로벌 사업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김주영 보건산업진흥과장은 "제약산업 발전은 제약산업 특별법 및 제1차 제약산업 육성 · 지원 종합계획이 마련된 2012년도 이전과 이후로 나눠볼 수 있다. 2012년 이전의 제약산업은 전형적인 내수 · 제네릭 위주의 산업이었지만, 2012년 이후에는 핵심적인 사업으로 급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 과학기술부 등 범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제1차 종합계획의 예산은 5년간 1조 9천억 원 정도로, 이 중 1조 2천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동 계획으로 업계에서도 내수 위주에서 혁신성장 위주로 변화하자는 움직임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제약기업 내부 R&D 투자는 한해 1조 7천억 원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기술 · 창업투자 쪽에서 이뤄진 민간투자는 총 5조 원 정도인데, 이 중 1조 6천억 원 정도가 바이오제약에 투자됐다. 이렇듯 민간투자도 이제는 바이오제약 분야에 관심을 많이 둔다."며, "보건복지부에서 제2차 제약산업 육성 · 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글로벌 신약 15개를 만들겠다고 목표하자 과거에 3개가 나왔는데 과연 이게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민간 파이프라인을 조사하여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발전 성장세는 향후 더 빠를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과거에는 정부의 시그널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민간 자체의 혁신성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정부 역할은 민간의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간접적 형태로 바뀔 것이다. 좀 더 신속 · 정확하게 신약 개발이 이뤄지도록 정부는 혁신성에 지원해야 한다."며, "아직도 단독으로 R&D를 하는 제약사가 많은데 이와 관련하여 혁신성에 대한 지원을 고민 중이다. 또 △내년에 진행되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사업' R&D에 75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임상도 단독에서 다기관 임상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스마트 임상시험 핵심 플랫폼 구축 사업'이 내년에 3개월간 시작된다. 앞으로의 정부 지원은 제약기업의 혁신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 정부에서도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