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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유통


BACE 저해제, 연속 실패에도 여전한 치매치료 '유망주'

개발사들, CTAD서 실패 임상 결과 발표하며 극복 의지 다져

알츠하이머 병리 기전의 하나로 뇌 피질 내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이 제시되며, 수년에 걸쳐 이를 타겟으로 하는 BACE 저해제(BACE inhibitors)들의 치매 치료제로의 개발이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부어 진행해 온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연구가 대부분 2~3상에서 실패로 돌아가며, 치매 전문가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닌 눈치다.


하지만 치매 치료에서의 BACE 저해 기전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대는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임상에 실패한 제약사들이 실패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BACE 저해제의 실패 이유에 대한 다양한 탐색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24~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제11차 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CTAD) 컨퍼런스에서는 MSD의 BACE 저해 기전 치매 치료 후보약물 '베루베세스타트(verubecestat)'의 실패한 3상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베루베세스타트'는 위약 대비 인지기능 저하의 악화를 나타냈다.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한 MSD의 마이클 이건(Michael Egan)은 이러한 인지기능 저하는 조기에 나타났으며, 시간 경과에 따라 증가하지도 않았고, 신경 퇴화 증가와 상관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MSD는 2017년 중반 경증에서 중등도의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 대상 '베루베세스타트'에 대한 3상 EPOCH 연구를 중단한 바 있다. 참여 환자군에서 대조군과 같은 속도로 인지적 및 기능적 감소를 보인 데에 따른 것이다. 또한 올해 2월에도 MSD는 전구 단계의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 대상 임상인 APECS 연구도 무의미한 것으로 판단, 투여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MSD는 2월에 중단한 APECS 연구의 자세한 데이터를 최초로 공개했다. 1,454명이 등록된 해당 연구는 계획된 2년을 채우지 못하고 1년 만에 중단되긴 했지만 올해 2월까지 많은 참가자들이 전체 투약 일정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484명이 '베루베세스타트' 40mg을, 485명이 '베루베세스타트' 12mg을, 485명이 위약을 복용했다.


주요 결과는 '베루베세스타트' 40mg 군에서 13주부터 104주까지 거의 모든 시점에서 치매임상평가척도인 CDR-SB (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가 대조군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2mg 군도 대조군보다 낮게 나타났으나, 52주와 78주 시점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인지력 하부척도인 ADAS-Cog13에서도 '베루베세스타트' 치료군은 13주에서 대조군보다 약 1~1.5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약물 그룹과 대조 그룹 간의 차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었으며, 12mg 군은 78주차에서 위약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베루베세스타트'를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일상활동척도인 ADCS-ADL 점수가 악화됐으며, 기능적 결핍은 인지기능 저하보다 조금 나중인 39주부터 시작됐다. 두 가지 용량 치료군 모두 대조군보다 치매가 빠르게 진행됐으며, 연간 25%의 속도로 진행됐다. '베루베세스타트'를 복용한 참가자에서는 위약보다 불안, 우울증 및 수면장애가 더 많이 나타났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다른 데이터들 역시 인지 저하가 BACE 억제제의 일반적인 특성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얀센과 릴리 역시 유사한 데이터를 발표했으며, 세 가지 약물 모두 참여 환자에서 신경정신과적 증상과 뇌용적 손실이 더 많이 나타났다.


얀센의 게리 로마노(Gary Romano)는 '아타베세스타트(atabecestat)'의 2/3상 EARLY 연구의 예비 데이터를 발표했는데, 해당 연구는 간독성으로 인해 올해 5월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APECS 연구와 마찬가지로 EARLY 연구도 전구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시험에서는 단지 고용량 그룹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지 감소를 나타냈다.


비록 데이터는 없지만 릴리가 지난 6월 중단한 '라나베세스태트(lanabecestat)'의 3상 임상연구 역시 '베루베세스타트'의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든 BACE 억제 기전 후보약물에서 이같은 증상이 발견된 것은 아니었다. 비록 소규모 연구이기 하지만 바이오젠이 개발중인 ‘엘렌베세트타트(elenbecestat)’에서는 인지기능의 혜택을 보고했으며, 신경정신병적 증상이나 위축의 증가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절망보다는 문제 해결의 의지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 전문 웹사이트인 '알츠포럼'은 지난 2일 CTAD 컨퍼러스를 리뷰하며, "해당 컨퍼런스의 참가한 학계의 과학자들은 이러한 부작용이 가역적인지, 특정 환자 집단이나 질병 단계에 특정한 것인지 여부를 파악하길 원했다"고 전했다.


많은 과학자들이 해당 데이터에 대해 질병의 가속화보다는 안정적인 시냅스 결핍을 암시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인지기능 저하가 용량 의존적인 것으로 보이며, 때문에 저용량 또는 간헐적인 투여로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놀랍게도 이번 컨퍼런스에서 그 누구도 이번 실패한 데이터로 인해 아밀로이드 가설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는 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카고 노스 웨스턴 대학교의 로버트 바사르(Robert Vassar) 박사는 "BACE 억제를 위한 안전한 용량이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샌디에고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의 폴 아이젠(Paul Aisen) 박사 역시 "BACE 억제는 여전히 알츠하이머 질환에 대항할 수 있는 우리의 중요한 무기 중 하나이며, 여전히 1차 예방을 위한 주요 후보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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