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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KRPIA 아비 벤쇼산 회장, 국내 약가 수준 질의에 땀 삐질!

최도자·기동민 의원, ‘신약 코리아 패싱’, ‘세금탈루 의혹’ 등 우려 표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아비 벤쇼산 회장에 ▲협회가 주장하는 국내 약가 수준에 대한 객관성 여부와 ▲한국 시장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최근 제기되고 있는 ‘신약 코리아 패싱’에 대한 복지위 의원들의 우려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29일 진행된 복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아비 벤쇼산 회장이 출석했다.


최근 벌어진 ‘리피오돌’ 사태로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한층 높아지자, 국내 환자들을 볼모로 이윤만 추구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복지위 의원들의 주장이다.
  
이날 최도자 의원은 “의약품은 환자를 위한 것이지 기업의 이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절대 잊지 않아야 합니다”라는 MSD 본사 창립주인 조지 W. 머크의 연설내용을 인용하며, “제약사로서 가장 큰 사회 공헌은 좋은 의약품을 개발하고 공급하여, 환자들의 치료를 돕는 것인데, 지금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윤보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자는 창업주의 정신을 잊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걱정스럽다”고 운을 뗐다.


우선 이날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주장하는 한국 약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최도자 의원은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 중 다국적 제약사가 우리나라에 아예 들여오지 않거나 보험적용을 신청조차 하지 않은 약들이 많이 있다”고 말하며, “특히 희귀의약품 318품목 중에서 유통되지 않은 의약품은 76품목(23.9%)에 국내 미허가 의약품이 14품목(4.3%)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희귀의약품 10개 중 3개는 국내 환자들이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최 의원은 “글로벌의약협회는 우리나라 약가가 OECD 평균 약가의 45%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국적 제약사들은 정부가 약가를 제대로 주지 않으니 건강보험에 등재하지 못하겠다고 한다”고 말하며, 아비 벤쇼산 회장에 한국 약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아비 벤쇼산 회장은 “우선 협회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한때 한국에서 환자가 신약에 빠르고 완전하게 접근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으나, 협회의 사명은 R&D의 최상의 결과가 환자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협회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들을 검토할 것이며, 보건복지부와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옵션을 가지고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기동민 의원은 협회가 주장한 한국 약가가 OECD 평균 약가의 45% 수준이라는 주장이 객관성이 결여된 주장임을 꼬집었다.


그는 “협회는 한국의 약가 수준이 OECD 국가 평균의 45% 수준이며, 신약의 73%가 OECD 최저가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하며, “협회는 연례보고서에도 이 주장을 언급하고 있는데, 해당 주장의 근거는 모 대학의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 불과해 한 개인의 연구 내용을 근거로 마치 사실인 냥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비 벤쇼산 회장은 기동민 의원의 지적에 대해 동의를 표하며, “약가를 비교할 땐 비슷한 국가간의 비교가 필요하고, 이중가격제 적용 여부나 보험체계, 인구 수준, GDP 수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며, 현재 협회가 이런 점들을 반영해 한국의 약가를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고 내년 발표될 예정임을 알렸다.


하지만 기동민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그렇다면 지금 진행 중인 연구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실제 약가나 경제성 평가 결과값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고, 아비 벤쇼산 회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개별 회사의 방침이며, 개별 회사의 동의 여부를 자신이 말할 권한은 없다고 답했다.


최도자 의원과 기동민 의원은 박능후 장관에게도 다국적 제약사들의 약가에 대한 질의를 계속했다.


협회의 주장처럼 한국의 약가가 저렴한지에 대해 묻는 최도자 의원의 질문에 박능후 장관은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단일가격 체계를 취하고 있는데 외국과의 비교를 보면 낮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최도자 의원은 한국소비자연맹이 국내 일반의약품 약가를 외국과 비교한 자료를 제시하며, “국내 유통 중인 일반의약품 70%가 외국보다 약가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며, “다국적 제약사는 우리나라 학자들까지 대동해서 본인들에 유리한 약가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저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밝혀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이어 그는 “정보가 충분히 있어도 거대 자본의 논리를 깨기가 어려운데, 약가를 제대로 비교하려면 중장기적이고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박능후 장관에 약가 책정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진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기동민 의원 역시 “국민들은 다국적 제약사에 대해 이중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국내 제약사들이 공급할 수 없는 필요한 의약품을 공급해주는 고마움도 있지만, 그런 명분으로 국내 시장에서 폭리를 취하는 거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때문에 우리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인 지표를 가지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장관은 “정부는 적정한 약가와 빠른 도입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우리나라는 단일보험체계라 전 세계 약가의 표준으로 되고 있어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이 자국의 약가 책정 시 한국의 약가를 참고하겠다는 의견을 발표해, 자칫 다국적 제약사가 타국에서 높은 약가를 책정 받기 위해 한국 도입을 늦추게 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명 ‘신약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이다.


기동민 의원은 이에 대해 “한국의 약가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고 있는 만큼 제약사 역시 한국에서 최고가를 찍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정부가 이에 잘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능후 장관 역시 이런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며, “최근 WHO를 방문해 값비싼 약가에 대해 범국가적인 공동 대응을 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고, 현재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최도자 의원 역시 ‘신약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아비 벤쇼산 회장에게 “다른 나라에서 약가 높게 받기 위해 한국 진출이 늦어지지 않도록 한국 진출을 최우선시 할 수 있게 협회가 도울 수 있는지” 질의했으며, 이에 대해 아비 벤쇼산 회장은 “협회의 사명은 한국 환자들이 빠르고 완벽하게 신약에 접근하는 것으로써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세금포탈 의혹에 대한 질의도 진행됐다.


최도자 의원은 언론이 제기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원가를 높게 받고, 비용을 높게 책정해 세금을 탈루하려고 한다는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한국지사들이 본사보다 이익률이 무척 낮은데, 일부러 본사에서 사오는 약가를 높은 가격으로 구입해 본사의 이익을 높여주고, 리베이트 등으로 영업비용을 많이 써서 한국지사의 이익을 낮추는 게 아닌지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에서 세금을 적게 내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는 최 의원의 질의에 아비 벤쇼산 회장은 “해당 기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현재 협회 회원사들은 한국의 규제와 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금에 관련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말하며, "돌아가 이와 관련된 기사와 보고서를 살펴보고 다시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최도자 의원은 “리피오돌 사태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윤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고 있다”고 말하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법을 잘 지키며 영업하고 있는지, 세금탈루 여부는 없는지, 국세청, 심평원 등 관계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탈법적, 비윤리적 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달라”고 박능후 장관에 당부했다.


최도자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번 리피오돌 사태로 다국적 제약사에 대해 국민들의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그 어떤 것도 생명에 우선되어서는 안 되며, 만일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윤만을 추구하며 법과 윤리를 저버린다면 국회와 정부,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