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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약사직능의 미래를 약물치료관리에서 찾다!

강은정 교수, “근거기반 정보제공 위한 약사들의 선제적 노력 필요”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약물의 조제 업무가 대체 가능한 범주 안에 들자, 약사 사회가 직능의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때마침 커뮤니티케어와 초고령사회의 다약제 복용에 따른 국민건강의 위협과 의료비 증가 이슈가 점점 커지고 있어, 지역사회에서의 환자 접근성이 높은 약국과 약사들이 이런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강은정 순천향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초고령화 시대의 약국∙약사의 역할’ 정책토론회에서 “인구고령화와 이로 인한 약물 사용상의 문제 증가, 의료비 및 약제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약사 역할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약사 직능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주최 아래 ‘초고령화 시대의 약국∙약사의 역할’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우리나라가 2025년 초고령사회에 돌입함에 따라 불거지고 있는 의료비 절감 및 보험재정의 안정화 과제에서 약사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약국에서의 노인질환 예방∙관리 등 전문적인 약료서비스와 제도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강은정 순천향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고령사회에서의 약사 역할 우선순위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SWOT 분석을 통한 고령사회에서 지역약국의 전략과 AHP 분석을 통한 고령사회에 필요한 지역약국 역할의 우선순위 파악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강은정 교수는 지역약국의 강점으로 ▲약대 6년제 실시를 통한 국내 약사들의 우수한 질과 ▲다양한 실무교육을 통한 질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 노인 포함 주민들에게 지리적이고 심리적으로 높은 접근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단점으로는 ▲약료서비스의 표준화 미흡, ▲4년제 약사들에 대한 보수교육 미흡, ▲심평원 DUR의 제한적 정보 접근, ▲환자의 약력 관리 미진, ▲약물치료 모니터링 및 약물이상반응관리 수단 부족, ▲협진 능력 부족 등을 꼽았다.


강은정 교수는 “기회요인으로는 정보기술 발달로 인한 조제 및 복약지도 서비스의 효율성이 증대됐으며, 전자환자기록 및 전자처방전시스템이 보편화되었고, 무엇보다 만성질환자와 다제약물요법의 효율적 관리를 통한 의료비 절감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중심의 커뮤니티케어와 맞춤의료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포괄적 약력관리 등을 위한 법적 제도가 부재하고 약료서비스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과 정책 기반이 미흡하다는 점, 그리고 조제전문회사 및 약 택배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위협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은정 교수는 이런 네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한 결과를 발표하며, 약사회 내부에서 자체 노력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적 기반이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할 전략 등을 나누어 설명했다.


내부적 선제 전략으로는 ▲정보기술을 이용한 환자복약순응도 관리, ▲일반의약품 등 자가치료를 위한 약사서비스 표준화 및 프로토콜 개발, ▲서비스 질 강화 및 4년제 약사의 전문성 제고 교육 시행, ▲지역약국용 포괄적 DUR 개발 및 사용, ▲약사회 내 교육국 설치, ▲복약지도 서비스 선진화, ▲약료서비스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 전략 마련, ▲표준화된 우수약무기준(GPP) 마련, ▲건강문해력이 낮은 환자를 위한 맞춤 약국 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했다. 


제도적 기반이 먼저 갖춰져야 할 부분으로는 주치약사제도 도입, 방문약료의 건강보험 급여화, 장기요양시설 방문 약물검토, 전환기 환자 약물관리, 포괄적 약력관리의 제도화 등을 제시했다. 환자의 약물관리에 집중한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그 다음 발표한 AHP 분석 결과에도 내포되어 있다. 강은정 교수는 우선 약국약사와 학계약사 총 126명를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설문조사의 한계점으로, 일관성지표를 만족한 표본수가 41건으로 적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조사는 고령사회에서의 약국의 역할을 ▲의약품의 준비, 구입, 보관, 공급, 투약, 조제 및 폐기, ▲약물치료관리, ▲보건의료체계 및 공중보건의 효율성 증진이라는 세 가지의 대분류로 제시하고, 각각의 영역에 대한 세분화된 역할을 나눠 총 19개의 세분화된 역할을 제시하고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고령사회에서의 약국 역할에 대해 대분류에서는 약국약사와 학계약사 모두 ‘약물치료관리’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개 역할의 종합 순위를 살펴봐도 1위가 ‘다제약제관리’로 나타났다.


다만 약국약사와 학계약사의 의견 차이가 있었다면 학계약사들이 꼽은 1위는 ‘근거에 기반한 약물사용’이었다는 점이다. 반면 약국약사들은 ‘근거에 기반한 약물사용’을 6위로 꼽은 것으로 나타나 확연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약과 셀프케어에 관한 근거에 기반한 정보 제공’ 순위에서도 나타났다. 학계약사는 해당 역할을 7위로 꼽은 반면, 약국약사는 19위 중 13위로 꼽으며 시각차를 보였다.


또한 학계약사들은 ‘부작용 모니터링’을 8위로 꼽은 반면, 약국약사들은 16위로 꼽으며 부작용 모니터링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면을 보였다.


강은정 교수는 해당 조사 결과를 마무리하며, “지역약국에서 근거에 기반한 약물사용과 셀프케어에 대한 정보제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표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약사들이 의무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어 “의사 등 타 전문직의 신뢰와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임상적 약물사용에 대한 약사들의 보다 많은 선제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약물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약화사고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 나가고, 이를 통해 예방으로까지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신완균 서울약대 명예교수(심평원 상근심사위원)를 좌장으로 하여, 김은영 중앙대 약대 교수, 양재욱 삼육대 약대 교수, 선우덕 동아대 교수(전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사무처장, 김예지 서울시약사회 학술이사, 윤병철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이 참석했다.


김은영 중앙대 약대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 기능은 떨어지기 마련인데 복용하는 약은 증가하고 있다”며,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약사들의 약제복용 안전에 대한 모니터링 역할 또한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제와 별개로 환자의 복용 약물을 통합적으로 상담하고, 복약지도를 해주는 선진국의 약사의 약물관리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와 같은 시스템 안에서 환자의 건강관리와 통합적인 약물관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약사의 직능을 초고령화 시대에 환자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약국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전문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사무처장은 “서울시 내 3,400개 경로당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약사와 의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방문의사제도와 방문약사제도의 도입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이들 제도의 도입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민의 신뢰가 기본이 되야 한다”고 말하며, 대한노인회의 경로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약사들의 경로당 노인 건강관리 협조가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김예지 서울시약사회 학술이사는 노인약료 전문가로서 “정부가 노인약료 전문가 양성 교육원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교육과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노인약료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느낀 한계점으로는, 처방이 문제가 있는 걸 알아도 변경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하며, 의사∙간호사∙약사 등의 협력 체계가 없으면 사실상 한계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윤병철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지역약국과 지역약사가 공적 보건체계 안에서 중요하고 가치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방문약료제도 급여화 및 장기요양시설에 대한 방문약료의 필요성이나 기타 이날 발표 내용에 대해 전체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