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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초점]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의 '렌비마' 등장, 그 의미와 쟁점

B형간염 기인 간암 발병률 높은 한국에서 임상적 효과 더욱 기대

지난 10여 년 동안 '소라페닙(상품명 넥사바)'이 유일한 치료제로서 자리매김해 왔던 4기 간세포암 치료 분야에 최근 1~2년 사이 새로운 표적항암제들과 면역항암제가 개발되며, 새로운 치료옵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기나긴 공백을 깨고 최초로 허가 받은 '리고라페닙(상품명 스티바가)'은 '소라페닙' 치료 이후 사용이 가능한 2차 치료제로서 시장에 진입한 반면, 이번에 출시된 '렌바티닙(상품명 렌비마)'은 1차 치료제로 승인됨에 따라 '소라페닙'과의 경쟁구도 형성에 성공한 케이스다. 하지만 무진행생존률(PFS)과 객관적반응률(ORR)에서 '소라페닙'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한 반면, 가장 중요한 전체생존율(OS) 개선에는 뚜렷한 개선이 없다는 점과 새롭게 등장한 치료제로서 여타 2차 치료옵션들이 모두 '소라페닙'을 기준으로 치료효과를 입증한 바 '렌바티닙' 치료 실패 후 2차 치료옵션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메디포뉴스가 새롭게 간세포암 1차 치료 분야에 등장한 표적함암제 '렌바티닙'의 의미와 쟁점들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간암은 국내에서도 암 발생률 6위(2017년 기준)를 차지하는 암으로, 사망률로 따지면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암종이다. 그러나 질환의 양상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김지훈 대한간암학회 학술이사(고려의대 소화기내과)는 "폐암은 비교적 고령에서 발병하여 60대 이상에서 사망이 많은 반면, 간암의 경우 사회의 주 생산활동층인 40세부터 발병률이 증가해 40~50대에 사망하는 양상으로 사회경제적 손실 및 부담이 막대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암에 대한 연구는 다른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간암은 대부분 수술이나 조직검사 없이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 조직샘플을 얻기가 쉽지 않고,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이 동반되고 있어 고려해야 할 임상 데이터가 다른 암종에 비해 많아 기초나 임상 연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간암에 75%를 차지하는 간세포암의 분자생물학적 발생기전이 점차 밝혀지며, 특정 신호나 분자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이 시작되었고 2007년 드디어 4기 간암에서 위약 대비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표적항암제 '소라페닙'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후 수많은 후보약물들이 '소라페닙'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 개선된 치료효과를 입증하고자 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고, 간세포암 표적 치료 분야에 10여 년이라는 공백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소라페닙' 역시 3상 임상을 통해 위약 대비 약 3개월 정도의 전체생존기간 연장을 보였을 뿐 객관적반응률은 2%대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의료진들은 '소라페닙' 효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옵션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렌바티닙', '소라페닙' 대비 OS 비열등성, PFS · ORR 우월성 입증


이런 공백기를 깨고 표적항암제 '렌바티닙'은 '소라페닙' 대비 전체생존(OS) 비열등성, 무진행생존(PFS)과 객관적반응률(ORR) 우월성을 입증하며, 지난 8월 미국과 유럽에 이어 한국에서도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허가 승인을 받았다.


'렌바티닙'는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 1-3,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α), RET 유전자, KIT 유전자,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1-4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의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로, 기존 '소라페닙'과 달리 FGFR을 함께 억제해 항암 효과를 낸다.


'렌바티닙'의 허가는 절제불가한 간세포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소라페닙' 대비 효능와 안전성을 평가한 3상 임상 REFLECT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아시아태평양, 유럽 및 북미 지역의 총 20개 국가의 154개 기관에서 954명의 절제불가한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로, 렌바티닙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은 13.6개월, 소라페닙 치료군은 12.3개월을 나타내며 '소라페닙'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반면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의 경우에는 렌바티닙 군이 7.3개월, 소라페닙 군이 3.6개월로 나타났으며, 객관적반응률 역시 렌바티닙 군이 40.6%, 소라페닙 군이 12.4%로 나타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완전반응률(CR)은 렌바티닙 군이 2%, 소라페닙 군이 1%로 별반 유의미한 의미가 없었지만, 부분반응률(PR)은 렌바티닙 군이 38%, 소라페닙 군이 12%로 나타나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그림1~2, 표1).


뿐만 아니라 질병의 진행까지 걸리는 시간(TTP) 역시 렌바티닙 군은 7.4개월, 소라페닙 군이 3.7개월로 유의미한 개선을 나타냈다(표1). 


치료와 관련된 전체 이상반응 발생률은 렌바티닙 군에서 94%, 소라페닙 군에서 95%로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치료와 관련된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과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렌바티닙 군에서 57%, 18%, 소라페닙 군에서 49%, 10%로 나타났다. 


렌바티닙 군 20%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고혈압, 피로, 설사, 식욕 감퇴 등이었으며, 2% 이상에서 나타난 중증 이상반응으로는 간성뇌증(5%), 간부전(3%), 복수(3%), 그리고 식욕 감퇴(2%)가 보고됐다.


반면 '소라페닙' 군 20%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손-발바닥 홍반성감각이상증후군, 설사, 피로, 고혈압 등이었으며, 2% 이상에서 나타난 중증 이상반응으로는 복수(2%)와 복통(2%)이 보고됐다.


B형간염 기인 간세포암 치료에 '소라페닙' 대비 치료효과 기대 높아


한편, REFLECT 연구는 대상 환자의 69%가 아시아인이며, 특히 50%가 B형간염을 원인으로 하는 환자에서 이뤄진 만큼 국내 간암 환자들의 환경에서 유리한 임상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표2).



김지훈 학술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간암 원인은 간경변증이지만, 간경변증의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B형간염, C형간염, 알코올성 혹은 비알코올성 간질환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질환별 유병률은 지역마다 달라 서구는 C형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질환이 많다면 아시아권 국가들은 B형간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간암 환자의 70% 이상이 B형간염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때문에 '렌바티닙'의 REFLECT 연구 결과는 국내 간세포암 환자 치료에 임상적으로 더욱 유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REFLECT 연구는 전체 954명의 환자 중 69%인 660명이 아시아인이었으며, 또한 50%인 479명이 B형간염을 원인으로 하는 환자였다. 배정된 환자군으로 살펴보면 렌바티닙 군 478명 중에는 70%(334명)가 아시아인이었으며, 53%(251명)가 B형간염 기인 환자였다. 소라페닙 군 476명 중에는 68%(326명)가 아시아인이었으며, 48%가 B형간염 기인 환자였다.



REFLECT 연구의 하위그룹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군에서 렌바티닙 군이 우세하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기인 바이러스별 결과를 보면, 렌바티닙 군의 B형간염 기인 환자군 결과가 C형간염 기인 환자군보다 더 뚜렷하게 소라페닙 대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표3).


간세포암 1차 치료에서의 '렌바티닙' 등장의 의미와 쟁점


'렌바티닙'의 등장이 간세포암 치료 분야에서 갖는 의미는 너무나 뚜렷하다. 새로운 치료옵션의 제공이다.


하지만 '렌바티닙'의 실질적인 사용에 있어서는 다소 제한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2차 치료제들이 모두 '소라페닙' 사용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과 안전성을 연구한 관계로 '렌바티닙' 치료 실패 시 2차 치료제 선택에 있어 공백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소라페닙'을 권고등급 'A1'으로 하고 있는 반면, '렌바티닙'은  'A2'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김지훈 학술이사는 "렌바티닙이 새롭게 등장한 치료제이니 만큼 2차 대안이 미흡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며, "이미 일본에서 렌바티닙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고 근거는 서서히 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렌바티닙'에 대한 쟁점이 이뿐만이 아니다. '소라페닙' 대비 치료반응률이나 무진행생존에서 개선을 입증한 것은 맞지만, 결과적으로 소라페닙 대비 생존기간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치료반응률의 개선이 환자 치료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는 하지만 약제 치료효과의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결과적으로 생존기간을 얼마 만큼 연장시키느냐에 있는 만큼, 치료반응률이 과연 '소라페닙' 대비 치료효과의 개선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실제 치료환경에서 '렌바티닙'의 개선된 치료반응률과 그에 따른 환자의 복약순응도 및 예후 개선이 전체적인 생존기간의 연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할 뿐이다.


하지만 김지훈 학술이사는 "치료 환경에 있어 치료제 선택의 여지가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치료옵션의 등장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그 어느 국가보다 '렌바티닙'의 사용이 일찍이 시작된 일본에서는 이미 '렌바티닙' 사용 후 2차 치료에 '소라페닙', '리고라페닙', '카보잔티닙' 모두를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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