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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시민사회 "삼성의 바이오제약 규제 완화 요구, 즉시 철회하라!"

바이오시밀러 수익 창출 목적 및 건보 약가 결정권 무력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오전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협력사와 현장 소통 간담회를 진행했다. 본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바이오 제약 분야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청했고, 김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신산업 ·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고, 8일 삼성전자는 일자리 창출을 앞세우며 국내 투자 중심으로 3년간 180조 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신규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인공지능,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에는 25조 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가 9일 성명서를 통해, 삼성의 이해관계를 수용한 특혜 차원의 바이오제약 규제 완화 시도를 당장 중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무상의료본부는 "삼성의 투자계획은 대기업을 의식한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행보에서 나왔다. 기재부 수장이 직접 나서서 삼성의 이해관계를 수용하는 바이오 제약 규제 완화도 동일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이번 삼성의 투자방침으로 분식회계 및 특혜 상장 논란이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연일 상승세인데, 대규모 투자로 분식회계 논란도 잠재우겠다는 의도도 다분히 깔려 있다."라고 했다.

고용 여건 · 소득 불평등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의 혁신 성장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재벌기업의 독과점 구조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무상의료본부는 "재벌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자본 독점을 강화하는 방식의 규제 완화를 서슴지 않으면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라면서, "우려스러운 점은 문재인 정부가 보건의료를 기업 주도의 시장경제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국민 건강이 아닌 시장의 상품 가치 · 수익성에 방점을 둔 제도 개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7월 19일 문재인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신의료기술평가 대상 심의 절차 간소화 및 건강보험 등재 요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혁신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무상의료본부는 기재부 장관이 이미 전향적 검토를 언급했고 미래성장산업 육성 목적의 투자 계획도 구체화했기 때문에, 신의료기술뿐만 아니라 바이오제약 규제 완화도 삼성의 요청대로 단행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무상의료본부는 "삼성의 요청은 자사의 특정 사업을 위한 수익 창출 목적으로 건강보험 약가 결정구조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자는 것이다. 제네릭 약값이 오리지널 약값과 연동되는 약가 결정방식을 이용해 신약의 약가결정 규제를 풀어 가격 인상이 단행된다면, 현 상한선에 묶인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가격의 동반인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의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여 신약의 약가 결정을 시장 자율에 맡기자는 삼성의 요구가 건강보험의 가격 결정 방식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무상의료본부는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2016년에 약가 우대 조치를 시행해 신약 대비 70%에서 8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적어도 건강보험에서의 높은 수준의 약가는 대체 약제와의 비교를 통해 이에 상응하는 임상적 유효성을 제약사가 입증해야 가능한 것"이라면서, "시장 원리에 따른 자율가격 결정은 이미 건강보험의 급여결정과는 무관한 것으로, 건강보험 체계와 연관하여 제도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의 규제 완화 요구는 건강보험 급여 원리에 전혀 합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무상의료본부는 "오로지 자사의 수익 창출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악용하겠다는 것으로 대기업의 수익확보를 위한 재원을 국민이 부담할 이유는 전혀 없다."라면서, 특정 대기업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특혜 차원의 규제 완화 시도를 당장 중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삼성의 부당한 요구를 반영해 건강보험 가격 결정 방식을 무력화하고 보험재정을 재벌의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악용할 시 문 정부를 겨냥한 강력한 저항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