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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정부의 ’알레센자’ 급여검토 동안 국내 폐암환자는 발만 ‘동동’

기존 표준요법 대비 3배 이상 PFS 개선 입증에도 연내 급여확대는 ‘불확실’

최근 로슈의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가 기존의 1차 표준요법제인 ‘크리조티닙’ 대비 임상적 유용성과 효능을 크게 개선하며 폐암 환자에 희소식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보험급여의 장벽에 막혀 신속한 ‘알레센자’의 치료혜택을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때문에 일부 환자에서는 청와대 청원까지 넣는 등 고가의 항암제에 대한 국내 허가∙급여 제도의 개선 요구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 교수는 31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국내 폐암 현황과 최근 업데이트 된 '알레센자'의 글로벌 3상 임상 ALEX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이번 연구 결과치가 갖는 의미를 전했다.


이날 설명에 따르면, 폐암은 국내에서 연간 2만 5천 명의 신환이 발생하는 암 발생률 4위 질환으로, 암 사망원인으로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진석 교수는 “처음 폐암 진단을 받는 환자의 40% 이상이 4기에 발견될 정도로 조기 발견이 힘들다”고 말하며, “최근에는 1~2기 발견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재발률 또한 높은 질환”이라고 폐암을 중대성을 설명했다.


이날 안 교수가 발표한 ALEX 연구는 폐암 중 약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그중에서도 약 5%에서 발병하는 ALK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연구이다.


전체 폐암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그리 넓은 범위는 아니지만, 기존 표준요법 대비 괄목할 만한 효능 개선으로 지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ALEX 연구는 치료 경험이 없는 3B/4기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03명을 대상으로 기존 1차 표준치료제인 ‘크리조티닙’과 ‘알레센자’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글로벌 3상 임상연구다.


연구 결과, '알레센자'는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7%까지 감소시켰으며, ‘크리조티닙’ 대비해 3배 이상 개선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나타냈다.


종합적으로 무진행생존기간(mPFS)은 알레센자 군이 34.8개월, 크리조티닙 군이 10.9개월이었으며, 객관적반응률은 82.9% 대 75.5%로 나티났다().


특히, 뇌전이 상황에 따른 mPFS의 하위분석 결과 또한 일관되게 나타났다.


뇌전이가 있는 환자에서 mPFS는 알레센자 군이 27.7개월, 크리조티닙 군이 7.4개월이었으며, 뇌전이가 없는 환자군에서는 각각 34.8개월, 14.7개월로 나타났다().


안진석 교수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진단 당시 약 15~35%의 적지 않은 환자가 뇌전이 상태로 진단되며, 치료 중에도 많은 환자에서 뇌전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하며, “크리조티닙과 알레센자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뇌에서의 효과”라고 강조했다.


뇌라는 기관은 다른 여타 기관보다 외부 물질에 대한 방어기제가 강한데, ‘크리조티닙’의 유효성분은 이 방어벽에 막혀 뇌 안에서의 치료효과를 잘 나타내지 못하는 반면, ‘알레센자’는 구조적 특성상 이 방어벽에 영향을 덜 받아 유효성분의 뇌 내 침투가 더욱 용이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알레센자’는 중추신경계에서의 질병위험을 '크리조티닙' 대비 84% 감소시키며, 중추신경계 전이로 인해 인지능력과 운동능력 등에 장애가 생겨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근거를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에 ‘알레센자’를 ‘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Category 1’에 포함된 약제 중 ‘알레센자’를 유일하게 ‘선호 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현재 ‘알레센자’의 1차 치료제로서의 급여 확대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사실상 국내 진료 환경에서 치료혜택을 받기란 힘든 상황으로, 알레센자의 치료혜택을 필요로 하는 국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급여 확대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로슈 측은 연내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그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때문에 일부 환자들은 알레센자의 급여 확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뇌전이가 있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 '알레센자'를 보험급여 해달라는 청원 내용으로 지난 17일부터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약 250여 명이 서명한 상태이다.


한편, 최근 들어 값비싼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 신약에 대한 허가∙급여 제도의 유연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점차 거세지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선급여후평가제도’나 위험분담제의 재개편 등이 논의 중이지만 복지부와 심평원조차 해당 이슈에 대해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