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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환자와의 숨박꼭질 사이 C형간염 DAA 시장, 1년 새 반토막

anti-HCV 검사의 국가검진 도입 논의 심화돼야...

C형간염 바이러스 국가검진 도입을 두고 정부와 학계가 격론을 벌이고 있는 사이,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 향상을 가져온 DAA 시장은 1년 새 반토막이 났다. 


19일 메디포뉴스가 유비스트 자료를 토대로 2018년 상반기 C형간염 DAA 치료제의 원외처방시장 규모를 살펴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하며 절반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시장 감소가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이 줄어든 효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평균 12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해진 C형간염 치료 개선 덕에 기존에 진단받은 환자들이 치료를 완료하며 약제 사용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C형간염 치료시장을 주름잡던 길리어드 제품들은 2018년 상반기 원외처방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하보니는 약 95%, 소발디는 약 48% 가까운 하락을 보였으며 시장 축소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BMS의 닥순요법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0%대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전체 시장 축소를 반영했다. 뒤늦게 국내 시장에 등판한 MSD '제파티어'와, 애브비 '비키라/엑스비라'는 출시 시기 탓에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진 않았지만, 직전 동기인 2017년 하반기 원외처방실적과 비교해서는 딱히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나마 기존 길리어드 제품과 BMS 제품의 중간 정도의 약가에 적용 범위, 복용편의를 둘 다 잡은 '제파티어'는 직전 동기와 비교해 약 35% 성장한 성과를 거뒀지만, 복용편의 면에서 불리한 '비키라/엑스비라'의 경우에는 갓 국내 시장에 등판했음에도 직전 동기 대비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는 참담한 결과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2017년 상반기 578억 5,700만 원가량의 원외처방 규모를 보이던 DAA 시장은 올 상반기 약 266억 원까지 떨어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그렇다고 이런 시장 감소가 C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일까?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최문석 교수는 “국내 C형간염 환자수는 3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2016년 기준 진료 환자는 5만 명이 채 안 된다”며 낮은 국내 C형간염 진단율을 지적한 바 있다.


즉, 여전히 C형간염 환자는 상당수 존재하지만 진단 자체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간 전문의료진들은 C형간염 바이러스 국가검진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WHO에서 2030년까지 C형간염 박멸 목표를 대의로 제시한 만큼, 향후 10년 안에는 한국도 C형간염 박멸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환자의 대부분이 치료가 용이한 1b, 2a형인 국내 유병 환경을 감안한다면 그 달성 시기는 타국보다는 이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길리어드의 ‘하보니’∙’소발디’가 급여범위가 확대되고 약가 또한 인하됐으며, 새로운 범유전자형 치료제 애브비의 ‘마비렛’ 또한 급여 적용되어 더욱 다양한 치료옵션들이 갖춰져 있지만, 환자 발굴이 답보 상태인 국내 치료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간 전문의료진들은 집단 C형간염 감염사태 시에만 반짝하는 정부의 행태과 시범사업 후에도 전혀 진전이 없는 제도적 개선, 국가검진항목에 상대적으로 충족요인을 갖췄음에도 유병률과 비용효과성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는 보건당국의 대처를 비판하고 있다.


현재 학계는 C형간염이 만성화되어 간경화나 간암 등으로 진행되는 비율과 그 사회적 부담 그리고 고령에서의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 비율을 감안한다면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이나 일반건강검진에 anti-HCV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값싼 anti-HCV 검사 비용과 ▲완치 수준의 치료제 등장과 치료기간 단축, 그리고 ▲이런 치료제들의 건강보험급여까지 사실상 C형간염 환자 발굴 시 치료를 위한 대부분의 조건이 갖춰져 있으며, 최근에는 다양한 비용효과성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며 이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C형간염 치료 DAA 시장의 악화가 단순히 시장의 몰락만이 아닌 국민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이상 보건당국의 C형간염에 대한 단기적 재정 투입 논의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