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챔픽스’가 신경정신과적 안전성 확인에 이어 최근까지 논란이 된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해서도 임상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타 제제 대비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30일 한국화이자제약은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타르타르산염)’가 대규모 글로벌 임상연구 CATS를 통해 금연치료 보조요법으로서의 효과와 심혈관계 안전성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챔픽스’는 지난 2016년 EAGLES 연구 발표를 통해 신경정신과적 안전성 근거를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심혈관계 안전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어 왔다.
한 예로 지난 2017년 12월에는 캐나다 ICES (the Institute for Clinical Evaluative Sciences)가 챔픽스를 복용한 57.000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챔픽스 복용군에서 미복용군 대비 심혈관사건 위험이 34% 더 높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연구는 2011년 9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챔픽스를 복용한 57,000명의 캐나다인들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4,185명에서 응급실이나 입원을 요하는 1개 이상의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해당 분석 결과를 '미국 호흡기 및 중환자의료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게재하며, 챔픽스 복용 환자 1,000명당 4건의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며 관련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화이자는 지난 달 10일 JAMA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지에 최근 전 세계 최대 규모의 금연치료 글로벌 임상인 EAGLES 연구의 연장 임상시험 CATS (Study To Evaluate Cardiac Assessments Following Different Treatments Of Smoking Cessation Medications In Subjects With And Without Psychiatric Disorders)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그간 불거졌던 심혈관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켰다.
CATS 연구는 16개국에서 진행한 무작위, 평행군, 이중맹검, 위약 및 니코틴 대체요법 대조 임상연구인 EAGLES 연구의 비치료 연장 임상시험으로, EAGLES에 참여했던 8,058명의 성인 흡연자 가운데 4,595명을 대상으로 기존 연구의 12주 치료 및 12주 관찰 이후 추가적인 28주의 추적 관찰을 통해, 챔픽스, 부프로피온, 니코틴대체제 및 위약의 심혈관계 이상반응 관련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금연치료 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의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MACE)이 일어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는 모든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의 발생과 함께 말초동맥질환이 새롭게 발병하거나 질환이 악화되어 시술이 필요한 경우, 울혈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관상동맥혈관재생술, 또는 불안정형 협심증, 심각한 부정맥으로 입원하는 경우, 비치명적인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발생,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MACE+)으로 설정됐다.
연구 결과 챔픽스 투여군과 부프로피온, 니코틴대체제, 위약 투여군의 심혈관계 이상반응, 혈압, 심박수 변화 등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확인됐으며,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 발생 시간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해당 연구결과는 급성 혹은 불안정한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분석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던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일반적인 흡연자들의 챔픽스 복용은 심혈관계 이상반응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점은 확인됐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2015년 발표된 미국과 캐나다에서 심근경색 등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으로 입원한 302명의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금연치료의 효과와 심혈관계 이상반응 관련 안전성을 살펴본 EVITA 연구의 책임 연구자였던 아이젠버그 박사가 CATS 연구와 EVITA 연구의 주요 결과 발표를 맡아 진행했다.
아이젠버그 박사는 “글로벌 대규모 임상연구 CATS와 EVITA의 연구결과는 심혈관계 질환을 동반한 흡연자들의 금연치료에 있어서 심혈관계 이상반응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며, “심혈관질환 환자들은 반드시 금연을 통해 심각한 심혈관계 위험성을 감소시켜야 하는 만큼, 의지만으로 금연이 어려울 경우 임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금연치료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는 올해 WHO가 ‘세계 금연의 날’의 주제로 선정한 ‘흡연과 심장질환’에 초점을 맞춰, 흡연량과 심혈관질환 발생의 상관관계에 대해 발표하고 다양한 관련 임상결과들을 소개했다.
특히 흡연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 증가에 미치는 영향과 금연을 통한 위험 감소 효과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교수는 “담배는 조금만 피우더라도 심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흡연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심장마비나 사망의 위험을 낮출 수 없다”며 “만성질환을 가진 중증흡연자들은 금연이 어려울 경우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금연치료를 통해 반드시 금연을 해야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