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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우울증, 가난 등으로 자살…남성 · 노인층에 두드러져

NMC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자살시도자에게 의료비 지원 등

80대 이상 남성 노인층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이 나타나며, 주된 자살 사유는 환청, 망상, 우울증 등 정신장애와 경제적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 공공보건의료연구소가 지난 2일 오후 2시 연구동 9층 강당에서 자살의 실태 및 예방을 위한 제언 주제로 제4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NMC 이소희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장이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사업 경과를 보고했다.



◆ 나이 많고 가난하며 실직 상태인 경우 자살 多

이소희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장(이하 이 센터장)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다양한 연령층에서 다양한 이유로 자살 시도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2016 OECD Health Data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OECD 국가 대비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 이는 18.7명으로 자살률 2위인 일본보다 약 1.53배 높은 수치이다.

2016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의 지역별 추이를 살펴보면, 충북이 27.5명으로 가장 높고, 충남 26.0명, 강원 25.2명 순이다. 서울이 19.8명으로 가장 낮다.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80대 이상이 78.1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 노인 자살이 심각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뒤를 이어 70대 54.0명, 60대 34.6명, 50대 32.5명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자살률은 2016년 기준 남성 36.2명, 여성 15명으로, 남성 70.7% 여성 29.3%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자살률 자체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점점 더 올라간다. 자살시도율은 여성이 더 높지만, 자살을 완성하는 것은 남성이 더 높다."라고 설명했다.

성별 · 연령별 자살률은 80대 이상 남성이 150.5명으로 가장 높으며, 약 7:3의 비율로 남성에게서 더 많은 자살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의 특성으로는 ▲부정적 경기변동, 특히 실업률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정신질환을 치료받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자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국민 의식이 만연하며, 목맴 등 치명적 수단을 선택하는 경향 등이 있다. 또한, ▲직접적 동기는 정신적 문제, 경제적 문제, 신체 질병 등이며 ▲자살 규모 · 연령 · 동기 등 다양한 요인과 더불어 지역 경제 침체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센터장은 "▲부정적 경기변동 ▲소득불평등 ▲낮은 사회 통합이나 ▲가족관계 악화 ▲정신질환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게 하는 편견 · 문화 ▲자살 보도로 인한 자살 확산 ▲삶의 위기 극복 실패 ▲사회적 관계 단절 및 여러 서비스 연결 실패 ▲지역사회 경제 침체 등이 자살에 영향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자살은 연간 6.5조 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고, 남은 사람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우리 사회의 국민 인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 자살 시도는 여성 많고, 실제 사망은 남성 더 많아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의 자살시도자 관리 사업은 자살예방전략 중 집중적인 예방에 속하고 있다. 2004년 자살예방 5개년 종합 대책 세부사업과 2008년 제2차 자살예방 종합 대책이 본 사업 시행의 계기로 작용했으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자살예방과 관련하여 사후관리 강화를 통한 자살 확산 예방에 속해 있다.

이 센터장은 "자살은 재시도율 ·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응급의료센터를 내원한 자살시도자가 일회성 응급 진료에 그치지 않고 정신과 진료를 연결한다거나 이를 거부할 경우 사례관리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게 본 사업의 목적이다."라면서, "본 사업은 정신건강의학과 · 응급의학과가 함께 공모하여 작년 3월 1일부터 시작했다. 자살시도자가 자살시도로 인한 내과적 문제 · 신체 손상이 있으면 응급의학과에서 먼저 진료하여 해결하고, 어느 정도 대화가 되는 상태에 이르면 정신건강의학과와 사례관리팀이 동시 개입해서 관리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부터 금년 3월 31일까지 1년간의 활동 실적을 살펴보면, NMC 응급의료센터 내원 자살시도자는 94명으로, 금년 3월이 1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지난해 7 · 8 · 9월이 각각 11명씩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센터장은 "아직 1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올해 어떻게 될지 월별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라고 했다.

내원 현황은 남성 54명(57.4%), 여성 40명(42.6%)으로 구분되며, 연령별로는 40대가 29명으로 가장 많고, 50대 21명, 20대 14명 순이다. 내원 시간별로는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가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시도자의 의료보장 형태는 건강보험이 56.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자살시도 동기로는 ▲환청, 망상, 우울증 등을 포함한 정신장애가 33%로 가장 많고 ▲경제적 문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밖에도 ▲대인관계 ▲학교 · 직장 관련 ▲신체적 질병 ▲주변 사람의 죽음 · 질병 ▲학대 ▲법적 문제 ▲급격한 정서적 흥분 등이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응급의료센터 내원 자살시도자 대상 자살 관련 초기 평가 서식을 완료한 단계인 초기 평가 수행률은 내원자 94명 중 84명인 89.4%로 꽤 높은 수준이며, 초기평가가 완료된 대상자들에게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인 사례관리 등록률도 84명 중 75명인 89.3%로 높게 나타났다. 사례관리 서비스를 동의한 대상자에게 자살 위험성을 평가하는 등 4회 이상 개입 기준의 사후관리 수행률은 75명 중 45명으로 60%로 확인됐다.

이후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 동주민센터, 자살예방센터, 지역복지관 등 지역사회기관에 연계해 추적 확인을 한 경우는 45건 중 20건인 44.4%로 나타났다.

의료비 지원 사업과 관련하여 이 센터장은 "자살시도자가 의료비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우리 원에서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연계해 의료비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총 8명이 의료비를 신청했고, 1천 2백여만 원을 지원했다. 상한액은 3백만 원 정도였고, 금년부터는 1백만 원을 낮춰서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의료비 지원 사업은 ▲사례관리자 초기 면담을 시작으로 ▲사후관리 정보 제공 동의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내부 회의 ▲중앙자살예방센터 지원 신청 · 적격 심사 ▲의료비 지원 순으로 진행된다.
 
이 센터장은 "매일 원내에서 전날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에 대한 보고가 있다. 또, 케이스에 대해 사례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외로는 지역사회기관에 찾아가서 지역 서비스와 연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라면서, "이 밖에도 심포지엄,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수퍼비전, 정책 토론회, 학술대회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참석하고 있다. 실무자 소진예방 워크숍도 열었고, 지난해에는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수행기관 현장 모니터링도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센터장은 "NMC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는 생긴 지 1년밖에 안 됐다. 앞으로 우리 센터가 만나는 모든 분이 자살위기를 극복하고 행복해지는 그 날까지 희망을 안고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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