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한미약품이 자사의 폐암 표적항암제 ‘올리타’ 개발 중단을 선언하자, 같은 시기 국내 급여 협상을 진행하며 이전엔 없던 3차 협상까지 연장되는 등 물의 아닌 물의를 일으켰던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가 함께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경쟁 시작 단계부터 ‘타그리소’는 이미 뇌전이 환자에서의 효과 입증 등 ‘올리타’에 비해 앞서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올리타’ 약가와 비교되며 약가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조직 채취가 어려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T790M 변이 확인을 위한 액체생검 급여 확대가 논의되며 ‘타그리소’의 사용 확대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게다가 ‘타그리소’ 1차 치료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들이 세계 유수 암학회에서 발표되며, 1차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심평원에서는 ‘타그리소’의 급여범위를 액체생검까지 확대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며, 곧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그리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T790M 변이를 확인해야 하는데, 병환이 악화되어 현재 급여 범위에 있는 조직 채취가 불가한 환자에서 혈액이나 체액만으로 T790M 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급여확대에 따른 약가조정도 이미 제약사와 논의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타그리소’의 사용 확대에는 사실상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타그리소’ 1차 치료에서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 논문들이 국제 암학회에서 발표되며, ‘타그리소’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대에 근거를 더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럽폐암학회(ELCC, European Lung Cancer Conference)에서 EGFR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FLAURA 연구의 질병 진행 후 예후 결과와 관련한 신규 데이터를 발표했다.
‘타그리소’는 EGFR TKI인 ‘엘로티닙’ 또는 ‘게피티닙’과 비교한 질병 진행 후 예후 결과를 통해 1차 치료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션 보헨(Sean Bohen) 글로벌 신약개발 담당부회장 겸 최고 의학책임자는 “FLAURA 임상 연구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통해 타그리소 1차 치료가 질병의 2차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을 거의 절반으로 줄이는 등 후속 치료 이상의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타그리소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무진행 생존기간 결과와 함께 표준 요법으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공고히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데이터 확정 시점에서 타그리소 1차 치료군의 치료 중단 환자수는 EGFR TKI 대조군에 비해 적었으며(49% vs. 77%), 타그리소 1차 치료군 중 후속 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29%로, EGFR TKI 대조군의 46%보다 낮았다.
타그리소 1차 치료군에서 첫 번째 후속 치료 또는 사망까지의 소요 시간의 중간값은 23.5개월로 엘로티닙 또는 게피티닙 치료군의 13.8개월보다 49%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타그리소로 1차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서 EGFR TKI 치료 중단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의 중간값은 23.0개월로, 후속으로 타그리소 2차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포함한 대조군의 16.0개월에 비해 길었다.
또한 타그리소 1차 치료군에서 질환의 2차 진행 및 사망(PFS2)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약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구스타브 루시(Gustave Roussy) 암연구소 흉부종양위원회 데이비드 플랑샤르(David Planchard) 부교수는 “질병 진행 후 예후 결과는 항암 1차 치료 효과 측정에 있어 점차 중요한 척도로 인식되고 있으며, FLAURA 연구의 평가 항목들 전반에서 나타난 일관된 위험 감소가 FLAURA 연구의 전체생존기간 분석(overall survival analysis) 중간 결과에 대해 신뢰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FLAURA 연구에서의 타그리소 1차 치료에 대한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에서 확인된 것과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타그리소 1차 치료는 EGFR TKI 표준 요법 대비 Grade 3 이상의 이상 사례 발현율(34% vs. 45%)이 낮았으며, 우수한 내약성을 나타냈다. 타그리소 1차 치료 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사례는 발진, 설사, 피부건조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