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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스타틴 요법, 지질강하와 심혈관보호 동시 만족하는 약제로 유일

하버드의대 프레스톤 교수, 스타틴 약제별 효과 차이 분자학적 해석 제시

전 세계적으로 지질 강하 치료에 표준요법제로 사용되고 있는 스타틴 제제. 이상지질혈증과 죽상동맥경화증 치료에 있어 스타틴의 지질 강하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당뇨 환자에서의 스타틴 치료가 신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최근 국내에서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가진 아시아인에서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치료가 신기능 저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약물별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연구한 논문이 발표되며, 같은 스타틴 제제라도 약물별로 신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연구(아래 그림)는 이전에 12개월 이상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던 당뇨 환자 484명을 대상으로 중간 정도 용량의 아토르바스타틴(10~20 mg/day), 로수바스타틴(5~10 mg/day) 치료를 진행한 후, 1년간의 eGFR(사구체여과율) 변화와 eGFR 감소가 3%를 초과한 급격한 신기능 저하를 보인 환자 비율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두 군 모두에서 혈액지질농도의 개선과 뚜렷한 eGFR 감소를 관찰할 수 있었다.


eGFRs 감소(mL/min/1.73m2)는 아토르바스타틴군에서 80.3에서 78.8로, 로수바스타틴군에서는 79.1에서 76.1로 감소했으며, 급격한 eGFRs 감소를 나타낸 환자는 아토르바스타틴군에서 38.6%, 로수바스타틴군에서 48.7%로, 로수바스타틴군에서 더 유의하게 신기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국내 연구 결과는 2015년 발표된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PLANET 연구 결과와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 스타틴 약물별 신장 효과 차이에 근거를 더했다.


PLANET 연구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불가리아,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멕시코, 루마니아 그리고 미국의 147개소 353명의 신질환을 가진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아트로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치료가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한 연구다.


연구 결과, 만성 신질환 환자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이 로수바스타틴 대비 더 나은 신장 보호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연구가 발표되자 같은 스타틴 계열 약제에도 불구하고 상이한 신장 보호 효과 나타낸 이유를 규명하기 위한 학계의 노력이 시작됐고,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의 분자학적 구조 차이로 해답으로 제시한 연구진이 등장했다.


하버드의대 교수이자 미국 엘루시다 연구소의 설립자인 프레스톤 메이슨(Preston Mason)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메디포뉴스는 최근 방한한 프레스톤 교수를 만나 분자구조 차이에 따른 아토르바스타틴의 신장 보호 효과와 그 외 다면발현성에 의한 심혈관 위험 감소 효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스타틴 연구, 심징질환 기전 연구의 일환


코네티컷의대, 펜실베니아의대 교수직을 거쳐 2001년부터 현재까지 브리검여성병원과 하버드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프레스톤 교수는 2001년 엘루시다 연구소를 출범했다.


그는 연구소 설립 취지를 설명하며 “연구소는 심장질환 기전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진행하는 연구들은 주로 기초 연구로서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나 염증, 산화 스트레스가 심장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틴 연구 또한 심장질환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는 “스타틴은 심장질환 치료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약물로 스타틴이 가지는 ‘다면발현성(pleiotropic)’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프레스톤 교수는 “스타틴 치료의 원래 목표인 LDL 강하 효과 외에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기능이 염증 완화, 산화 스트레스 감소, 혈관 보호 효과”라며, PLANET 연구 결과에 대한 부연 설명을 진행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로수바스타틴은 10, 20, 40 mg 세 개의 용량 사용하며, 아트로바스타틴은 10, 20, 40, 80 mg 네 개 용량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로수바스타틴 80 mg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로수바스타틴 고용량 사용시 환자의 신손상이 관찰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스톤 교수는 “그렇다면 로수바스타틴 40 mg은 환자의 신손상 우려로부터 안전한지를 규명하기 위해 PLANET 연구를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 로수바스타틴 40 mg에서도 신장기능 감소가 관찰됐다”며, “현재 미국의 경우 미국신장재단에서 신질환 환자에서는 로수바스타틴 20 mg 이상을 사용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스톤 교수는 “반면 아토르바스타틴은 가장 고용량인 80 mg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로수바스타틴 대비 신장 보호 효과가 관찰되었다”며, “이 연구 결과를 살펴보며 두 약물의 분자구조에서 이러한 효과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발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폰아마이드, 로수바스타틴의 신기능 저하 원인


프레스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의 신장 보호 효과 차이의 원인은 로수바스타틴 분자에 포함된 ‘설폰아마이드’이다. 설폰아마이드계 약물의 경우 신장에 유해한 대사물질을 생성한다는 연구 논문이 다수 존재하며, 수용성인 로수바스타틴의 특성상 신장에서 대사되며 신독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반면 아토르바스타틴의 경우 2% 미만에서만 신장에서 배출되며, 주로 간에서 대사되어 신장에 영향을 덜 미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신질환 환자에서 로수바스타틴 사용 용량을 제한했던 미국신장재단에서도 아토르바스타틴의 경우 용량 제한 없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프레스톤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신질환 환자에서는 로수바스타틴은 처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토르바스타틴, 다면발현성에 의한 심장질환 예방 효과 탁월


프레스톤 교수는 이외에도 아토르바스타틴이 가지는 다면발현성이 심장질환 예방 효과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설명했다.


그는 “아토르바스타틴의 다면발현성 연구는 약 20여 년간 진행되어 왔으며, 발표된 논문만 50여 개에 달한다”고 설명하며, “핵심은 아토르바스타틴의 이런 다면발현성은 환자의 LDL 베이스라인 수치와 상관없이 용량 비례하여 나타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이미 심장질환에 노출되어 있는 환자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그는 “수많은 연구들을 통해 아토르바스타틴이 염증과 관련된 바이오마커에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염증은 심장병 유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심장혈관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이것이 플라크를 발생, 결과적으로 혈관에 파열을 일으켜 심장병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는 심장병은 물론 뇌졸중 발병에도 마찬가지로 아토르바스타틴의 뇌졸증 예방 효과 또한 마찬가지 기전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토르바스타틴의 경우 LDL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혈관 손상을 예방함으로써 심혈관 보호 효과를 갖는데, “최근에는 인비트로 연구를 통해 아토르바스타틴이 아포B인자가 산화되는 과정에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기전을 예방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아트로바스타틴의 항염 효과와 아포지단백B 입자 감소, 내피세포기능 개선 효과 등이 결국은 심장질환 보호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시아인에서 스타틴 효과 더욱 두드러져…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행한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한국인에서 스타틴 지질 감소 효과가 서양인 대비 효과적이며, 특히 아토르바스타틴에서 더욱 뚜렷한 것을 볼 수 있다.


프레스톤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아시아인과 서양인에서의 체내 콜레스테롤 형성 기전의 차이가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체내 콜레스테롤 형성 기전은 식생활에 의한 형성과 간 내 콜레스테롤 합성 기전 이렇게 두 가지인데, 아시아인의 경우 서양인 대비 식생활에 따른 콜레스테롤 형성보다는 간 내 합성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스타틴의 효과가 더욱 잘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심혈관 효과와 LDL 감소 효과, 동시에 잡는 건 스타틴이 유일!


프레스톤 교수는 마지막으로 근거 중심의 치료 중요성을 강조하며, “LDL 감소 효과와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모두 인정 받은 치료제는 스타틴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 고용량 스타틴의 처방보다는 비스타틴 제제의 병용이나 복합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렇게 강변한 것이다.


프레스톤 교수는 “미국의 경우 근거 기반의 처방을 중요시하며, 심혈관 개선 효과가 완전히 입증된 약제에 한해서 허가와 처방이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병용요법 경우 심혈관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가 충분히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에제티미브’ 연구가 있기는 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근거로는 미비해 FDA는 역시 ‘에제티미브’ 포함 약물에 대해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유효한 카테고리로는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LDL 감소와 더불어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약제로는 유일하게 인정받고 있는 것이 스타틴 요법”이라며 “때문에 고용량의 스타틴 요법이 ‘기본’이며, 최대 용량 스타틴 사용이 불가한 환자의 경우에서 병용요법이나 복합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