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진료선택권을 확대 및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가 시행될 전망이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지난 14일 협회 중회의실에서 '첩약 건강보험 추진 특별위원회(이하 첩약 건보 특위)' 발대식을 개최하고,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 추진을 위한 한의계 대표기구의 공식 출범을 전했다.
첩약 건보 특위는 ▲한의계 전문가와 원로들로 이뤄진 '자문단' ▲대내외 홍보를 진행할 '회원소통소위원회' ▲세부 정책을 추진하고 유관기관과 협의를 맡게 될 '사업추진소위원회' ▲첩약 건보 적용에 대한 구체적 시행안을 마련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할 '정책연구소위원회'로 구성됐다.
향후 첩약 건보 특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생애주기별 한방의료서비스 보장성 강화' 실현 측면에서 생애주기별 취약계층인 소아, 여성, 노인의 대표 상병과 치매와 난임 등 국민의 요구도가 높은 질환에 대한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우선해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발대식에서 임장신 첩약 건보 특위 위원장은 "한때 혼란의 시기를 겪기도 했던 첩약의 건강보험진입은 이제 한의계의 희망과 관심사가 돼 세상 밖으로 나왔다."며, "첩약 건강보험을 반드시 이뤄내 한의계의 발전은 물론 국민건강증진에도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과 제도의 뒷받침은 물론 한의계 내부의 단합,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첩약이 왜 급여화돼야 하며, 급여화됐을 때 어떤 점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잘 설득할 수 있도록 위원회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첩약 건강보험 적용은 지난 2012년 10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총 6천억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한시적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향후 확대 여부를 논의키로 의결한 바 있으나, 당시 한의계 내부사정 등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한의협은 "이 사안은 첩약 급여화에 대한 높은 사회적 요구와 치료 만족도는 매우 높으나 가격 부담감이 커서 첩약 치료를 포기하는 국민이 많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으로써 국민건강증진 차원에서 선결돼야 할 과제로 꼽혀왔다."라고 했다.
한의협은 한약진흥재단이 발표한 '2017년 한의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 중 한의원 · 한의병원을 이용하는 국민 대상으로 건강보험급여 확대 우선순위를 묻는 설문에서 탕약(첩약)이 각각 61.3%와 50.6%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한의 외래 이용 시 탕약(첩약) 이용자의 만족도가 5점 만점에 3.8점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한의의료기관 이용자의 77.3%가 탕약이 비싸 보험급여가 필요하다고 답한 2014년 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결과가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의협은 지난해 11월, 65세 이상 어르신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를 위한 첩약 보험급여 시행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전 회원 투표를 시행해 78.23%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이를 가결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한약(첩약) 보험급여 추진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의 대표발의로 계류 중이며, 보건복지부 역시 지난 3월 한의계를 포함한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치료용 첩약에 대한 보험 급여화를 검토할 계획임을 밝혔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9일 약 7,8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6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연구에서는 국내외 첩약 조제 현황과 관리기준을 조사 · 분석하고, 첩약 급여화 검토를 위한 쟁점 사항 도출 및 해결방안 마련과 단계적 기반 구축, 보험급여 시범사업 방안 마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의협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국민이 금전적인 문제로 진료선택권을 제한받는 불합리한 상황을 없애고, 진료선택권 · 편익성을 높인다는 데 있으며, 현재 정부와 국회, 건보공단 등과 유기적인 협의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국민이 원하는 첩약 건강보험 적용이 조속한 시일 내에 안착할 수 있도록 협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