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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대한소화기학회, 기획위원회 신설로 정부 협상 리드

내과 펠로우십 개편 등 정책적 현황 논의 기반 마련

대한소화기학회의 새로운 집행부는 회원들의 미충족 수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위원회를 신설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소화기질환이 국내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니만큼 문재인 케어 내 소화기 영역에서의 보험 정책이나 정책적 이슈를 효과적이고 조화롭게 정부와 협상하는 데 소화기연관학회들의 모학회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15일 서울 홍제동 소재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대한소화기학회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대한소화기학회는 지난 해 11월 새롭게 구성된 새 집행부의 소개와 향후 주요 활동 계획에 대해 발표하기 위해 기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대한소화기학회 이동기 이사장(연세의대)은 “지난 해 국내 내과 펠로우십 제도에 개편이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과의 가장 큰 분과인 소화기내과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 변화된 펠로우십 제도에 어떤 개선점들이 존재하는지 심도 있게 논의하고, 타 내과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수련의들을 훌륭한 소화기 전문 인재로 육성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기 이사장은 정책적 개선이 필요한 한 예로 전문의 수련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상 국내에서 필요한 분과 전문의는 전체 40%에 불과한데 현재 약 80%의 의료진이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한 수가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도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전공의 수준의 업무를 해야 하는, 일종의 인력 낭비인 셈이다. 또한 이런 상황이 되는 데에는 국내 전문의 수료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이 이사장은 설명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전문의 과정이 2년이며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고, 2년간의 교육과정이 구체적이고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는 반면, 국내는 2년 과정 이수가 권고일 뿐 의무가 아니며 사실상 1년만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전문의 시험을 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동기 이사장은 “이래서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전문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동기 이사장은 의료 공백이 생길 때마다 의료전문가들을 시급하게 메꾸어 때우는 식의 행태가 더 이상 이어지면 안 된다며, “이제는 정부가 의료수급을 정확히 예측하여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동기 이사장은 그간 회원들이 요구해온, 그러나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미충족 수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그간 학회활동이 분과학회로 세분화되어 전문성 강화를 최우선으로 하며 학문적 성장에 치중해 온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1차의료 종사자 회원들의 보험이나 정책에 대한 요구가 상대적으로 충족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회는 약 3년 전부터 이런 부분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으며, 소화기질환이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유독 흔한 특성상 문재인 케어 내 소화기 분야에서의 정책적 요구사항을 학회가 나서서 정부와 조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소화기내과 분야의 학문적 성과와 개인의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다짐한 학회는 가이드라인위원회의 신설 또한 발표했다.


국내외 소화기 관련 진료지침을 정리하고, 신규 진료지침 및 수용 개작이 필요한 부분을 연관학회와 협업하여, 환자에 좀 더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올 가을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소화기위크(APDW)와 Korea Digestive Disease Week (KDDW)를 통해 국내 소화기내과 학문의 국제화를 실현하고, 세분화된 소화기연관학회 간의 통합적 교류로 전체적인 소화기내과 역량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지속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회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맡은 문종호 국제협력이사(순천향의대)는 “올해 11월에 코엑스에서 개최될 APDW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중요한 소화기 분야 학술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적인 성장과 더불어 의료 수준의 양적 ∙ 질적 성장으로 이미 전 세계의 관심이 이 지역에 쏠려 있다”고 강조했다.


문종호 이사는 “이번 APDW는 전 세계 참여 의료진만 5,000~6,000명이며, 관련 전문가들까지 합하면 만여 명 이상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학회”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국내 8개의 소화기 분과학회들이 함께 참여하며 지난 해 최초로 진행된 KDDW 또한 올해 APDW와 같은 기간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소화기학회는 소화기내과 내 세부 분과가 생기며 개인의 전문성은 강화되었지만 소화기내과 전체의 통합적인 이해가 부족해지는 현상을 우려해, 지난 해부터 8개 분과가 모두 참여하여 서로의 전문성을 나누는 KDDW을 개최함으로써 상호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이동기 이사장은 “학문이란 세분화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통합적인 관점도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소화기분과에 진입한 의료진들이 세부 분과와 전체적인 소화기내과 역량을 균형 있게 갖춰나갈 수 있도록 학회가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