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가 지난 해 11월 발표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의 목적은 ‘규제’가 아닌 ‘규명’에 있으며, 모호한 적용범위를 명확히 하고 기계학습의 특성상 발생하는 ‘변경허가’에 대한 체계 확립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2018년 춘계심포지엄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진단검사의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해당 섹션의 마지막 순서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정책과 손승호 주무관(평가원 첨단의료기기과)은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식약처는 지난 해 11월 환자의 진료기록, 의료영상, 생체정보, 유전정보 등의 의료용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소프트웨어에 대해 의료기기 여부를 구분하는 기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손승호 주무관은 제도 개선의 이유로 ▲의료기기 관리 대상의 모호성, ▲의료기기 분류 체계의 부재, ▲기술문서 심사 범위의 모호성, ▲성능 및 유효성 검증 방법 필요, ▲변경 허가(인증) 관리 방안 필요 등을 들었다.
손 주무관은 “이번 가이드라인의 제정 목적은 첨단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가 의료기기와 비의료기기의 명확한 구분에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손 주무관에 따르면, 의료기기와 비의료기기의 기준은 ‘기계학습’에 있다. 기존 기술의 경우 ‘학습, 학습 데이터 관리, 검증, 변경’의 주체가 ‘개발자(엔지니어, 임상의 등)’에 있었다면, 기계학습 적용 기술은 ▲학습과 ▲변경의 주체는 ‘기계’, ▲학습 데이터 관리와 ▲검증의 주체는 ‘개발자(선)’와 ‘사용자(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기계학습을 하는 AI 적용 의료기기의 특성상 기계 자체의 업그레이드 시 변경되는 사항에 대해 어떻게 관리하고, 변경 허가 인증 제도를 어떻게 적용할지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기계학습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 ▲의료용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질병을 진단 또는 예측하는 독립형 소프트웨어 형태의 의료기기로 적용범위를 정의했다.
우선 의료기기에 해당되는 소프트웨어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환자의 질병 유무, 상태 등을 자동으로 진단·예측·치료하는 제품, ▲의료영상기기, 신호획득시스템 등을 통해 측정된 환자의 뇌파, 심전도 등 생체신호 패턴이나 시그널을 분석하여 진단·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주는 제품으로 나뉜다.
반면, 의료기기에 해당되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의료기관에서 보험청구 자료 수집·처리 등 행정사무를 지원하는 제품, ▲운동·레저 및 일상생활에서 건강관리를 위한 제품, ▲대학·연구소 등에서 교육·연구를 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 ▲의료인이 논문·가이드라인·처방목록 등의 의학정보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법 등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품 등이 있다.
손 주무관은 “다만 의료기기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국내외 개발 중인 제품들에 대하여 제품 개발 동향, 자료조사·분석, 모니터링 등을 통해 위해요소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의료기기로 분류·관리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