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의 광고 형식이 점차 다양해 지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사 광고의 초기 모델은 단순히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유명 연예인 등 Top 광고모델 기용 ▲올림픽, 인기 TV 프로그램 등 사회적 트렌드 부합 ▲단순 제품 홍보를 넘어선 스토리텔링형 광고까지 제약사의 광고 모습이 점차 다양해 지고 있다.
◆국민여동생 ‘아이유’부터 신스틸러 ‘조우진’까지
일반의약품(OTC)는 비교적 대중의 접근성이 높은 제약사 품목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친숙한 연예인이 광고 모델로 많이 기용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경동제약에서 판매하고 있는 진통제 ‘그날엔’의 광고모델은 대중에게 ‘국민여동생’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된 아이유다. 아이유를 광고모델로 기용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주목을 이끄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이유가 등장하는 그날엔 광고는 취업준비생,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대학생활에서 갑자기 통증을 느낄 때의 상황과, 어려운 취업난으로 힘들어 하는 취준생의 고단함을 위로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취준생을 대상으로 하는 ASMR을 이용한 점이 눈에 띈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감각 쾌락반응)은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으로, ▲바람이 부는 소리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을 제공해 준다. 정신적 치유를 얻고자 하는 청취자들이 ASMR 소리를 듣게 되면 이 소리를 통해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2010년 무렵 미국, 호주 등지에서 유통됐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 ASMR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아이유가 찻잔을 따르는 소리로 시작하는 그날엔 광고는 취준생의 취업의 어려움을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위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광고분석 블로거는 “지금껏 봤던 ASMR 활용 광고들은 공통점이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조용함을 깔고 주변에 시선을 분산시킬 만한 다른 배경을 넣지 않는다. 모델의 움직임조차 정적이다. 아이유의 속삭임 역시 그 모델만을 집요하게 클로즈업해 그 목소리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는 진통제라는 제품에 성격에 맞춰 (통증을) 차분히 가라앉혀 준다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 광고모델로 영화계 신스틸러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조우진을 기용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이번 아로나민 광고는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일반의약품 매출 1위에 오른 아로나민골드의 위상을 강조하고,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는 인지도 높은 제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각각의 상황 속에서 “괜히 1등 하겠어?”, “아로나민, 아로나민 하는 데엔 이유가 있죠”, “1위 아로나민골드, 이름값을 하니까” 등의 멘트를 통해 아로나민골드의 브랜드 파워를 드러낸다. 또한, 기존 광고에서 사용했던 키 메시지(key message) ‘드신 날과 안 드신 날의 차이, 경험해보세요’를 유지해 일관성을 살리고 제품력을 강조했다.
이는 조우진을 단순 전달자에 머무는 형식을 취해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일동제약과 달리 광고모델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전달자로서의 기능을 강화한 것이 광동제약의 경옥고 광고다.
광동제약은 경옥고의 광고모델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을 기용해 황교익의 전문적인 해설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건강한 맛을 추구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황교익은 이번 CF에서 영조의 건강비결로 경옥고를 소개한다.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은 44세였지만 영조는 83세까지 생존했는데, 철저한 식단관리와 더불어 경옥고를 복용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옥고 광고 120시간 증숙과정도 강조한다. 광동제약은 동의보감 처방 그대로 인삼, 복령, 생지황, 꿀 4가지 약재를 배합한 후 전통 방식을 살려 120시간을 찌고 숙성시켜 이 약을 제조 과정 역시 광고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쇼미더머니까지 사회적 트렌드와 함께 간다
한미약품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이어가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아랑을 어린이종합영양제 ‘텐텐’의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김아랑 선수의 이번 모델 발탁의 뒷이야기는 흥미롭다. 김아랑 선수가 인스타그램에 “하루 3개만 먹어야 하는데 현재 13개째…”라는 글을 올렸고, 이를 계기로 ‘한미약품 광고 모델발탁’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미약품은 관계자는 “지난 27년간 사랑받은 텐텐을 금메달리스트인 김아랑 선수도 애용했다는데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며 “김 선수의 밝고 활기찬 성격과 건강한 에너지가 텐텐의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최근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드랩스타 등으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힙합’을 광고에 녹여냈다.
동화약품의 활명수는 지난해 8월 힙합레이블 AOMG와 하이어 뮤직의 수장인 박재범과 함께 ‘REBORN’ 이라는 음원을 내 놓았다.
‘다시 태어나 새롭게 시작해’, ‘다시 생명을 내게 불어 넣어’ 등의 가사를 담은 이 곡은 유명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6’에서 탈락한 출연자들의 새로운 부활 기회를 응원하는 곡이다. 지난해 12월 5일 기준 통합 조회수 1,330만건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 곡은 최장수 제약기업인 동화약품이 ‘힙합’을 활용하여 시도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보수적인 제약기업의 이미지와 달리 매우 이례적이다. ‘REBORN’ 프로젝트는 특히 젊은 소비자들에게 각광 받으며 각종 SNS를 통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적 고단함부터 사회공헌 내용까지 담는다
동아제약의 박카스는 광고 영역에서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로 유명하다.
2016년 동아제약은 힘든 현실에서도 힘차게 살아가고 있는 청춘을 응원하기 위해 ‘나를 아끼자’라는 박카스 TV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응원의 대상을 전 국민 차원으로 확대해 이 시대 아빠를 응원하는 ‘딸의 인사’ 편을 선보였다.
지난달 5일부터 선보인 엄마 편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을 소재화했다. 자신의 사회적 목표를 잠시 접어 두고 집안일과 육아에 전념하며 힘을 내는 이 시대 엄마의 모습을 담아냈다.
광고에는 집안일을 하는 엄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느 때처럼 집안일과 아이들을 씻기면서 ‘태어나서 가장 많이 참고, 일하고, 배우며, 해내고 있는데 엄마라는 경력은 왜 스펙 한 줄 되지 않는 걸까?’ 라는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아이들의 장난에 언제 고민했냐 듯이 웃으면서 같이 장난을 친다. 마지막에는 목욕을 마친 아이들이 서로의 얼굴에 낙서를 하고 그러한 아이들과 아빠가 셀카를 찍다 엄마에게 혼나는 모습으로 유쾌하게 마무리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번 박카스 광고 엄마 편은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엄마들을 응원하고자 제작했다”며, “앞으로도 우리 주위의 일상 속 이야기들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국민들에게 힘이 되는 박카스 광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메디톡스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팀2022’를 광고 전면에 내세워 사회공헌 이미지를 광고에 담아냈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만들어내는 웅장한 사운드, 몽골과 네팔 현지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 어우러진 메디톡스의 세 번째 기업광고 ‘NOW(나우)’편이 공개됐다.
메디톡스가 이번에 공개한 광고는 ‘함께인 우리가 이 세상의 가장 빛나는 별’이라는 카피로 ‘인간의 시간을 연구하다’라는 메디톡스의 기업 철학을 담은 세 번째 기업광고로,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NOW’편이다.
이번 광고는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 ‘팀 2022’와 연계하여 제작됐으며, 메디톡스가 첨족기형 환아 치료를 지원하고 있는 몽골과 함께 네팔, 미국 현지 로케로 진행됐다. 국내 촬영에서는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참여했다. .
주희석 메디톡스 전무는 “이번 광고는 창사 이래 지속적인 성장해 거듭해 온 메디톡스가 이익 창출이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과 함께 사회 기여의 역할도 체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메디톡스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과 함께 대대적인 사회공헌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