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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표준체중인데 비만? 건강한 비만도 존재한다!

근감소성 비만, 신체 활동 적은 노인 인구에 많아지는 추세

같은 비만이어도 건강한 비만이 있고, 정상 체중임에도 비만한 사람이 있으며, 근육량이 적은 경우에도 비만으로 분류될 수 있다.

지난 1일 오전 9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제23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이하 신 교수)가 '비만의 정의 및 평가방법: 실제 비만과 표준체중인데 비만이라고 찾아오는 환자들' 주제로 발제했다.



비만 지표와 측정 방법은 크게 신체계측과 진단 · 영상검사 방법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신체계측 방법에는 ▲BMI(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 ▲WC(Waist circumference, 허리둘레) ▲WHR(Waist to height ratio, 허리 · 엉덩이 둘레비) 등이 있고, 진단 · 영상검사 방법에는 ▲BIA(생체전기저항분석법) ▲DEXA(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이중에너지 방사선흡수계측기) ▲Fat CT ▲Fat MRI 등이 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누는 지표로, 신 교수는 "이 지표는 키와 몸무게만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근육량과 체지방 감별에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제 비만 기준은 BMI 30 이상이며, 국내 비만 기준은 BMI 25 이상이다.

WC는 복부비만을 진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남자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을 복부비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신 교수는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은 WHO 권고방법이며, 늑골 하단부와 장골능 상부의 중간 부위를 측정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라고 말했다.

WHR는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의 비율을 보는 것으로, 남성은 0.90 초과, 여성은 0.85 초과인 경우 복부비만으로 진단한다.

BIA(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생체전기저항분석법)는 흔히 인바디 측정으로 불리는 체성분검사로, 체지방률을 보는 검사이다. 체지방률 기준으로 남성 25% 이상, 여성 30% 이상을 비만으로 진단한다. 

신 교수는 "결과지에는 체중과 함께 근육량 · 체지방량이 나오며, 체지방률 퍼센티지가 나오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비만을 판단할 수 있다."라면서, "다만 이 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30분 전 소변을 볼 것 ▲4시간 전 금식 ▲12시간 전 운동 자제 ▲48시간 금주 ▲일주일 전 이뇨제 복용제제 ▲여성 생리주기 등 체내 수분량 증가 시기 검사 자제 등의 조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이 조건들을 맞추기가 어렵고, 실시간 검사에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DEXA는 골밀도 측정 검사로, DEXA를 이용하여 연부조직에서 뼈까지 X-ray와 광자의 차이로 체지방, 근육량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신 교수는 "DEXA를 이용하면 체지방량 · 체지방률, 제지방량, 근육량을 측정할 수 있으며, 비교적 정확도가 높기 때문에 연구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X-ray 노출이 20분 정도 이뤄져 방사선 노출 때문에 현장에서 사용하는데 제한점이 있다."라고 했다.

Fat CT 및 Fat MRI는 내장지방 · 피하지방의 면적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복근을 기준으로 안쪽에 있는 내장지방 면적, 바깥쪽 피부밑에 있는 피하지방 면적을 측정하여 내장지방형 · 피하지방형 비만을 판단한다.

내장지방 비만 기준은 100㎠이며, 일반적으로 레벨은 L4와 L5를 많이 사용하고, Mid Thigh Level로도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Fat CT의 경우 방사선 노출과 고가의 비용 부담 문제가 있고, Fat MRI도 고가의 비용 부담이 존재한다.

신 교수는 "CT, MIR 등은 큰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비용 문제가 있어서 사용하기 어렵다."라면서, "MRI도 CT처럼 레벨별로 체크할 수 있고, 실질적인 면적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Broca method(브로카법)는 표준체중 측정 시 사용하는 방법으로, 키에서 100을 빼서 비교적 손쉽게 표준체중을 구할 수 있다. 성별 이상 체중 공식이 존재하는데, 키에서 100을 뺀 상태에서 남성의 경우 10%, 여성의 경우 15%를 곱해서 이상 표준체중을 구할 수 있다.



한편, 소아비만에서도 BMI가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신 교수는 "소아의 경우 BMI 기준보다는 백분위 수(percentile)를 많이 사용한다. 성별 · 연령별 기준으로 95%th 이상인 경우 소아비만으로 판정한다. 과체중인 경우 120%th부터 시작해 중증 비만을 측정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소아비만 측정 방법에는 뢰러 지수(Rohrer index)와 카우프 지수(Kaup index)가 있다.

뢰러 지수는 학령기 어린이를 대상으로 많이 이용되며, 카우프 지수는 5세 미만의 어린이 중 특히 2세 미만의 영유아 비만 판정에 많이 쓰이는 지수로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피하지방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칼리퍼(caliper)라는 기구를 이용해 팔, 어깨뼈 아래, 종아리, 복부 등을 측정하기도 하지만, 이 방법은 전문가가 측정하지 않으면 오차가 크기 때문에 많이 이용되지 않는다.

기타 비만의 분류를 살펴보면, 같은 비만인 경우에도 의학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Metabolically Unhealthy Obese, MUHO)이 있고 건강한 비만(MHO)이 있다. 또한, 같은 정상 체중임에도 비만한 사람(Metabolically Obese Normal Weight, MONW)과 건강한 사람(MHNW)이 나뉘며, 근감소성 비만(Sarcopenic Obesity)과 그렇지 않은 유형으로 분류된다.

MUHO은 ▲높은 내장 지방 ▲높은 BMI 지수 ▲높은 지방량 ▲높은 인슐린 민감성 ▲낮은 중성지방 등, 마른 비만이라고 불리는 MONW는 ▲높은 내장 지방 ▲낮은 BMI 지수 ▲높은 지방량 ▲낮은 LBM(Lean Body Mass) ▲낮은 인슐린 민감성 ▲높은 지방간 ▲높은 중성지방 등으로 진단한다.

근감소성 비만은 체지방량을 기준으로 많은 경우 비만, 그렇지 않은 경우 건강하다고 진단하는 방식에 근육량까지 더해서 그룹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는 방법이다.



신 교수는 "건강한 체중을 가졌더라도 실제 근육량이 낮은 경우 근감소성이 있다고 얘기한다."라면서, "근감소성 측정 기준은 사지 · 하지 좌우의 근육량을 전부 합한 ASM(appendicular skeletal muscle mass, 사지근육량)을 키의 제곱 또는 몸무게로 나눈 지표를 많이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신 교수는 "ASM으로 측정한 근감소증을 이용하여 정상체중인 경우에도 근육량에 따라서 대사가 어떻게 다른지,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등에 대해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라고 했다.

최근 근감소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EWGSOP(European Working Group on Sarcopenia in Older People), IWGS(International Working Group on Sarcopenia), AWGS(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 FNIHSP(Foundation for the NIH Sarcopenia Project) 등에서 근감소성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근력을 측정하는 손쉬운 방법으로는 악력이 있으며, 걸음 속도도 근감소성 측정 지표가 된다. 
 
신 교수는 "근력 측정 방법에는 간단히 악력을 잴 수 있는 핸드그립이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또한, 무릎 펴기 · 굽히기를 통해 근력을 측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근감소성 비만은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신체 활동 · 에너지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지방 축적 및 ▲내장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의 변화로 ▲근육이 낭비되고 지방이 침윤하게 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신 교수는 "근감소성 비만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인구에 많아지고 있다. 즉, 신체 활동 감소 및 단백질 섭취 감소로 근육이 손실돼 노인에게 근감소성 비만이 생긴다."라면서, "이렇게 되면 거동 장애, 낙상, 골절 등의 위험뿐만 아니라 대사 질환 ·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도 높아진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비만을 정의하는 BMI 25 기준이 올바른 비만 지표인지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 일부 연구자들은 우리나라 수치가 너무 낮아서 미국의 비만 유병률보다 국내 비만 유병률이 더 높은 상황이 발생해, 우리나라의 비만 수치를 좀 더 높게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라면서, "서울대병원이 금년 3월에 발표한 38만 명 코호트 자료 분석 연구에서는 연령 · 성별로 비만 기준이 달라져야 하며, 기준이 보다 세분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향후 비만 지표 및 정의는 달라질 수 있다.

끝으로 신 교수는 "적정 체중이어도 마른 비만이나 근감소증인 경우 비만으로 진단해 생활습관관리 및 비만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라면서,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교육상담 활성화 협의체를 구성해 교육 상담료 신설과 관련하여 금년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아마 모든 교육상담 수가가 신설될 수 없겠지만, 우선순위를 두고 상담 수가가 신설될 것 같다. 그중 하나가 비만 진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