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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키트루다 1차 치료, 누군가에겐 ‘희망고문’

사용은 가능해도 급여는 안 돼…월 600만 원 약제비에 좌절하는 환자들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유일하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하지만 ‘키트루다’는 임상을 통해 1차 치료 사용시 2차 치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치료효과를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급여권 안에 들어가지 못해, 1차 치료가 가능한 PD-L1 반응률 고양성 환자도 약제비 부담으로 인해 2차 치료로 선회해야 하는 좌절을 맛보고 있다.


29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선종무 교수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진료 현장에서 바라본 ‘키트루다’ 1차 치료의 혜택과 최신 데이터를 설명하며, 비소세포폐암 PD-L1 고양성 환자에서 ‘키트루다’ 1차 치료의 타당성에 대해 설명했다.


폐암 치료는 1세대 치료인 항암화학요법, 2세대 치료제인 표적항암제 그리고 3세대 치료제인 면역관문억제제를 이용한 면역항암치료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되어 왔다.


그러나 표적항암제의 경우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함으로써 화학요법에 비해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였지만, EGFR 혹은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 환자에서는 사용에 제한이 있으며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내성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선종무 교수는 “면역항암치료는 체내의 면역반응을 활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으로, 화학요법이나 표적항암제와는 작용기전이 전혀 달라 2세대인 표적항암제에 비해 내성 문제가 적고, 면역 기억이 생김에 따라 장기간 효과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선종무 교수는 이날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PD-L1 반응률 50%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키트루다’의 1, 2차 투여 효과를 나타낸 데이터를 비교 설명하며, ‘키트루다’ 조기 치료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데이터를 비교해 본 결과, ‘키트루다’ 1차 치료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은 약 45%로 2차 치료 30%보다 확연히 높았으며, 무진행생존기간(PFS) 또한 1차 치료가 약 10개월로 2차 치료의 5개월보다 5개월 더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무 교수는 “보통 후기 폐암 환자에서 표적항암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항암화학요법 시 전체생존기간(OS)이 12~15개월 정도였다면, ‘키트루다’ 1차 치료는 이 생존기간을 30개월까지 연장시켰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자의 일상생활 기능과 증상의 정도를 조사해 점수로 환산한 결과, ‘키트루다’ 1차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개선 효과을 나타냈다고 전 교수는 덧붙였다.


종합해보자면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PD-L1 반응률 50%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라면, 1차 치료에 ‘키트루다’를 사용하는 것이 2차 치료에 사용하는 것보다 반응률과 생존기간 연장 등 훨씬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키트루다’는 1, 2차 치료에 모두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유일한 면역항암제이지만, 건강보험 급여는 2차 치료에만 적용되고 있다.


‘키트루다’ 치료가 월 600만 원(3주) 선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고가의 약제비를 감당할 수 없는 PD-L1 고양성 환자들은 더 좋은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 1차 치료를 포기하고 급여가 가능한 2차 치료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면역항암치료가 초기 암이 아닌 전이되거나 진행성인 후기 암 환자의 치료제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1차를 포기한 2차 치료로의 선회는 환자에겐 삶에 경각을 다투는 문제이다.


게다가 선종무 교수는 “PD-L1 반응률 50% 이상인 환자는 전체 환자의 30%에 불과하고 그 범위 또한 현재 2차 급여 범위와 같아서, 키트루다 1차 급여 시에도 환자수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키트루다’가 1차 치료에 급여 확대 된다고 해도 혜택을 받는 환자의 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1차 치료 시 2차 치료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이 5개월 정도 연장됨에 따라 파생되는 약제비 증가는 피할 길이 없다.


마지막으로 선종무 교수는 “키트루다가 1차 치료에 급여가 적용된다면 치료기간의 연장에 따른 약제비 증가로 국가 재정에 부담은 늘 수 있지만,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을 생각한다면 1차 치료로의 급여 확대는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