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건보적자 50조 메꾸려면, 정밀·원격의료 도입해야

이민화 "원격의료 도입 없이 의료 성장 힘들어"

원격의료와 정밀의료를 도입해 각 영역에서 10%씩 절약하면, 2030년 기준 건강보험 재정 적자 50조 원이 해소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오전 9시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개최된 병원간호사회 정기 총회에서 창조경제연구회 이민화 이사장이 '4차 산업혁명과 병원간호' 주제로 강연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다보스포럼 총장 클라우스 슈밥은 "초연결, 초지능의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속도 · 범위 · 강도를 고려할 때 과거 인류가 겪었던 그 무엇과도 다르다."라고 겁을 줬고, 소유의 종말 · 노동의 종말 저자 제레미 리프킨은 "4차 산업혁명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3차 산업혁명의 연장일 뿐이다."라고 했다. 

산업혁명의 본질과 관련해 창조경제연구회 이민화 이사장은 "모든 산업에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있다. 생산과 소비가 순환해야 산업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산업혁명을 소비 측면에서 얘기하지 않고, 늘 생산 측면에서 얘기한다. 생산을 좌우하는 것은 기술이며, 소비를 좌우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다."라고 말했다.

기술과 욕망이 공진하는 것이 산업혁명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인문학은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학문이며, 문제를 내는 학문이다. 문제를 내면 누군가는 풀어야 하는데, 과학 기술이 풀고 있다. 그리고 문제를 낸 사람과 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경제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이 세 가지가 세상을 구성하고 있다."라면서, "산업혁명을 얘기할 때 우리는 과학기술만을 얘기하는데, 이러면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다 못 보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기술 혁신이 일어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산업혁명에서 어마어마한 기술 혁신이 발생했는데도, 일자리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이사장은 기술이 일자리를 없애고, 욕망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18세기에 일자리 80%는 농업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2%인 40분의 1로 줄었다. 즉, 기술 혁신으로 78%의 농업 일자리가 사라졌다. 농부들은 실업자가 된 것이 아니라 제조업으로 갔으며, 이게 1차 혁명이다. 이들이 또 서비스로 갔다. 이게 2차 혁명이며, 다음에 플랫폼 서비스인 3차 혁명으로 갔다."라면서, "이처럼 기술 · 욕망이 늘 공진화하면서 일자리를 없애고,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인간은 더 많은 욕망을 충족하며, 욕망 충족이 행복의 전부이다. 더 큰 행복을 향해서 인간은 나아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차 산업혁명 기간 1인당 GDP 및 인구 증가율이 정비례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 이사장은 당시 과제가 먹고 사는 문제였으며, 1차 산업혁명이 생존 욕구를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2차 산업혁명은 1차 때의 갭이 무너졌다. 인간이 재화를 축적할 수 있고, 안전 욕구를 충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생존의 욕구와 안전의 욕구 다음에는 사회적 욕구이다. 3차 산업혁명은 정보 혁명이다. 사회적 욕망이 충족됨으로써 놀라운 것은 지난 45년간 지속적으로 인가증가율이 감소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1차 혁명은 기계 혁명이 제조업을 만들면서 생존 문제를, 2차 혁명은 전기 혁명이 서비스업을 만들면서 안전 욕구를, 3차 혁명은 정보 혁명이 지식 · 서비스를 생성하면서 사회 귀속 욕구를 충족시켰다. 4차 혁명은 자기표현의 욕구, 명예 욕구, 자아실현 욕구를 지능 혁명이 충족시켜주는 혁명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미래 간호를 바라보는 중요한 시각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 간호 서비스 수준만 놓고 보면 4차 산업혁명은 간호사 직업을 빼앗아가는 적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으로 과거에 없던 새로운 간호 니즈가 생긴다. 이것이 앞으로 찾아야 하는 숙제이자 간호의 미래이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역시 수요 · 공급 측면에서 문제를 살펴볼 수 있다. 수요의 경우 복지 의료 수요와 개인 의료(산업 의료) 수요가 존재한다. 이 이사장은 복지의료 · 산업의료 수요를 기술 및 기업이 만족시켜나가는 과정이 헬스케어 산업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복지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는 급속한 고령화다. 2016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02%를 차지하면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다. 노인 진료비는 25조 1887억 원으로 전체의 38.7%를 차지했다."라면서, "전 세계가 고령화되고 있으나,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 계층에서 피부양 계층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고령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라고 말했다.

정밀 의료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의료 데이터는 전체 의료 데이터의 10%도 안 된다. 0.4TB의 EMR 데이터만 쓰고 있다. 전체 의료 데이터의 30%인 6TB는 유전 정보, 60%인 1100TB는 생활 정보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체 의료 데이터의 10%만으로 헬스케어 산업을 이끌어왔다."라면서,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반도체 가격 하락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유전체 염기 서열 분석 비용이 하락하고 있다. 100불 이하로 떨어진 지 몇 년 됐다. 그래서 향후에는 유전정보와 생활 정보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에는 개인 정보 · 전체 정보를 합친 맞춤의료가 가능해진다.

정밀의료 시장과 관련해 이 이사장은 "맞춤의료가 가능해지면, 새로운 산업들이 등장한다. 인공지능 업체 Atomwise의 경우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고 있고, Deep Genomics의 경우 유전자 분석에 의한 개인 맞춤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iCarbonX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1조 가치를 넘어선 기업으로, 유전체 · 진료 · 개인 생활 정보를 모두 취합해 맞춤의료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밀 의료 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유전자 분석 장비 · 부속품을 판매하는 써모피셔사이언티픽, 로슈 등 글로벌 기업과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나라의 마크로젠, 구글이 투자한 23andme 등이 있다. 23andme의 경우 지난해 4월 6일 Direct to consumer 서비스를 FDA가 승인했다. 

이 이사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데이터로 연결된 지능 기반의 건강관리'로 정의했다.

이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그런데 고정된 정의가 없다. '데이터로 연결된 지능 기반의 건강관리'가 내가 정의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이다.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며, 데이터로 연결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만들어진다. 이걸 만들어낸 것이 인터넷이다. 그리고 데이터가 구조화되면 지능이 된다. 즉, 인터넷과 인공지능으로 기존 헬스케어 한계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연결 관점에서의 Connected, 지능 관점에서의 Smart로 분류된다.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Connected healthcare는 흔히 말하는 '원격의료'로서, 미국의 경우 이를 통해 만성병 직접 진료비를 27% 절감하고 있고, 일본은 40조 엔의 의료비를 절감한다.

이 이사장은 "일본 GDP가 450조 엔이며, 원격진료 정착 시 10분의 1 정도가 절감된다. 어마어마하다."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가 시범사업을 여러 번 시행했다. 복지부가 2015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만성질환 관리에 효과가 있고,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며, 의료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드는 등 굉장한 효과들이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원격의료 이용자가 2012년 22만 명에서 20117년 130만 명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만성질환 사후관리 및 일반 외래환자의 원격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원격의료 도입에 이해관계자들 간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이 이사장은 "원격 의료를 통해서 국가 전체 부를 생산해낼 수 있다. 국부를 만들어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잘 분배하면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다. 그런데 이러한 이해관계자 분배 구조가 제대로 합의되지 않으니 갈등 구조가 생겼다."라면서, "1차 · 2차 의료기관에 확실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 3차 의료기관은 환자가 많기 때문에 원격의료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1차 · 2차 의료기관에서는 중증 환자를 제대로 진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걸 3차 의료기관이 해주면,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된다."라고 언급했다.

갈등 해결을 위해 이 이사장은 ▲급증하는 노인 의료비 대처를 위한 원격의료 · 빅데이터 도입 ▲적정 수가 지급 ▲비보험과 과잉진료 축소, 의료 오남용 방지 등 비정상의 정상화 ▲1 · 2 · 3차 의료기관 역할 분담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의 신뢰 구축 등을 제안했다.

Smart healthcare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예측과 맞춤을 통해서 전체 의료비의 10%인 25조를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역할을 한다. MIT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암 진단 오류와 관련해 인공지능은 2.9%였고, 사람은 3.5%였다. 그런데 인공지능과 사람을 합쳐놓으면 암 진단 오류율은 0.5%로 하락했다."라면서, "지난해만 해도 많은 의료인이 직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인공지능 등장을 꺼렸다. 그런데 요즘은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제는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의료인과 이용하지 않는 의료인으로 나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인공지능은 반복된 행위에 특화돼 있고, 반복되지 않는 행위는 절대 못 한다. 그래서 의료진과 인공지능은 협업해야 한다. 구글, IBM 등의 기업들이 인공지능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가 일일이 인공지능을 개발할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활용을 전제로 놓고 교육이 재설계돼야 한다고 했다. 

의료교육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우리는 전문성에 목적을 두고 의료진을 양성했다. 그러다 보니 의료가 세분됐다. 그런데 앞으로는 융합 구조로 다시 돌아설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인공지능 아바타가 내 옆에 항상 있기 때문에 모든 지식을 필요할 때 한 번에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옛날에는 계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공부를 했는데, 이제는 구글에 검색하면 1초 만에 답이 나오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과거에는 환자 건강 데이터 · 병원 데이터 등을 모으지 않았고, 공유도 없었다. 그런데 Zocdoc, 굿닥 등이 등장하면서 병원 정보가 공유됐다. 그리고 PatientsLikeMe와 같은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환자들이 건강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의료정보 비대칭 문제와 협상력 불균형 문제가 급속도로 해소되고 있다. 즉, 집단 지능이 급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집단 지능을 무시하면, 의료가 어려워진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국가 전략은 사회 문제인 '고령화'와 개인 욕망인 '개인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이사장은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에서는 2030년 기준 50조 의료비 적자가 발생한다. 보건복지부의 이전 통계가 28조 적자였는데 문케어가 발표되면서 내가 다시 계산해봤다. 이대로 가면 감당하기 힘들다."라고 지적하고,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원격의료'와 개인화 문제를 해결할 '정밀의료'를 대안으로 내세워 각각 10%씩 절약하면 50조 적자가 해소된다고 했다.

한편, 간호의 미래와 관련해 이 이사장은 "기술 혁신은 늘 기존의 일자리를 없앤다. 그런데 인간의 욕망이 더욱 질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라면서, 스마트 간호 시스템으로 ▲노인의료 플랫폼 ▲만성질환 원격 관리 ▲증강기술 ▲인공지능 활용 ▲생활 습관 개선 ▲개인 맞춤 관리 등을 제시했다.

노인의료 플랫폼에 관해 이 이사장은 "자택에서부터 요양병원에 이르기까지 노인간호 과정에는 심리적 문제, 물리적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수반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미래 간호의 가장 큰 문제이며, 제일 급속히 성장하는 간호 분야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만성질환 원격 관리에 대해서는 "만성질환 관리를 기존 간호 시스템으로 뒷받침하기에는 인력에 한계가 있다. 이미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데 이 이상 하기 어렵다. 그래서 만성질환 원격 관리는 4차 산업혁명 기술들에 맡겨야 한다. 원격의료를 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의 미래 의료가 성장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증강기술과 관련해서는 "현재 수많은 간호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말하는 로봇에서부터 목욕시켜주는 로봇, 보행지원 로봇, 간병형 로봇 등 많은 로봇이 등장했다. 노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약해져 지체 부자유자와 유사해진다. 여기에 증강기술이 필요하다."라고 했고, 생활습관 개선 부분에서는 "복약, 파킨슨병, 집 관리, 기저귀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인공지능 미래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인공지능과 경쟁하는 사람,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람이다. 인공지능과 경쟁하면 불행해지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행복해진다. 인공지능이 잘하는 것은 인간이 잘 못 하고, 인간이 잘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잘 못 한다. 이것이 Moravec's Paradox다. 즉,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 어렵고,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 쉽다."라면서, "답은 하나다. 우리는 융합지능으로 가야 한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인간이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지금부터라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간호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개인 맞춤 간호가 미래의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지금까지는 고위험 · 저효율 구조 때문에 개인 맞춤 간호가 대단히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는 개인의 활동 데이터를 전부 모을 수 있다. EMR 데이터가 0.4TB인데, 활동데이터는 1100TB이다. 무려 2500배나 큰 데이터를 우리는 다룰 수 있다."라면서,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개인맞춤 간호가 가능해지는데, 그 부분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