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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머크-화이자 ‘바벤시오’, 위암에 이어 폐암에서도 좌절

15일 폐암 3상 임상 실패 발표로 적응증 확대 행보 차질

머크(Merck KGaA)와 화이자가 손잡고 개발한 항 PD-L1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가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3상 임상에서 실패하며, 위암 임상 실패에 이어 고배를 마시게 됐다.


항 PD-1/PD-L1 계열 면역항암제인 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로슈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일찌감치 폐암 분야에서 적응증을 획득하고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머크(Merck KGaA)와 화이자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바벤시오’가 폐암 환자에서 3상 임상시험의 주요 목적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PD-L1 양성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전체생존률 향상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


실패로 돌아간 Javelin Lung 200 연구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나 이전 치료에도 불구하고 질환이 진행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바벤시오’와 기본 화학요법 약물인 ‘도세탁셀’을 비교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번 임상이 실패로 돌아가자 머크 바이오파마 사업부의 루시아노 로제티(Luciano Rossetti) 글로벌 R&D 사장은 “이번 차질에도 불구하고 바벤시오는 여전히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이렇게 된 이상 비소세포폐암에서 1차 치료제로서의 바벤시오 효과를 연구하고 있는 또 다른 임상, Javelin Lung 100 연구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참고로, 해당 Javelin Lung 100 연구의 결과는 2019년 중반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벤시오’는 지난 2017년 3월 미 FDA로부터 메르켈세포암 치료제로 승인 받았으며, 5월에는 진행성 방광암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회사 측은 미국 내 비소세포폐암에서의 승인을 크게 기대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미국에서 잠재 고객 기반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폐암이 전 세계적으로 암으로 사망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암 적응증 확대는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성장 기반을 닦는 데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까지 개발된 모든 면역항암제들이 이미 미국시장에 출시되어 적응증 확대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폐암 분야에서는 ‘바벤시오’와 같은 항 PD-L1 계열인 ‘티쎈트릭’ 역시 이미 블록버스터로 등극한 항 PD-1 계열 ‘옵디보’와 ‘키트루다’와의 타겟 차별성을 강조하며 시장 점유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바벤시오’보다 뒤늦게 미국시장에 진출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두발루맙)’마저 지난 16일 미 FDA로부터 백금기반 항암화학방사선 요법 이후 질환이 진행되지 않은 수술 불가 국소진행형(3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 받으며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치게 됐다.


하지만 의료 관계자들에 따르면, 폐암 치료에는 단계별 다양한 치료법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지만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이성 비소세포폐암만 해도 현재 1~3단계로 진행되고 있는 115가지 이상의 치료법이 있다는 것.


폐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들 역시 이 다양한 단계에서의 단독 혹은 병용요법들을 다양하게 탐색하며 적응증 확대 기회를 엿보고 있다.


머크와 화이자 역시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5건의 ‘바벤시오’ 연구를 진행 중이며, 앞서 언급한 ▲Javelin Lung 100 연구 외에도 화이자의 크리조티닙 또는 로라티닙과의 병용을 연구중인 ▲Javelin Lung 101 연구, 다른 면역조절제와의 병용을 연구 중인 ▲Javelin Medley 연구, 화이자의 PARP 억제제 탈라조파립과의 병용을 조사하는 ▲Javelin PARP Medley 연구, ▲일본의 고형암 연구인 비소세포폐암 코호트 연구가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11월 발표된 위암 임상의 실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번 폐암 분야에서 실패를 맛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애초에 같은 계열인 ‘티쎈트릭’과의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하는 ‘바벤시오’는 뒤늦게 등장한 ‘임핀지’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상황을 맞았다.


이로서 내년 중반에야 발표될 ‘바벤시오’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효과를 조사하는 3상 임상 결과에 모든 관심이 쏠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