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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만성 폐질환, 5년 안에 정복된다?

중국 연구진, 파일럿 임상 통해 폐 줄기세포 이식 결과 최초 발표

최근 중국 상하이 통지(Tongji) 대학의 연구팀은 인간의 폐 재생 기술에 혁신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전 세계 의료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파일럿 임상시험에서 세계 최초로 폐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환자의 손상된 폐를 재생시킨 것.


만성 폐질환 환자에게 폐 줄기세포 이식은 가장 최후의 수단이자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다. 재생 능력을 가진 폐 줄기세포를 발굴해 이식하여 손상된 기능적 조직을 재구성하는 것은 의료 연구진들의 오래된 희망 중 하나다.


이 연구 논문의 저자인 통지 의과대학 웨이 주오(Wei Zuo) 교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실 단계에서 침상 단계로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서는, 환자와 연구원 모두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고 말하며, “기쁜 소식은 이제 이 전략이 꽤 유망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주오 교수팀은 이미 2015년 쥐의 폐에서 세기관지와 폐포를 포함한 폐 구조를 재생할 수 있는 p63+/Krt5+ 성체 줄기세포를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주오 교수는 "인간과 쥐는 폐의 해부학적 구조와 발달 과정이 상당히 다르며, 오로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직접 연구를 통해서만 우리는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고 진정한 의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오 교수 연구팀이 쥐가 아닌 인간의 폐 줄기세포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시작한 이유다.


연구팀은 기도 상피 주름에 드물게 존재하는 SOX9+ 기저세포(BCs)가 인간의 폐 줄기세포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팀은 폐 기관지 내시경을 사용해 폐 줄기세포를 채취하여 배양해 냈다. SOX9+ 기저세포(BCs)는 지지세포 없이도 배양이 가능했으며, 세포의 유전적 안정성과 분자 표현형은 배양을 거듭할수록 잘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배양해 낸 폐 줄기세포가 생체 내에서 폐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인간 폐 줄기세포를 선천적으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면역결핍 마우스의 손상된 폐에 이식했다.


그 결과, 이식 3주 후 연구팀은 인간의 폐 줄기세포가 넓은 영역에서 쥐의 폐에 통합되어 "인간-마우스 키메라 기관"을 형성한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조직학적 분석 결과, 줄기세포 이식으로 쥐의 폐에서 인간 기관지 및 폐포 구조를 성공적으로 재생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재생된 인간의 폐포 구조 주위로 모세혈관이 증가하여 기능적 호흡기관이 형성되었으며, 쥐의 손상된 폐의 섬유화 영역이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후 새로운 인간 폐포로 대체됐음을 발견했다. 동맥혈 가스 분석 결과 역시 쥐의 폐 기능이 유의하게 회복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런 기존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이 연구팀은 이번엔 기관지 확장증 치료를 위한 자가 폐조직 줄기세포 이식을 골자로 해 최초의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기관지 확장증은 폐의 기관지 구조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는 질환이며, 치료를 하지 않으면 폐 기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항생제, 점액 용해제 및 항염증제와 같은 기관지 확장증을 치료하는 현재의 약물치료 전략은 질병 악화를 조절할 수 있지만, 폐 기능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손상된 폐 조직을 복구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 선발은 학계 및 윤리위원회의 엄격한 검토를 거쳐 2016년 4월에 2명의 환자가 등록되었으며,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각자의 자가 폐조직 줄기세포가 환자의 폐로 이식됐다.


두 환자 모두 50대 남성 비흡연자로, 환자 1은 8년 전 기관지 확장증으로 진단 받았고, 환자 2는 기관지 확장증과 COPD로 수십 년 전에 진단 받았다. 둘 다 격렬한 증상으로 지속적인 기침과 호흡 곤란이 있었으며, 정기적인 약물 치료로도 계속 악화되어 왔다.


이식 1년 후, 2명의 환자는 기침과 호흡 곤란과 같은 다양한 호흡기 증상의 완화를 보고했다. CT 상으로는 확장된 구조에서의 국소적 회복을 보였으며, 환자의 폐 기능은 이식 후 3개월차부터 회복하기 시작해 1년간 유지되었다.




이번 임상연구를 총 감독한 중국 쓰촨성 남동부의 충칭 소재 제3군의과대학병원 샤오티안 다이(Xiaotian Dai) 교수는 "줄기세포 이식은 상당히 효과적이며, 향후 대조군을 포함한 코호트 규모로 연구를 확장하고 장기간 지속적인 관찰을 하며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의 교신저자인 주오 교수는 "만성 폐질환은 향후 5년 안에 정복될 것"이라며 자가 폐조직 줄기세포의 이식치료 앞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주오 교수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폐 줄기세포 임상시험은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국(CFDA)과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National Health and Family Planning Commission)의 허가아래 다기관, 위약 대조 연구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연구팀은 기관지 확장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및 간질성 폐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호흡기 질환에서 총 80건의 줄기세포 이식을 수행한 바 있다.


해당 연구는 Springer Nature가 발행하는 ‘Protein & Cell’ 저널 2018년 1월 27일 온라인판으로 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