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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왓슨을 어떻게 의료에 활용할지 원칙이 필요하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력하면 더 큰 의료 발전 이룰 것

“인공지능과 인간을 대립관계로 보아선 안 된다.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영역과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다르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 연구소 소장은 대한 간암학회 주최 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12차 정기학술대회 Luncheon Symposium에서 이같이 주장했다./메디포뉴스는 최 소장이 발표한 ‘인공지능은 의료를 어떻게 혁신하는가?’를 토대로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활용되고, 의료인들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전한다.[편집자주]

◆인공지능과 인간이 잘 할 수 있는 영역 달라…둘 이 합치면 더 큰 의료 시너지 낼 것 
최 소장은 인간과 인공지능은 대립관계가 아니라, 강점이 가진 영역이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소장을 발표 내용에 따르면, 인간이 강점을 가진 영역은 ▲common sense ▲dilemmas ▲Morals ▲Compassion ▲Imagination ▲Dreaming ▲Abstraction ▲Generalization이다. 인공지능이 강점을 가진 영역은 ▲Natural Language ▲Pattern Identification ▲Locating Knowledge ▲Machine Learning ▲Eliminate Bias ▲Endless Capacity 이다. 



인간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도덕적 판단, 추상화와 일반화에 뛰어난 능력이 보인다. 이와는 달리 인공지능은 자연언어에 기반에 패턴 분석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다. 즉, 인간과 인공지능은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 쪽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력해 의료 분야에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덧붙여 최 소장은 인간과 인공지능이 강점을 가진 영역을 설명하며 현재 의료 교육의 세태도 비판했다. 최 소장은 “의학 교육에도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의대에서 하고 있는 전공의 수련과정이 인간이 강점을 가진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지, 인공지능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소장은 현재 의료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Watson For Oncology(WFO)는 약한 인공지능 영역에 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한 인공지능(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는 특정 방면에서 잘하는 인공지능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파고와 WFO가 이에 속한다. 흔히, 체스, 퀴즈, 메일 필터링, 상품 추천, 자율 운전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외에 인공지능은 우리가 흔히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강한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초 인공지능(Artificial Super Intelligence)도 있다. 

◆인공지능을 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의료데이터 분석, 영상병리데이터 분석, 데이터 모니터링
의료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복잡한 의료 데이터 분석 및 insight 도출 ▲영상의료 · 병리데이터 분석 판독 ▲연속 데이터의 모니터링 및 예방 ·  예측으로 나뉜다. 

WFO는 복잡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진단 권고안’을 내 주는 것이지, ‘진단’을 하지 않는다. 최종 진단은 의료진이 한다. 아래 그림과 같인 WFO는 초록색, 주황색, 빨간색 등으로 추천과 비추천의 정도에 따라 진료 권고안을 내준다. 빨간색은 왓슨이 가지고 있는 의료 데이터를 토대로 추천하지 않는 권고안을 의미한다. 또한, 동그라미 버튼을 통해 논문 등과 같은 진료 권고안의 evidence도 함께 추천해 준다. 현재 국내 8개 병원에서 WFO를 도입됐다. 



최 소장은 WFO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미국 한 매체에서 Watson for oncolgy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나왔다. 이 비판의 핵심은 결국 clinical evidence가 없다는 것이다. WFO에 대한 peer review나 journal이 나온 것이 없다. 실제로 길병원에 도입한 것도 2016년 9월경이었는데, 내가 알기로 이 정도 데이터가 나온 것이 지난해 12월 기준 데이터다. 1000명의 환자를 봐서 WFO의 진단 권고안의 정확성을 본 실험인데, 추천과 고려가 인간이 내린 진단과 일치하는 것이 80%다. 50%는 인간이 고른 선택지가 WFO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 상황에서 WFO에 내릴 수 있는 잠정적인 결론은 ‘의사와의 일치율’이라고 최 소장은 강조했다. 즉, WFO와 의사와의 일치율에 있어서도 ▲암종 ▲병기 ▲병원 ▲국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고 최 소장은 발표했다. 

영상의료 병〮리 데이터 분석 판〮독과 연속 데이터의 모니터링 및 예방 예〮측 부문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더 큰 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은 X-ray와 MRI를 판독하는 데 강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에서 한 연구인 ‘Assisting Pathologists in Detecting Cancer with Deep learning’에 따르면, 인간과 병리학자가 암을 판독하고 분석하는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영역이 다르고, 둘의 능력을 합칠 경우 판독의 ▲효율성 ▲민감도 ▲일관성 등에서 현재 의료 환경을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특히, 안과, 유방암, 피부과 데이터의 경우 영상 자료가 중요해 이 질환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당뇨병 환자와 같이 일상 생활 내내 의료 데이터를 모니터링 해야 하는 질환군에서의 인공지능 활용도 역시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WFO를 활용하기 위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최 소장은 WFO를 활용하는 원칙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어떤 환자의 경우, 왓슨에게 의견을 물을 것인가? ▲왓슨을 (암종별로) 얼마나 신뢰할 것인가? ▲왓슨의 의견을 환자에게 공개할 것인가? ▲왓슨과 의료진의 판단이 다른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왓슨에게 보험 급여를 매길 수 있는가? 등에 대한 문제를 의료진 간의 협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기준에 따라 WFO를 활용한 의료의 질, 치료 효과 역시 달라질 수 있다. 현재는 개별 병원이 개별적인 기준으로 WFO를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소장은 WFO와 관련된 수가 문제도 언급했다.

최 소장은 “지난해 왓슨을 도입한 6개 병원에서 WFO가 의료 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 보려 했다. 나 역시 식품의약품약처에 들어가 WFO가 의료기기인가 아닌가 등을 논의를 했는데, 결국 한국과 미국에서는 WFO가 의료기기가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수가를 받으려면 일단 의료기기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영상의학회 설문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AI 시대를 대비해 영상의학과 의사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8%가 AI 확산 방지 노력이라는 항목을 선택했다. 하지만 AI로 인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최 소장은 AI시대에 사는 우리가 AI를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