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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퇴원 후 소외되는 노인 환자, 지역사회에서 돌봐야

"고령화 사회가 부담하는 막대한 진료비 및 사회적 비용 절감해"

최근 주목되는 '커뮤니티 케어'의 일환으로서 퇴원한 노인환자 대상 지역사회 내 돌봄서비스 제공과 병원과 지역사회 간 연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1시 30분 건국대학교 의생명 연구동 지하 1층 강의실에서 '노인의료서비스의 현황과 미래' 테마로 '시니어친화병원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이건세 교수가 '지역사회 기반 노인 건강관리서비스의 개발 및 적용' 주제로 발제했다.



이건세 교수는 "노인 문제와 관련해 최근 정부에서 높은 관심을 보인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도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를 강조하고, 노인 돌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또, 이를 우리나라에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면서,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과 관련한 친화병원 및 친화지역사회가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외국에서도 제도적 접근이 각자 다르다. 영국처럼 국가 주도로 입원 · 시설을 제공하는 국가에서도 지역사회 · 병원 간 연대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굉장한 도전이 되고 있다."라면서,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을 잘 정착시킨 캐나다처럼 우리나라도 병원과 지역사회를 연계해서 퇴원 후 환자를 어떻게 케어할 것인지가 향후 주요 과제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Transition Care(전환관리) '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삶의 질 · 치료 질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환자 중심적 치료모델로서,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서 연속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재입원방지, 건강상태 개선,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이론이다.

Transition Care 접근에는 네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먼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통적인 병원 중심의 퇴원 과정의 경우 병원이 퇴원의 주된 역할을 시행하며 퇴원 직전과 퇴원 시 지역사회 서비스가 개시된다. 다음으로 ▲지역사회 서비스 의료진이 병원 내 상주하면서 환자 퇴원과정에 참여하고, 퇴원을 계획해, 노인 환자 대상 지역사회 서비스로의 이송을 돕는 방법이 있으며, 지역사회서비스가 퇴원과정에 일찍 참여하게 된다. 

또한, ▲병원 의료진이 지역사회 서비스에 직접 참여해 퇴원 계획을 실행하는 방법으로, 이 경우 퇴원 시 의학적 요구사항이 복잡해 병원 의료진에 의해서만 충족될 수 있는 경우가 적합하다. 그리고 ▲병원 및 지역사회 소속 의료진이 아닌 독립된 인력인 간호사가 병원과 지역사회를 오가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이는 입원율이 높은 질병을 가진 노인의 환자 케어 및 의료서비스 제공에 적합하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은 이러한 접근법 적용이 쉽지 않을 것 같고, 첫 번째 형태인 전통적인 병원 중심의 퇴원 과정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했다.

건국대학교병원에서는 퇴원한 노인 환자 대상으로 6가지 영역 9가지 기능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3개월 추적 조사했다. 9가지 기능은 연하곤란, 체중감소, Polypharmacy(다약제 복용), 기동력, 통증, 대변지림, 소변 지림, 우울, 인지 등이다.

대상자 기능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입원 시보다 퇴원 시에 약간 기능 저하가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그 차이는 미비하며, 퇴원 1개월 이후 다수의 기능 저하 영역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원 3개월 이후에도 입원 시점보다 건강 기능이 더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원 시보다 퇴원 1개월 이후 한 개 영역 이상의 기능 저하를 경험한 노인 환자는 113명으로 3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원 3개월 이후 기능 저하를 경험하는 환자는 93명으로 퇴원 1개월 이후보다 17.7% 감소해 3개월 이후에는 기능 회복 양상을 보였다.

이 교수는 "내원 시에는 의료진 케어와 환자식 제공, 심리적 지원이 제공되는데, 퇴원하고 나면 케어 없이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아서 1개월 차에 기능상태가 급격히 떨어진다. 그런데 3개월 때 기능이 회복되는데, 이미 그 환경에 적응해서 그냥 사는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퇴원 1개월 이후 기능이 회복되지 않거나 저하된 대상자는 전체 159명 중에서 102명으로, 전체 중에서 64.2%의 노인 환자들이 퇴원 이후 집으로 돌아가게 되면 6가지 영역 9개 기능 중에서 평균 3개 정도 기능 저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능 감소를 경험하는 영역은 다약제 복용, 체중감소, 통증, 소변 지림 현상 순이며,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퇴원 1개월 후 건강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적절한 케어가 가장 필요한 시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퇴원 후 환자들의 체중이 많이 감소하는데, 영양사업이 중요하다."라면서, "다약제복용의 경우 해결방법이 따로 없다. 입원 시에는 관리되지만, 퇴원 후에는 다약제복용 관리 방도가 부재한다."라면서 노인 주치의 제도 혹은 보건소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인지장애와 관련해서는 "인지장애는 1개월 후 21.6%, 3개월 후는 22.5%로 늘어났다. 체중감소의 경우 1개월 후 44.1%에서 3개월 후 21.6%로 많이 회복됐는데, 인지장애의 경우 3개월 이후에도 회복이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자녀와 동거하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기능 저하 변화율도 적고 퇴원 3개월 이후 회복률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글자 해독이 불가능한 환자들의 경우 병원 치료 후 기능 저하 개수가 줄어든 반면 퇴원 1개월 이후 급격하게 기능 저하 개수가 늘어났다. 또한, 직업이 없고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기능 저하 개수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환자의 진료 중증도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직 · 간접적으로 건강 기능 향상을 위해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환자들이 기능 저하 경험도 적고, 퇴원 3개월 이후 회복률도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라면서, 노인을 지역사회에서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환자가 퇴원 후 아플 때 도와주는 사람을 지원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건국대학교병원은 광진구보건소와 협업해 광진구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의 퇴원환자 대상으로 어르신 건강관리 연계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병원이 보건소로 대상자를 의뢰하면 광진구보건소 내 담당 의료인이 대상자 집에 방문한다. 총 8번 방문하게 돼 있고, 방문 1회차와 8회차에 48 · 6 평가, 노인영양평가, 노인운동평가, 건강면접조사표, 노인우울검사 등을 시행한다. 치매검진은 2회차에 이뤄진다."라고 설명했다.

48 · 6시스템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행되고 있는 프로세스를 우리나라 병원 실정에 맞게 건국대학교병원이 차용한 것으로서, 건국대학교병원은 노인에게 있어 6가지 주요한 케어 영역을 정해놓고 그 부분에 대해 프로세스를 제작했다.

즉, 48은 입원한 지 48시간 이내 프로세스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6은 6가지의 주요 케어 영역을 의미한다.

광진구보건소에서는 보건소장을 추진단장으로 해서 의료자문팀, 돌봄전담팀, 행정지원팀을 두고, 대상자 맞춤형 의료 · 보건 · 복지 제공을 위한 인력통합 운영 목적으로 TF 솔루션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의학, 영양, 운동, 우울, 기타 문제 등을 다루며, 의학적 자문 내용을 정리하고,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맞춤형 · 포괄적 건강관리 계획 수립과 지속적 모니터링 등을 논의한다.

또한, 광진구보건소 내 방문간호사 대상으로 실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방문간호사 역량 강화 교육 내용은 ▲노년기 신체변화에 따른 질병 특성 및 건강관리, ▲48 · 6 노인 건강관리 모델 및 6가지 영역에 대한 이해, ▲노인 낙상 예방 및 운동관리 프로그램 시행 방법 등이다.

대상자에 따른 맞춤형 영양 및 운동 교육자료가 안내되며, 1일 2회씩 총 8주 동안 영양죽 등 보충 식이 지원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



이 교수는 "낙상 예방에 있어서 중요한 내용을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포스터를 집에 붙여놓고 집에서 혼자 할 수 있게 했다. 3번째 '균형 잡기'가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면서, "영양 부분도 중요하다. 특히 저소득층은 대부분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딸기, 우유 등 양질의 음식을 먹으라고 할 수 없다. 있는 식재료로 어떻게 제대로 먹을 수 있는지를 안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광진구보건소에서는 영화관 나들이, 영양간식 만들기, 네일아트, 웃음치료, 운동 교육, 대공원 걷기 등 동별 건강소모임을 운영 중이다. 집 밖 건강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건강상태를 지속하고 및 우울감을 해소하며, 마을 공동체 사업과 연계해, 지속적 사회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건국대학교병원이 추진한 퇴원 노인 환자 보건소 연계 사업의 결과를 살펴보면, 췌장염 환자의 경우 체중, 허약도, 영양, 보행 점수 등이 증가해 상당수 개선된 효과가 나타났다.

이 교수는 "아직은 우리나라가 치료 중심적이고 의료 중심이다 보니 퇴원 후 환자의 건강관리에 다소 소홀한 감이 있다. 퇴원 후 적절한 건강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재입원을 하거나 입원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 능력 상실로 인해 사회적 비용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퇴원 노인 환자 보건소 연계 사업 결과, 많은 수는 아니지만 지역 사회 자원 연계를 통해 영양 및 운동 중재에 들어간 노인 환자들의 경우 영양 정도나 신체 건강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알 수 있어 이러한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확인 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라고 했다.

즉, 장기적으로 노인 의료비를 절감시키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적 · 상호 연계적인 서비스 체계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의료 · 사회서비스를 통합해, 환자에게는 가정에서 돌봄 서비스와 함께 필요한 의료서비스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