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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창간 특집]한국의료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대한민국 의료제도의 특징을 들자면 우선 국민건강보험이라는 단일공보험체제라는 것이다. 두 번째의 큰 특징은 국민건강보험에 국민과 공급자 모두 당연히 그리고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지정받는 당연가입제, 당연지정제 다른 말로 하면 강제가입제, 강제지정제라는 점이다.

 

또한 의료를 사유재가 아닌 공익 실현을 위한 공공재로 규제하고 있으며 국가적 재원부족이나 국민부담을 이유로 원가에 못 미치는 진료수가로 건보시스템을 유지하는 현실이다. 여기에 의료전달체계의 부재로 인해 상급종합병원과 일차의료기관간이 환자유치 경쟁까지 벌이는 현실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1963년 의료보험법 제정을 시작으로 68년 청십자조합, 77년 500인 이상 사업장 직장의료보험, 89년 전국민 건강보험, 98년에 227개 지역의료보험조합과 공교의료보험관리공단을 통합하여 국민의료보험 관리공단 설립, 2000년에 국민의료보험과 직장의료보험을 통합하여 현재에 이른다.

 

입법, 사법, 행정부 모두 직무유기 상태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는 ‘요양급여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 등에서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계는 위 법규정이 헌법상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지만 헌법재판소는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2012헌마865).

 

직업수행의 자유 관련 일부 의료기관을 요양기관에서 제외할 경우 보험진료기관의 안정적 확보가 곤란하여 의료보장체계의 원활한 기능수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고 요양급여비용의 산정과 비급여 의료행위 등을 통해 의료기관 사이의 실질적인 차이를 반영함으로써 평등권 침해 주장도 인정하기 힘들다.

 

또한 의료소비자는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비급여 의료행위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고 지금과 같이 공공의료기관의 비율이 10%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강제지정제가 폐지되면 병원선택의 제한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하지만 2002년 이후 지금까지 공공의료 확충이나 수가의 원가보전에 대한 정부당국의 개선의지는 전무하고 이는 각종 지표나 통계가 증명한다. 지난 17년간 수가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이나 임금인상률에 턱 없이 모자란 실정이며 공공의료 비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공공의료의 미비로 인해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재로의 징발을 인정하는 판결문이나 수가 산정과정과 비급여의 존재로 인해 과도한 제한이 아니라는 논조를 무색케 하는 것이며 급기야 비급여의 급여화 시행은 헌재의 판단을 다시 구해야 할 중대한 사정의 변경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의료의 공공성에 대하여 헌법 제36조 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건강할 권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 모든 국민은 누구나 국가로부터 개인의 능력·재산·지역 차별 없이 언제 어디서나 건강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의료가 평등성, 보편성, 공익성을 구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일정 부분 인력양성, 시설설립, 운영유지를 위해 관여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보건의료인 특히 의사의 교육, 수련, 개원 과정에서 국가의 지원은 전무하고 의무만 강조하는 실정이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민간의료기관을 공공재로 징발하여 평등, 보편, 공익적 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공적인 임무에 투입하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또한 치를 의사도 없는 듯이 보인다. 이는 입법, 사법, 행정부 모두가 같은 생각이며 이를 위한 재원의 마련이나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전무하다.

 

공공의료는 특히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나 재난적 상황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응급, 중증질환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따라야 하고 이를 부담하는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대승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이의 실현이 어려운 이유는 당장 눈앞의 표만 의식하는 위정자들의 행태에 있다고 본다.

 

비급여는 과연 악(惡)이고 적폐(積幣) 대상인가?

보건의료 국가책임제를 시행하는 대표적 국가인 영국에서도 국가건강보험서비스(NHS)에서 자유로운 개인클리닉이 존재한다. 이곳에서는 좀 더 신속하고 비교적 최신의 치료를 자유롭게 시행한다. 공적 부조 성격의 국민건강보험의 한계를 인정하여야 한다. 그래야 규격치료의 프레임에서 벗어 날 수 있다.

 

공적보험은 그 보장범위에 적정을 기하여 필수의료와 응급의료 등에 치중해야 한다. 비급여는 악(惡)이 아니다. 비급여는 공적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그 필요성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기존의 국도나 고속도로와 민자 고속도로를 예로 들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의료 심폐소생술(CPR)이 급하다.

CPR이란 적정진료를 위한 원가보전 등 수가 정상화(Capital support)가 우선되어야 하고 종별로 특화된 의료인력 양성(Practice training) 체계, 그리고 진료전달 및 회송체계(Referral system) 구축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상은 의료를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의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사망선고 직전의 한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심폐소생술이 시급한 실정인데 정부당국은 재정투입의 우선순위를 위기의 한국의료 살리기에 집중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국민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를 내용으로 하는 건강보혐 보장성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CPR이 필요한 환자에게 산소가 아닌 전면급여화라는 마취제를 공급하며 심폐소생술을 하는 꼴이고 그동안 저비용 고효율의 한국의료제도를 지탱하고 있던 한축을 허무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당연히 지원하여야 할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의무를 외면하였을 뿐 아니라 공급자 측에 수가로 보상 했어 할 건보 누적 적립액을 보장성 강화에 투입 한다고 한다.

 

급격한 국민부담 없이 보장성을 대폭 강화 하겠다는 것은 결국 공급자측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겠다는 말이다. 그래서 신포괄수가제와 총액계약제 등의 말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간과 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은 이미 취약해 질대로 취약해진 상황이라 공급자들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지금은 국고를 투입하여 상다리를 고쳐야 할 때이지 동네잔치를 할 때가 아니다.

 

강보험 제도 개선의 원칙과 제안

첫째로 수가협상 방식을 바꾸기에 앞서 우선해야 할 것이 바로 70%에 불과한 의료원가에 대한 보전이고 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법정 지원금등을 확실히 부담하고 적정부담 적정진료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추가부담에 대해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다음은 수가협상의 큰 틀은 실제협상이 가능한 구조인 유형별 공급자와 공단의 1:1 동수 구조로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의 역할 중 벤딩폭 결정권은 없애야 하고 필요하다면 자문정도로 한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협상 결렬시 건정심에서의 수가결정권을 없애고 자동으로 전년도 임금인상률이나 물가인상률 등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특히 인건비는 의료기관의 운영경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임금 상승률과 연동하여 수가인상률을 정하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 마침 내년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다. 바라건대 이러한 제안이 반영되어 내년 5월의 2019년도 수가협상은 의료원가 보전차원에서라도 전년도 최저임금 상승폭 16.4% 이상으로 타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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