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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헬스케어 패러다임 ‘정밀의료’

“약학인들은 정밀의료 발전에 한 축, 관심 갖고 역할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헬스케어 패러다임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정밀의료’가 꼽히고 있지만, 정밀의료의 발전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약학계의 관심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된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헬스케어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밀의료’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이날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신영기 서울약대 교수는 ‘어떻게 정밀의학을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란 제목으로 미래에 우리가 접하게 될 헬스케어 환경을 예측해 보고 그에 따른 헬스케어 직능인들의 역할 변화 등을 살펴봤다.


신영기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헬스케어 시스템의 변화로 인해 ‘환자 주도’의 헬스케어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류가 예상한 대로 ‘Clinical data’, ‘Genomic data’, ‘Life log gata’가 모두 갖춰진 빅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결국 최종 선택권자인 환자 자신 주도하는 의료행위가 가능해진다는 것.


하지만 흔히 미래에 의사 직능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다수가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정밀의료가 결과적으로 의사의 업무를 상당수 분담하고 업무의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의사 직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거란 것이다. 


예를 들면, 연속혈당계(CGM)와 인슐린 펌프 사이의 알고리듬 개발을 통해 무선 상호작용이 가능토록 하면 그만큼 의사의 업무는 줄어들지만, 보고된 정보를 검토한 후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관리감시자 역할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


신영기 교수는 “정밀의료의 발전은 최종적으로 환자의 자율성이 확대되는 게 핵심”이라며, “빅데이터와 그를 활용한 알고리듬의 개발은 ‘Dicision Maker’의 업무를 분담해 점차 줄여주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 교수는 “정밀의료로의 헬스케어 패러다임 변화는 결국 ‘의학’이 ‘데이터 과학(Data science)’으로 변모되어 가는 과정”이라며, “향후 의료인들에게 있어 데이터를 다루는 전문가적 소양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영기 교수는 “정밀의료의 시작은 빅데이터의 확립이며, 따라서 민감한 의료정보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활용 가능토록 하는 규제와 시스템 도입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헬스케어 빅테이터에는 ‘Clinical data’, ‘Genomic data’, ‘Life log gata’ 등이 포함되는데, 이 중 임상 데이터(Clinical data)는 의료기관인 병원을 중심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로 환자의 ‘인구 통계학적 정보’, ‘진단’, ‘치료 내역’, ‘처방 내역’, ‘실험실 검사 내역’, ‘생체 모니터링 데이터’, ‘입원기록’, ‘간호기록 및 영상 데이터’, ‘진료비 내역’ 등이 포함된다.


임상 데이터에는 개인의 민감한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어 빅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비식별화 과정을 통해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과거 사례들에서도 일 수 있듯이 민감한 개인정보들이 보험사나 시장조사기관 등으로 누출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무척 힘든 상황이다. 


또한 해결해야 할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3차 의료기관과 같이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 EMR) 등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곳은 양호하지만 1, 2차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 체계화된 전자기록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데이터들을 규격화하여 분리, 취합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또 다른 연자인 분당서울대병원 CIO (Chief Information Officer) 황희 교수는 ‘정밀의학에서 정보통신기술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다른 각도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황희 교수는 “현재 임상에서 데이터를 통해 Dicision Making에 도움을 받을 수 정도는 10~20% 정도”라며 RCT의 경우도 정합성이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 교수는 “정밀의학을 가능케 하는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서는 의사, 약사, 간호사 등 모든 데이터 생산 주체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현재와 같이 의사에 치중된 논의를 통해서는 정밀의학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경고하며 약학계의 참여를 독려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빅데이터는 공학적인 백그라운드와 알고리듬 개발 또한 필요한 복합적인 문제로 누구 하나 단독으로 해낼 수 없는 일”이라며 “정밀의학에 대해 ‘밥그릇 싸움’이나 ‘정치적인’ 관점에서 논쟁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황희 교수는 “미래에는 의사와 데이터 과학자의 고용 비율이 같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며 “정밀의학에 있어 데이터 분석을 의사나 약사가 부전공을 할 수 있을 거란 것은 착각이며, 데이터 과학자는 고도로 전문화된 분야로 새롭게 영입해 함께 협업해야 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데이터 과학자 현황은 암담한 상황. 이에 황 교수는 “향후 국내 정밀의료 분야가 뒤쳐지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데이터 과학자 양성에 몰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황 교수는 “과연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나 문화로 이러한 모든 협업이 가능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찰해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