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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알레르기내과] 약물알레르기의 진단과 치료

 

 

 

 

 

 

예 영 민

아주의대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류마티스내과

 

 

 

 

의약품 등을 정상적인 용량에 따라 투여할 경우 발생하는 모든 의도되지 않은 효과를 부작용(side effect)이라고 하며, 약물유해반응(Adverse Drug Reaction, ADR)이란 의약품 등을 정상적으로 투여·사용하여 발생한 유해하고 의도하지 아니한 반응으로써 해당 의약품 등과의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며, 자발적으로 보고된 유해사례 중에서 의약품 등과의 인과관계가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약물유해반응으로 간주한다. 약물유해반응은 약물의 약리학적, 혹은 독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과용량(drug overdose), 부작용(drug side effect), 약물상호작용(drug interaction) 등 예측 가능한 반응(type A reaction)과 약물불내성(drug intolerance), 특발성 과민반응(drug idiosyncracy), 약물알레르기(drug allergy), 가성 알레르기반응(pseudoallergic reaction) 등 예측할 수 없는 이상반응(type B reaction)으로 분류한다.

예측 가능한 유해반응들이 약을 투여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약물알레르기 및 약물과민반응은 그 기전이 면역반응에 의한 것이든 직접적으로 알레르기염증세포를 자극해서 생기는 반응이든 소수의 취약한 환자에서 드물게 생기는 반응이라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문헌보고에 의하면 입원환자의 약 10~20%는 약물유해반응에 의해 발생하며, 그 중 1/3은 약물알레르기 또는 약물과민반응으로 나타났다.

 

 

 

 

 

 

약물알레르기의 위험요인

 

약물알레르기의 위험요인은 크게 환자의 측면과 의약품의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연령이 높거나 여성인 경우, 약물알레르기 또는 다른 알레르기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후천성면역결핍증, 간 또는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 또는 여러 가지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 중인 경우가 해당되며, 의약품 중에서는 분자량이 큰 단백질 의약품 및 혈중 단백질과 결합하여 항원으로 인식될 수 있는 항생제 등 hapten성 의약품의 경우, 경구복용 보다는 주사로 투여하는 경우에 알레르기가 발생할 위험성이 더 높다.

 

투여방법에서는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경우 보다는 임신성 당뇨로 인슐린을 투여 받는 산모의 경우처럼 투여중단 후 재투약되는 경우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 감염, 임신, 천식, 루프스 등의 환자 또는 베타차단제를 복용 중인 경우 약물유해반응의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빈도는 낮지만, 항경련제 또는 알로퓨리놀과 관련된 중증 피부과민반응과 관련된 유전형 마커들에 대한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어 유전적인 요인도 중요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약물알레르기의 임상양상

 

약물알레르기반응의 임상양상은 투약 후 증상 발생까지의 시간에 따라 크게 투여 후 1시간 이내에 나타나는 즉시형 반응과 투여 후 수일 내지 수주 후에 발생하는 지연형 반응으로 구분한다. 즉시형 반응은 주로 IgE 항체 매개형 면역반응 또는 약제가 직접적으로 비만세포를 자극하여 발생하며, 두드러기, 혈관부종, 비염, 기도수축, 가려움증, 구토, 설사, 아나필락시스 등의 반응이 하나 혹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한편, 지연형 반응은 보체계의 활성, 항원-항체 복합체 형성 및 면역세포의 활성에 의한 기전으로 혈관염, 혈구이상, 발진(고정약진, exfoliative dermatitis, acute generalized exanthematous pustulosis (AGEP), drug reaction with eosinophilia and systemic symptoms (DRESS) Stevens- Johnson syndrome (SJS), toxic epidermal necrolysis (TEN), 관절통, 단백뇨, 임파선종창 등이 관찰된다. 지연형 과민반응은 주로 투약 후 1주에서 8주 사이에 발생하지만 예전에 감작이 되어 경미한 증상이 있었던 환자의 경우는 투약 후 즉시 나타날 수도 있다.

 

 

 

 

 

 

약물알레르기의 흔한 원인약제

 

약물알레르기의 흔한 원인약제로는 항생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항경련제, 근육이완제, 국소마취제, 방사선 영제 등이 보고되고 있다. 즉시형 과민반응 중 특히,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아나필락시스 및 아나필락시스양 반응의 원인약제에 대한 국내 보고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항생제, 방사선조영제, 마취제 등 의약품에 의한 경우가 전체의 51.2%를 차지하여 벌독(25.3%), 음식(10.8%) 등 다른 원인에 비해 현저히 높은 빈도를 보였다. 지연형 과민반응 중 DRESS, SJS, TEN 등 심각한 피부이상반응의 경우 약 75%는 설파제, 항경련제(페니토인, 카바마제핀, 페노바비탈, 라모트리진 등), 페니실린, 알로퓨리놀 및 항결핵제 등이 원인약제로 보고되고 있다.

 

 

 약물알레르기의 진단

 

약물알레르기 및 약물유해반응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환자의 임상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약물유해반응의 과거력, 아토피 유무, 의심약제의 투여시기 및 중단시기, 용량 변화와 약물유해반응 관련 증상 및 증후, 검사소견들을 세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의심약물의 투약시기와 증상발현 간의 상관관계(Temproal relationship), 의심약제의 의약품정보에 해당 유해반응이 수록되어 있는지(Novelty), 투여중단 후 증상의 호전여부(Dechallenge), 의심약제 재투약 후 증상의 재발여부(Rechallege), 병용약제 또는 환자의 동반질환으로도 설명 가능한 반응인지(Exclusion)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TREND)하고 특이항체 및 기타 검사실 소견을 확인하여 의심약제와 약물유해반응의 인과성을 최종평가하게 된다.

 

진단에 도움이 되는 검사들로는 즉시형 과민반응의 경우 원인약제에 대한 피부단자시험, 피내반응시험 및 혈청 특이 IgE 측정 등이 있다. 그러나 페니실린, 아목시실린, 암피실린, 세파클러 등 베타락탐항생제와 인슐린 등 일부 단백질제제에 대해서만 상용화된 검사법으로 혈청 특이 IgE 항체를 측정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약제는 실험실에서 연구목적으로 혈청 IgE를 측정하거나 호염기구의 활성화 검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가 의심되는 경우 혈청 tryptase를 검사하는 것이 심인성 쇼크 등 다른 원인을 감별하는 데 중요한 검사이다.

 

Tryptase는 중증 알레르기반응 시에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며, 히스타민이 1시간 이내에 혈중에서 소실되는 반면, 4시간에서 6시간까지도 측정이 가능하다. 한편 급성 두드러기, 혈관부종, 기도수축, 비폐색, 쇼크 등 즉시형 과민반응을 보이는 대표적인 약제에 해당하는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면역학적 기전에 의한 반응이 거의 드물기 때문에 피부반응검사 및 혈액학적인 검사 등이 진단에 적용되지 않고, 확진이 필요한 경우 경구유발검사를 시행한다. 경구유발검사를 실시할 때는 증상이 모두 호전된 후 항히스타민제 등을 1주일가량 중단하고 환자에게 검사의 목적과 예상되는 이상반응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후 진행하여야 한다. 방법은 1회 복용량으로 투약 후 10, 30, 1시간, 2시간째 혈압, 맥박, 폐기능 및 피부상태, 환자가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증상들을 관찰하고, 지연형 과민반응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심한 아나필락시스, SJS, TEN, DRESS 등 중증 이상반응을 보였던 환자에 대해서는 유발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투여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만성 통증, 관절염 환자 등의 경우에는 환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체약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선택적 COX2 길항제,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진통제로 유발검사를 시행하고, 주의해야 할 약물과 사용가능한 약제에 대한 목록을 교육한다. 지연형 과민반응의 경우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에도 한계가 있다.

 

특정 진통소염제, 항경련제, 항생제 등에 의한 고정약진, 홍반성구진 등에 대해서 첩포시험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민감도가 낮고, 첩포 후 72시간 또는 96시간까지 방문하여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경구유발검사에 비해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으므로 항경련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교차반응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체약을 확보하기 위한 선행검사로 시행할 수 있다. 

 

최근 국민의 건강수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다양한 영상의학적 시술이 시도되면서 과거에 비해 조영제에 의한 과민반응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5~8%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아나필락시스 등 심각한 이상반응도 1%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전에 조영제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17~35%로 높게 관찰되며, 아토피가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조영제에 의한 과민반응을 직접 비만세포를 자극하여 나타나는 반응으로 비이온성 등장성 조영제를 사용하여 피할 수 있다고 하였지만, 비이온성 조영제의 사용빈도가 증가하면서, 즉시형 과민반응의 발생 외에도 지연형 피부이상반응 등 면역학적인 기전을 시사하는 과민반응의 발생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유럽을 비롯한 일부 나라에서는 조영제에 대한 피부반응검사 및 혈액학적 검사로 조영제를 투여하기 전 과민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영제에 대한 과민반응, 특히 아나필락시스 등 심각한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에 대해서 다시 조영제를 사용한 검사가 필요할 때는 전신스테로이드 및 항히스타민제로 전처치를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약물알레르기의 치료

 

약물알레르기에 대한 치료는 원인약제를 찾아서 이를 중단하고, 동일한 약제 및 교차반응이 예상되는 약제의 재투약을 막도록 주의하고,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대체약을 확인한 후 환자에게 이를 교육하는 것이다. 또한 필요한 경우 소량씩 시작해서 점차 필요한 용량으로 증량한 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탈감작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약제 및 이상반응의 양상에 따라 동일 성분 외의 동일 계열 약제에 대해서도 교차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환자에게 교육하여야 한다. 교차반응의 가능성이 높은 약제들로는 아스피린 및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공통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페니실린, 아목시실린 등과 세팔로스포린은 서로 베타락탐링을 공유하고 있어 페니실린계 항생제에 대해 알레르기반응이 있었던 환자에게 세팔로스포린, 특히 1세대 세팔로스포린을 투여할 때에는 주의를 요한다.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쇼크, 의식소실을 보인 환자에 대해서는 즉시 기도를 확보하고, 산소와 수액을 공급하며, 에피네프린(1:1000 희석액, 0.3~0.5cc)을 피하주사하고, 기도수축이 동반된 경우 속효성 베타항진제를 분무한다. 피부증상이 동반된 경우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다. 혈압이 상승하지 않는 경우 도파민, 노에피네프린 등 혈관수축제를 정맥 투여한다.

 

 

결론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치료를 위해서 모든 환자에게 약물이상반응의 과거력을 조사하고 기록하여야 하며, 피부반응검사 등 사전검사가 가능한 경우 이를 시행하고, 이상반응이 발생한 후에는 신속하게 응급처치를 하고, 예방을 위해 주의해야 할 약물에 대해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