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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순환기내과] HDL과 LDL을 함께 고려한 이상지질혈증의 적극적 치료

 

 

 

 

안 태 훈

 

가천의대 길병원 심장내과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은 흡연, 고혈압, 당뇨병, 비만과 함께 심혈관질환의 주요한 위험인자이다.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망 원인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는 2004년 전 세계 사망의 약 30%가 심혈관질환에 의해 발생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심혈관질환은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이며, 2007년 사망자의 27.6%가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을 포함한 전체 심혈관질환에 의해 사망하였다. 따라서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에 의료진은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이상지질혈증 치료 지침도 강화되었는데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40mg/dL 이상’에서 ‘230mg/dL 이상’으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160mg/dL 이상’에서 ‘150mg/dL 이상’으로 강화되었다. HDL 콜레스테롤(40mg/dL 미만)과 중성지방(200mg/dL 이상) 기준은 종전과 같다. 또한 종전에는 이상지질혈증은 주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치료의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는 LDL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동맥경화증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치료 지침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거나, 중성지방을 기준치 이하로 유지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LDL 콜레스테롤이 어느 정도 높아도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하는 HDL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동맥경화증이나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면서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훨씬 더 많이 줄일 수 있겠다.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이상지질혈증 병률이 고콜레스테롤혈증 10.8%, 고중성지방혈증 17.3%, LDL 콜레스테롤혈증 47.6%로 조사되어,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LDL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의 증가가 가장 현저하였다. 우리나라의 이상지질혈증은 서구에 비해 LDL 콜레스테롤혈증과 고중성지방혈증의 비중이 높다. 이는 이상지질혈증 진료 지침의 일차 목표인 LDL 콜레스테롤의 조절과 함께, 특히 우리나라 성인의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의 조절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상지질혈증은 보통 증상이 없으므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선별검사가 필수적인데, 공복 후에 혈청 지질 검사(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를 측정하여야 한다. 치료 방침의 결정 전에는 적어도 2회 이상의 반복 측정을 하여야 하며, 측정 결과에 현저한 차이가 있을 경우 세 번째 측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2004년 미국 NCEP ATP III 치료지침의 수정권고안에서는 관상동맥질환자 중 더욱 위험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초고위험군에 대해서는 LDL 콜레스테롤 70mg/dL 이하로 치료 목표를 잡을 것을 고려하라는 권고가 있었는데, 여기서 초고위험군은 이미 심혈관질환이 있으면서 1) 여러 개의 주요 위험요인(특히 당뇨)이 있을 때, 2) 심한 수준의 잘 조절되지 않는 위험요인(특히 계속되는 흡연), 3) 대사증후군의 여러 위험요인이 있을 때, 4) 급성 관동맥증후군의 경우 등이 포함된다.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의 농도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게 된다. 현재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제는 스타틴, 피브르산 유도체, 니코틴산, 에제티미브, 오메가-3 지방산, 담즙산 수지 등이 사용되고 있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에는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폐쇄성 간질환, 만성신부전, 신증후군, 약제(corticosteroid, anabolic steroid, progesterone )와 같은 이차적 원인을 제거하고 스타틴, 니코틴산, 에제티미브, 담즙산 수지를 사용한다. 중성지방 농도가 높은 경우에도 우선 중성지방을 높일 수 있는 이차적 원인을 찾아 교정해야 한다. 중성지방이 150~199mg/dL 정도인 경우는 체중감소, 운동증가 등으로 조절한다.

 

중성지방이 200~499mg/dL인 경우에는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가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목표치 이하로 낮추는 것으로 스타틴이나 니코틴산을 우선 사용한다. LDL 콜레스테롤이 정상화된 후에 중성지방의 농도가 계속 높은 경우에는 비HDL 콜레스테롤 농도를 목표치 이하로 낮추는 것이 이차적인 목표가 되며, 피브르산 유도체나 니코틴산, 오메가-3 지방산을 사용한다.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인 경우에는 우선 급성췌장염의 예방을 목표로 하여 저지방식을 매우 엄격히 시행하여 전체 섭취열량의 15% 이하로 감소시키고, 체중감소, 운동 그리고 중성지방을 주로 저하시키는 피브르산 유도체나 니코틴산을 사용한다. 중성지방이 500mg/dL 미만으로 낮아지면 다시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목표치 이하로 낮추는 것을 다음 목표로 한다.

 

HDL 콜레스테롤이 40mg/dL 미만으로 낮은 경우가 관상동맥질환의 강력한 위험 예측인자로 인정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올리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자료가 불충분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관상동맥 위험도를 평가할 때에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이차적 원인을 제거하고 상승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에도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목표치 이하로 낮추는 것이 주된 치료 목표가 된다. LDL 콜레스테롤이 목표치 이하로 조절되면 HDL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기 위해 체중감소, 운동 등을 적극 권하고, 중성지방이 같이 높은 경우에는 중성지방 치료 지침과 같이 비HDL 콜레스테롤 농도를 목표치 이하로 하강시키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그리고 중성지방이 200mg/dL 미만이면서 H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은 환자들 중에서 관상동맥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관상동맥질환에 상당하는 위험을 가진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피브르산 유도체나 니코틴산과 같이 HDL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는 약제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위의 예에서는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으로 우선 급성췌장염의 예방을 위해 피브르산 유도체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약물이며, 중성지방 농도가 높은 경우에 더 효과적이다. HDL 콜레스테롤을 10~15% 정도 증가시키는 데 중성지방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에 더 효과적이다. LDL콜레스테롤에 대한 효과는 다양하여 LDL 콜레스테롤만 높은 경우에는 5~20% 감소시키나, 중성지방만이 높은 경우에는 본 증례처럼 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수 있고, 모두 높은 경우에는 변화가 거의 없다.

 

피브르산 유도체의 주요 작용 기전은 주로 간에서 단백질 유전자의 전사과정을 조절하는 PPARα의 활성화를 통하여 작용한다. 이 기전을 통하여 중성지방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지단백의 지방분해가 증가되는데 이는 지단백지질 분해효소를 증가시키고 지방분해를 억제하는 아포지단백 CIII를 감소시킴으로써 나타난다. 또한 지방산 수송 단백 및 acyl-CoA synthetase 유전자 표현과 활성을 유도하여 간의 지방산 섭취 및 산화를 촉진하여 결과적으로 중성지방 생합성에 이용되는 지방산을 줄임으로써 간에서 VLDL의 생산을 억제한다.

 

심한 간질환, 심한 신부전, 담석증이 있는 경우에는 피브르산 유도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위의 증례에서는 오메가-3 지방산을 병용하였는데 오메가-3 지방산은 혈청 중성지방농도를 8~30% 강하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LDL 콜레스테롤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으며, 혈청 HDL 콜레스테롤 농도에는 약간의 증가 혹은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개월간의 약물 복용 후 중성지방은 439mg/dL로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LDL 콜레스테롤은 123mg/dL으로 증가하였다. 환자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서 당뇨가 있는 초고위험군으로 LDL 콜레스테롤의 목표수치는 70mg/dL이므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약물인 스타틴을 추가하였다.

 

스타틴은 그 외에도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시키고 죽상경화 진행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며, 혈전형성 인자, 염증매개 인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추가적인 항죽상경화 효과가 있다. 스타틴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소화장애, 속쓰림, 복통 등으로 4% 정도에서 나타나며 간독성과 근육병증 부작용이 중요하며 활동성 또는 만성 간질환·임신, 수유는 절대적 금기증에 해당한다. 근육병증은 근육통, 근무력감, 갈색뇨, CPK 수치가 정상치의 10배 이상 증가하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다. 발생 빈도는 0.01~0.1%로 매우 낮지만, 횡문근융해증은 치사율이 있으므로 항상 주의를 요한다.

 

 

 

에제티미브는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써 소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이다. 에제티미브는 소장 융모의 NPC1L1 단백에 작용하여, 음식물이나 담즙 내에 존재하는 콜레스테롤이 소장을 통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의 지질 강하제로써, 원 약물과 glucuronide 대사물 모두 약리학적 작용이 있고 또한 장-간 순환을 거쳐 오랜 시간 동안 약물작용이 지속될 수 있는 긴 반감기(22시간)를 가지므로 하루 중 오전, 오후에 상관없이 1 1회 복용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독 치료로써 LDL 콜레스테롤을 18~20% 감소시키는 정도의 효과를 보여 스타틴의 지질 개선 효과에 비해서는 약한 편이지만 스타틴과 작용기전이 달라 스타틴과 병용 처방을 한다면 동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성지방은 10% 감소시키고, HDL 콜레스테롤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에제티미브는 임신, 수유 시에는 사용을 금해야 한다. 니코틴산은 비타민 B의 일종으로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며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가장 강하며 lipoprotein (a)도 감소시킨다. 따라서 고콜레스테롤혈증뿐만 아니라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에도 효과적인 약물이다. 니코틴산 사용 시 피부의 홍조는 흔한 부작용이며 일부에서는 매우 심하다.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감소하며, 식사와 같이 복용하거나 아스피린 투여로 줄일 수 있으며 소화 장애도 흔히 관찰된다. 중요한 부작용으로는 간독성, 통풍, 혈당 상승이 있으며 만성 간질환, 심한 통풍은 절대 금기증에 해당한다.

 

또한 생활 습관의 교정도 중요한데 비만한 사람이 체중을 줄이면 간에서 지방 생성이 저하되고, 혈청 중성지질 및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감소된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체중이 표준체중보다 무겁다면 먼저 정상체중으로 감량하는 것이 식이요법의 제1원칙이 되어야 한다. 콜레스테롤 섭취를 하루 200mg 이하로 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달걀노른자, 오징어, 육류의 내장, 가금류의 껍질 부위 등 고콜레스테롤 식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은 지질을 낮추는 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혈압을 낮추며,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이상지질혈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동맥경화나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운동은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신체 작업능력을 증가시키고 피로에 대한 내성을 강하게 하여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따라서 식이요법 및 지질 강하제 치료와 함께 운동을 반드시 실시하여야 한다.

 

국외에 이상지혈증의 치료에 대한 여러 가이드 라인이 있지만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를 할 때에는 한국인의 이상지질혈증 및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양상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여러 역학연구와 임상연구의 결과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을 함께 조절하는 것이 더 많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의 치료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미약한 면이 있으며, HDL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킬 방법의 한계 등의 문제점이 있다. 현재 기본적인 약물요법으로 자리잡은 스타틴의 처방은 질병 예방을 위해 필수적이며 더불어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치료가 필요한 데 적절한 니코틴산 또는 피브르산 유도체의 병용이 현재 시점에서 HDL 콜레스테롤 증가에 적합한 치료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