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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내과] 개원가에서 만성 B형 간염치료 및 환자의 관리

 

김창섭

 김창섭 내과의원

 

Chang-Seop Kim, M.D. & Ph.D.

 Dr, Kim’s Aloha Clinic

E-mail: master@aloha-clinic.com

 

 

 

 

바이러스성 B형 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 순위 9위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감염 질환 중 하나로서 에이즈보다 50∼100배 전염성이 강하고, 흡연 다음으로 가장 흔한 발암 원인이다. 약 3억 이상의 인구가 만성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당연히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이므로 보균자는 틀린 용어이다)이며, 이로 인한 만성간염·간경변·간암으로 연간 100만 명 정도가 사망한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보유 빈도가 높으며, 한국의 경우 전 인구의 5∼8%가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로서 국내 만성B형 간염 환자는 250만~3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1985년부터 지속적으로 간염 예방접종을 실시한 덕분에 2005년 4∼6월까지 전국 1만 2000가구를 대상으로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B형 간염 표면항원(HBsAg) 양성률이 2001년 4.5%에서 3.7%로 감소했다는 희망적인 보고도 있다.

 

 과거 197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큰 병원은 간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이 현실이였으나, 정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일종의 풍토병으로 생각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원인과 경과 과정이 거의 모두 밝혀져서 체내 B형 간염 바이러스양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며, 따라서 간염 바이러스의 양을 조기에 감소시켜주는 것이 환자의 경과에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간 기능이 정상이나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한 상태인 면역관용기에서의 항바이러스제 투여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으므로 대한 간 학회나 아시아 태평양 간연구회의 임상지침을 따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 판단되며 그에 맞추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또한 학문적인 궁금증이나 선도적인 연구보다는 1차 의료를 담당하는 개원의가 부딪히는 상황에서 B형 간염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며,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과거와 비교하여 월등하게 현명해진 환자들은 어떤 것을 궁금해 하며 어떻게 대답을 해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 

 

필자가 개업을 결심하기 전 병원에서 근무시 제한된 진료시간 동안 접하는 환자들과는 항상 틀에 박힌 짧은 대화만을 해 오다가 수년간 간염환자 동우회에서 인터넷 상담을 해 온 결과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병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것과 일반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부분 병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오는 지나친 두려움이었으며 역시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대다수였다.

 

과거 B형 간염의 전파경로가 뚜렷치 않았던 시절에 의료계의 원로 몇 분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나라에 만성 B형 간염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음주습관과 관련 있지 않겠는가 하는 추정과 함께 방송매체를 통한 간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술잔을 돌리지 말자고 했던 대국민 홍보는 현재까지도 위력을 발휘하여 간염 환자와는 같이 식사나 회식을 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유치원부터 대학 기숙사를 거쳐 회사 생활에서도 여러 종류의 차별이 나타나서 심지어 아이들에게 표시된 식기를 따로 쓰게 한다거나 기숙사 입소를 거부당하고 필기시험 이후 면접과정에서 시행되는 신체검사로 말미암아 합격이 취소되는 등의 일이 아직도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하물며 중국의 유명배우인 류덕화도 간염홍보대사를 맡으며 본인이 B형 간염 환자임을 밝히고 나서 그와 함께 키스신을 촬영했던 여배우들 사이에 난리가 났다지 않는가. 

 

일반인들도 역시 궁금해 하는 부분도 같이 식사를 하거나 키스 등의 일상생활에서의 감염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다. 조금 비위생적인 이야기이지만 침팬지의 먹이에 B형 간염환자의 타액을 다량으로 섞어서 장기간 섭취하게 하여도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이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2년여 동안같이 동거 동락하는 군대생활을 거친 후에도 간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상황을 미루어 보아 성생활을 제외한 밀접한 사회생활로는 전염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에서의 출산 및 모유수유

 

주산기 감염이 주된 감염 경로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유전병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기에 유전적인 문제가 아닌 출산과정에서 감염되는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 시켜 주어야 한다.

 

대개 신생아가 산도(여성생식기)를 빠져 나오면서 모체의 체액(분비물) 또는 미세한 상처에서 나오는 혈액 등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가 출산을 하는 경우에는 (물론 산전 진찰로서 간염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정상적이나 간혹 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해당 산부인과의사에게 확실하게 알려서 출산과 함께 신생아에게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접종시키도록 해야 한다. 이로써 이후에 3번에 걸쳐서 접종하는 간염 예방 접종으로 형성되는 항체가 충분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때까지 출산과정에서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대신 담당시키도록 해야 하며, 생후 9개월 이후에는 신생아에게 항체가 형성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토록 해야 한다.

 

이런 예방접종을 통하여 90%의 경우 부모 세대의 B형 간염 바이러스라는 족쇄를 더 이상 다음 세대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할 수 있으나, 나머지 10%의 경우에는 아직은 해결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와 달리 모유수유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진 지금 많은 젊은 엄마들이 대개 한번뿐인 모유수유의 기회를 잃고 싶어 하지 않으나 대부분의 내과, 산부인과 또는 소아과 의사들은 e항원 양성인 B형 간염 수유모의 모유수유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유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기에 위험요인을 제거한다는 면에서는 옳은 방법이지만 증거위주의 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이 주류인 현시점에서는 단순한 두려움 보다는 증거를 가지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도 간염 바이러스의 유병율이 높지만, 우리보다 훨씬 더 높아 약 20% 가까운 유병율을 나타내는 대만에서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까지 시행된 한 연구가 있다.

 

면역글로불린과 간염 예방접종을 올바르게 하면서 모유를 먹인 군과 인공수유(우유)를 한 군과의 예방처치 실패율을 비교했을 때 그 실패율에는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모유 수유가 예방접종을 통한 간염 예방조치에 실패하는 사람에게의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결과를 얻었다. 지금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근거로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예정대로 맞으면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이라는 것이 반드시 진리로서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옳았던 것이 후일 잘못된 지침이라고 증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모유수유를 권하는 것이 외국의 지침이라는 것을 환자에게는 정확히 알려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며, 단 이 경우에도 모유수유와 상관없이 간염 예방 조치를 통해서도 10분의 1에서는 간염 보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꼭 주지시켜야 한다. 끝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 1996년에 발표했던 지침 일부를 소개하면서 모유 수유에 대해서는 이만 줄이고자 한다. 

 

만성 B형 간염의 활동성 여부 판단

 

과거 간염 예방접종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세대나 위에서 언급한 10%에 해당되는 백신 무반응 자들의 경우 면역체계가 완성되기 이전인 5세 미만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전염이 되면 90%이상에서 만성화 경과를 밟게 된다. 이 과정을 도식화 하면 대개 3단계로 분류해 볼 수 있으며, 이를 진행 순서에 따라서 면역관용기, 면역제거기, 비 증식기로 표현하게 된다(Fig. 1).

 

 

 

하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그보다 활동성, 비 활동성 간염으로 분류해서 환자들에게 설명을 하게 되고, 또한 환자들도 두 가지로 분류해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것을 흔히 접하게 된다. 원래 활동성 간염 여부는 과거에는 조직검사를 통해서만 정확히 붙일 수 있는 진단 분류법이었으며, 간에 염증이 약할 때는 만성지속성간염으로 분류하고 염증이 심할 때는 만성 활동성 간염으로 분류하였다.

 

다만, 여러 사정으로 조직검사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대개 6개월 이상 간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되어 있는 경우 만성 활동성 간염이라고 간주하기도 했다. 

 

이후로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많은 부분과 검사방법들이 발전함에 따라 명칭 및 분류가 변하면서 바이러스가 활발하게 증식하는 상태 즉 e항원(HBeAg) 또는 B형 간염바이러스 DNA(HBV-DNA)가 양성인 상태를 활동성이라고 표현하면서 현재는 과거의 활동성 개념과 현재의 개념이 혼용되어 사용됨으로서 많은 오해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또한 여기에 전염성이라는 단어가 가세하면서 일부에서는 e항원이 양성이면 전염성이라고 분류하고, e항원이 음성 혹은 e항체(HBeAb)가 양성인 경우에는 비전염성이라고 설명을 함으로서 더 한층 의사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혼란도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증식 정도에 따라서 전염력의 차이가 있을 뿐 e항원이 양성인 경우는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한 상태로서 전염성이 높은 경우이고, e항원이 음성인 경우라도 전염성은 아주 없지는 않고 약하게라도 있으므로 전염성이라는 용어로 분류하는 것은 혼란을 심화시키는 설명이라고 판단된다. 더군다나 요즘은 e항원은 음성이라도 HBV-DNA만 양성으로 표현되는 e항원 음성 B형 간염이라는 변종 형태도 있으므로 더욱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도 간염 단계의 분류에 대해서는 조금씩 명칭이 변하고 있지만, 언어란 사회적인 특성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부분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환자의 상태를 분류하는데 있어서 전염성이라는 단어로 분류하는 것은 혼동을 야기하므로 가급적 HBV-DNA가 양성인 경우를 활동성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번거로움을 조금만 감수하고 정확한 간염 단계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해 주며 추후 어떻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한 예측진료를 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병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치료에 대한 당위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순응도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한 가지만 더 당부한다면 환자에게 보다 정확한 결과를 알려주고자 하는 욕심에 초진 시 e항원과 함께 HBV-DNA까지 검사를 하게 되면 심사평가원 조항 상 삭감의 우려가 있으므로 아무리 비능률적이라고 하더라도 e항원이 양성이라는 것이 나온 이후에 재진 시 다시 한 번 환자의 채혈이라는 고통을 거쳐 HBV-DNA의 검사를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건강 보유자라는 단어가 또 다시 우리를 혼란케 하는데, 대부분 SGOT/SGPT (AST/ALT)라고 하는 간 기능 수치가 정상인 경우를 일컬으며, 그 중에서도 일부는 e항원이 음성인 경우를, 또 일부는 e항원이 양성인 경우를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정확한 경과 단계(면역관용기, 면역제거기 및 비 증식기)로 설명해 주는 것이 혼란을 피할 수 있다고 판단되며, 건강 보유자 또는 무증상 보유자라는 것도 결코 남은 인생기간동안 안심할 수만은 없는 잠재적인 간염 환자임을 알려주어 현재 간 기능이 정상이라도 반드시 주기적인 간검사가 필요함을 알려 주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간 기능 수치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가 또 문제가 된다. 당연히 40까지가 아니겠는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으나, 최근에는 미국성인을 기준으로 AST 검사 정상치를 남자는 30, 여자는 19까지로 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만성 B형 간염의 자연경과 

 

간염의 자연경과를 설명할 때면 바이러스 감염 후 급성간염을 거처 만성 간염 그리고 간경변 및 간암의 순서로 진행하는 것을 떠올리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관점을 좀 더 바이러스의 변화에 맞추어서 보면 대개 면역관용기, 면역제거기, 비 증식기로 표현되는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Fig. 1).

성인이 된 이후 감염되면 대개 90%정도는 급성간염을 거쳐서 완치되나, 10%이내의 경우는 만성화 경과를 거친다, 대부분의 만성질환자로 진행되는 경우로는 간염 보유자인 산모에게서 태어나서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세대이거나 예방접종을 받더라도 실패한 주산기 감염의 경우, 또는 면역기능이 미성숙한 상태인 생후 5세 이전에 감염되어 만성화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생각해 본다.

 

1. 면역 관용기

 

일단 바이러스가 몸의 면역기능을 회피하여 간에서 생존을 지속하면서 만성화 단계를 밟기 시작하는 단계로서 지속적인 바이러스의 증식으로 e항원과 DNA는 양성으로 나타나나 몸의 면역체계는 아직 이를 감지하지 못하여 마치 바이러스에게 간에서 생존 및 증식하는 것에 대해 관용을 베풀듯 하는 단계를 말한다. 대개의 경우는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 대략 30세 전후까지 이 단계가 지속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것은 마치 6.25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전쟁준비 단계처럼 몸의 면역세포와 바이러스 간에 전쟁을 앞두고 서로 간에 탐색전을 벌이는 단계로 이해하면 쉽게 수긍이 갈 수 있다. 

다만, 이 단계가 성인이 되기 이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으므로 어릴 때부터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며 특히 취업 연령대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모른 채 열심히 시험 준비만 하다가 최종 단계인 신체검사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건강할지라도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함을 반드시 환자들에게 주지 시켜 주어야 한다. 

 

2. 면역제거기

 

대개 20~30대에 접어드는 단계로서 몸 안에 증식하고 있는 간염 바이러스에 대해서 면역체계의 공격이 본격화되는 시기로서 바이러스를 제거하려고 하는 과정 중에 감염된 간세포들의 파괴가 동반되므로 간 세포내에 있던 효소들이 혈류로 흘러들어옴으로 말미암아 혈액 검사 시 AST 또는 ALT의 상승이 현저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때는 간염 바이러스와 면역체계간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 단계로서 전쟁의 경우 장기화 될수록 국토와 건물이 황폐화 되듯이 간세포의 손상이 심할수록 추후 섬유화 변화가 많아져서 합병증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가급적 이 단계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마치 UN군과 같이 전쟁을 빨리 종식시켜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항바이러스 치료제라고 이해할 수 있다. 

 

3. 비 증식기

 

면역제거기를 거치면서 비로소 면역체계의 승리로 인해 바이러스가 더 이상 체내에서 증식하지 못하도록 제압한 상태로서 전쟁이 끝난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상태는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전쟁이 종식된 종전 상태가 아니라 불씨가 계속 남은 휴전 상태라는 것을 이해하여야 하며, 따라서 언제든지 재 활성 되어 재발하거나, 면역체계의 억압을 회피하는 상태로 출현하는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악화 등의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대비하여야 하며, 항바이러스 치료로 인해서 획득된 비 증식기의 상태는 불충분한 유지요법 시 재발이 더 많아질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만성 B형 간염의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종류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만성 B형 간염 치료법은 면역 요법과 항바이러스 요법이 있다. 면역요법으로는 주사 치료제인 인터페론(IFN) 제재와 최근에 새로 나온 페그인터페론(pegylated IFN-alpha 2a)이 있으며, 인체 내의 면역시스템을 복원시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혈청전환을 유도하여 지속적인 관해를 유지시키는 치료법이다. 다만 면역시스템 복원에 대한 반응이 낮아 지속적인 관해율이 30% 정도로 만족스럽지 못하며, 주사 투여에 대한 불편감 및 몸살, 탈모, 감정 변화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단점 또한 선뜻 면역요법을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군다나 치료효과가 개선되었다는 새로운 페그인터페론의 경우 보험 적용 또한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항바이러스 요법은 경구로 복용하는 간편함이 돋보이며, 뉴클레오사이드 계열로 라미부딘(lamivudine, 제픽스짋 Zeffix짋 ; GSK), 엔테카비어(entecavir, 바라크루드짋, Baraclude짋 ; BMS), 클레부딘(clevudine, 레보비르짋, Levovir짋 ; 부광/Gilead), 텔비부딘(telbivudine, 세비보짋, Sebivo짋 ; Novatis)등이 있으며, 뉴클레오타이드 계열로서는 아데포비어(adefovir, 헵세라짋, Hepsera짋 ; GSK), 테노포비어(tenofovir, 시판미정) 등이 있다. 이들은 바이러스 증식 과정에 필요한 효소를 억제하여 직접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간 손상을 예방하게 되는 치료법이다.

 

항바이러스 요법은 하루에 한번 경구로 복용함으로써 복용이 편하며, 부작용이 적으며 다른 약물들과 상호작용도 거의 없기 때문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지속되지 않고 반동 현상(rebound phenomenon)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오랜 기간 동안 투여를 해야 하며, 장기간 투여할수록 저항성을 보이는 내성 바이러스의 출현이 증가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뉴클레오사이드 계열과 뉴클레오타이드 계열 사이에서는 교차내성(cross-resistance)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미부딘은 1999년부터 그리고 아데포비어는 2004년부터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으며 최근 개발되어 2007년 시판을 앞두고 있는 나머지 약제들은 기존 약물보다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면서 내성 바이러스의  출현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나 약제비도 따라서 비싼 만큼 비용대비 효과가 어떨지는 좀 더 장기적인 임상경험의 축적이 따라야 판단이 가능해 질 것 같다. 내성 바이러스의 출현이 좀 더 빈번하더라도 저렴한 약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이득인지, 아니면 고가의 약제라도 빠른 효과와 적은 내성 바이러스의 출현이 더 적절할지는 현재로서는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2006년까지는 초치료로 라미부딘을 투여하다 내성 바이러스 출현으로 인한 간 기능 악화시 아데포비어로 변경 투여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으나, 2007년부터는 새로운 약제들이 시판됨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최근에 시판될 것으로 보이는 약제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바라크루드는 2005년 3월 29일 미 식품의약품 안전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으며, 2006년 5월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 KFDA) 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현재 중국,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마카오,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호주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포함해 2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그 밖의 세계 다른 지역 및 국가, 즉 유럽 연합, 홍콩, 파키스탄, 대만 등지에서 승인 신청을 한 상태이다.

 

항바이러스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환자에게는 0.5mg을, 라미부딘 내성 환자에서는 1mg을 투여하며, 2007년 현재 보험 적용기간은 두 가지 모두 최대 1년으로 제한되어있다. 장점으로는 바이러스 억제 작용이 기존 제재보다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으나 단점으로는 인체 투여량 대비 고용량 투여 시에 동물실험에서 구강암, 폐암, 간세포암, 혈관육종 등 다양한 암 발생 사례가 나타난 바 있다. 

 

클레부딘은 1995년 미국 조지아대 주중광 교수팀과 예일대 영치쳉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첫 국산 B형 간염 치료제로서 2006년 11월 13일에 식약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으며, 1회 30mg을 1일 1회 경구 투여한다. 클레부딘 투여시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감소되어 있는 면역반응을 증가시켜 바이러스를 생성하는 cccDNA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투약 종료 후에도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장점이 있으나, 현재 임상연구 결과가 다른 약제에 비해서 적다는 단점이 있다. 

 

텔비부딘은 노바티스와 아이데닉스가 공동 개발하여 2005년 10월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2006년 11월 27 일 식약청의 승인을 받았다. 20개국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제3상 등록용 글로브(GLOBE) 임상연구에 국내에도 7개 센터에서 101명의 한국인(전체 1,300명)이 대상으로 이 임상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허가신청이 된 상태이다.  

 

만성 B형 간염의 항바이러스  치료제 투여 시 고려할 점

 

항바이러스 투여에 대한 기준이 해가 갈수록 자꾸 변하여 임상가에서는 기준 적용이 혼란스럽고, 과거 정확한 적용기준을 몰라 환자에게 처방 후 삭감을 통하여 환자 진료로 인한 수입보다 더 큰 금액을 삭감이라는 합법적인 몰수를 당했던 아픈 기억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보험 기준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된 바 급여 적용기준에 대한 나열 보다는 그동안의 변화와 유의할 점만 살펴보기로 한다, 

 

현재 라미부딘의 보험급여 변화를 살펴보면, 예전에는 AST 또는 ALT가 100단위 이상이며, e항원과 DNA가 양성이어야만 보험이 평생 365일간 적용이 되며 3개월마다 B형간염 e항원검사 및 DNA검사를 시행하여 2번 연속 음성인 경우 투약을 중단해야만 했다. 그러나 보험적용기간이 2년간으로 연장된 후 다시 2005년 12월 15일부로 보험급여 기간제한이 삭제되어 평생 보험혜택이 가능해졌으며, AST 또는 ALT가 기존의 100단위에서 80단위 이상인 만성 활동성 B형간염환자(간암ㆍ간경변 동반한 경우도 동일)로 간 기능 검사 수치 적용범위가 완화되고 e항원 음성이지만 DNA가 양성인 경우에도 적용되어 이제는 AST나 ALT가 80이상이면서 HBV-DNA만 양성이면 의사의 판단에 따라 기간 제한 없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데포비어의 경우도 기존의 보험인정기간 1년을 최대 2년(실 투약일수 730일)으로 연장하고, 기존 간 기능 악화 검사수치 범위도 ‘ALT≥100 IU/L’에서 ‘AST 또는 ALT≥80 IU/L’로 완화되었다. 또한 예전에는 라미부딘, 인터페론제제와의 병용은 인정하지 않다가 라미부딘에서 아데포비어로 교체 투여 시 3개월 이내 병용투여는 인정하나, 라미부딘 또는 아데포비어 중 1종은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토록 했으나 과거와 비교 시 보험 급여가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2006년 12월에 보험급여기간이 최소한 1년 이상 연장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보건복지부와 해당 제약화사간의 약가논쟁으로 인하여 보험기간 연장이 안 되어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는 보험 혜택이 만료된 경우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장기간 투약이 필요한 만성질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당연한 보험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객관적인 약가 산정 방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결 론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만성 B형 바이러스성 간염을 불치병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매일 먹는 약으로 조절되는 고혈압을 누구도 불치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항바이러스제로 조절 가능한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또한 불치병은 아닌 것이다. 물론 모든 환자들이 간염 보유자라는 이름표를 떼어 버리기를 원하겠지만, 고혈압이라는 이름표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듯이 우선 우리 의사들부터라도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질병을 굳이 없애지 않더라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질병의 치료가 완치(CURE)의 개념보다는 조절(CONTROL)의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환자들에게도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최소한 예전처럼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방치함으로서 간이 손상되던 것을 이제는 간 손상없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최대한 질병의 진행을 막고 아울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약제들이 우리 주위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