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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순환기내과] 수술을 앞둔 환자의 심혈관계 기능 평가

 

 

김성환

국립암센터 순환기클리닉

 

Sung-Hwan Kim, M.D.

Cardiology Clinic,

National Cancer Center.

       E-mail: konanmd@hanmail.net

 

 

 

 

 

서 론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인데 다른 동반질환으로 인해 수술의 안전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거나, 수술 자체는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다른 합병증으로 인해 환자가 위험해지거나 혹은 사망하는 경우가 드물지않게 발생한다. 수술 전에 관련된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하고, 수술을 전후로 적절한 관리를 시행하는 것은 수술 술기 자체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 합병증없이 안전하게 수술을 끝마치기 위해서 뿐 만이 아니라, 합리적 근거가 없는 검사의 남용을 막고, 수술 후에 발생할 지도 모르는 불필요한 의료소송의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수술을 앞둔 환자의 위험도 평가에 있어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 바로 심혈관계 기능의 평가이다. 그 자체로 환자의 합병증 이환율과 사망률에 가장 중요한 요소일 뿐더러, 고령, 당뇨, 고혈압, 이상지혈증, 비만 등 심혈관계 합병증을 일으키는 위험요소를 가진 환자들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부전, 당뇨, 호흡기능 부전 등 수술 후 합병증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다른 위험요소들은 혈액검사, 폐기능검사, 방사선촬영 등으로 비교적 쉽게 수술 전에 발견될 수 있는 반면, 심혈관계 기능에 대한 평가는 철저한 병력청취 및 신체검진과 더불어 적절한 추가 검사가 이루어져야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혈관계 기능의 평가는 한 두가지의 검사만으로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을 시행하는 의사에 입장에서는 그 평가방법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어떤 경우에 어떤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지, 어떤 경우에 심장 전문의에게 의뢰를 해야하는 지 잘 알아 두어야 한다.

 

미국심장내과학회와 미국심장협회(ACC/AHA)에서는 1996년에 이어 2002년에 비심장수술 환자의 수술전후 심혈관계 기능 평가에 대한 진료지침을 제시하였고, 2006년 몇몇 부분에 대해서 수정한 지침을 내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수술 전후 환자의 접근 방법에 대해 요약해보기로 한다.

 

수술 전 평가

 

1.일반적인 고려사항

 

수술 전 심장 기능의 평가 및 치료는 수술과 상관없는 일반적인 상황과 크게 다를 바는 없으나, 수술의 응급 정도, 수술 종류, 환자가 가진 위험인자에 따라 적절한 방법과 시기가 결정되어야 한다. 환자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심장병을 진단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안전하게 수술을 마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것이므로, 지나치게 불필요한 검사가 시행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한다. 실제로 수술을 위해 관상동맥 재개통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고위험군 중에서도 일부에 불과하다.

 

먼저 병력청취, 신체검진, 심전도, 혈액검사를 통해서 심장과 관련된 병력(심근경색,협심증,심부전, 증상이 동반된 부정맥, 심박동기 시술 유무 등)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빈혈 또한  수술 전후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꼭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동반된 다른 질환의 병력(당뇨, 말초혈관질환, 신부전, 만성폐질환 등)을 확인한다.

심혈관계 기능의 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간과되기 쉬운 것이 활동능력의 평가이다. 뒤에서 다시 서술하겠지만, 환자의 심혈관계 상태가 불안정하지 않고, 고위험 수술이 아니라면, 활동능력이 좋은 환자의 경우 대부분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고 안전한 수술의 진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2. 추가적인 검사의 시행

ACC/AHA 진료지침에서는 심혈관계 기능 평가를 임상적 요소, 활동능력, 수술의 종류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Fig. 1).

 

 

 

1) 임상적 요소(clinical markers)

 

수술 후의 위험도를 반영하는 요소들을 크게 3군으로 나누었다 (Table 1).

 

 

첫번째가 주요 예측인자(major clinical predictors)로서  한달 이내 발생한 심근경색, 불안정협심증, 광범위한 심근허혈의 증상 또는 검사결과, 비대상성 심부전, 심각한 부정맥(고도 방실차단, 원인질환이 동반된 증상을 나타내는 부정맥, 심박수가 조절되지 않는 심실상성 부정맥), 중증의 판막질환이다. 두번째는 중간 예측인자(intermediate predictors)로서 경도의 협심증, 한달 이전의 심근경색, 대상성 심부전, 크레아티닌 2.0mg/dl 이상의 신부전, 당뇨이다. 셋째는 미약한 예측인자(minor predictors)로 고령, 기타 심전도 이상, 비동성 리듬(not sinus rhythm), 낮은 활동능력, 뇌졸중,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다.

 

2) 활동능력(functional capacity)

 

일반적으로 활동능력은 특정한 활동에 요구되는 대사량을 상대적으로 표시한 METs(metabolic equivalent)라는 지표가 사용된다. 식사, 옷입기, 가벼운 걷기, 설거지 등은 1~4METs 에 해당하며, 계단오르기(한층), 조금 빠르게 걷기, 단거리 달리기, 골프 등은 4~10METs 로 간주된다. 수영, 테니스, 축구 등은 10METs 이상에 해당한다(Table 2).

 

 

 

 

3) 수술의 종류

위험도에 따라 수술의 종류를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Table 3).

 

 

고위험군의 수술은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율이 5%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고령에서) 주요 수술(major surgery)이 적절한 평가없이 응급으로 시행될 경우, 대량의 출혈과 수액공급이 동반된 장시간의 수술, 대동맥을 포함한 혈관 수술이 해당된다. 특히 혈관 수술은 그 자체로 출혈과 혈전의 위험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혈관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대부분 심장이나 뇌에도 동맥경화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필요로 한다. 중간위험군의 수술은 개복술, 개흉술, 정형외과 수술, 전립선 수술 등이 포함되며, 심혈관계 위험도는 5% 이내로 보고된다. 저위험도의 수술은 위험도가 1% 이내로 알려져 있으며, 내시경 시술, 각막 수술, 유방 수술 등이 포함된다.   

 

 

3.개별 심혈관 질환에 대한 접근방법

 

1) 고혈압

 

고혈압 환자들은 반드시 혈압이 조절된 이후에 수술이 시행되어져야 한다. 대부분 경구약으로 외래에서 수 일~수 주 이내에 조절이 가능하나, 응급 수술의 경우 속효성 약제로 수 분~수 시간 이내에 조절이 가능하다. 다른 금기가 없는 경우, 베타 차단제가 선호되는데, 이전에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으로 베타 차단제를 복용해 왔던 경우와 수술 전 검사에서 심근 허혈이 발견된 환자에서 혈관 수술을 시행하려는 경우는 반드시 베타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class Ⅰ). 또한,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다수의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가 중등도 이상의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베타 차단제의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class Ⅱa).

 

2) 판막질환

 

증상이 있는 심한 판막 협착 환자의 경우 수술 전후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판막 치료(중재술 혹은 개심술)을 시행한 후에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심한 대동맥판막협착은 더욱 위험하므로, 가능하면 수술 전에 이를 해결하는 것이 안전하며, 응급 수술로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탈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승모판막협착의 경우 수술 전후로 심방세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역류성 판막질환의 경우 수술에 크게 문제없는 것이 보통이며, 집중적인 내과적 치료와 감시로 안정화될 수 있다. 그러나, 심한 좌심실기능부전이 동반된 역류성 판막질환의 경우 갑작스런 혈역학적 부하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술 전에 심장 전문의에게 의뢰하여 해결하는 것이 안전하다.

 

3) 심부전

 

폐부종 등이 동반된 안정화되지않은 심부전의 경우 수술 전후 사망률은 15%까지 증가한다. 심부전의 원인에 따라서도 위험도는 차이가 나는데, 고혈압에 의한 심부전보다는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심부전이 수술 전후의 위험도가 더 높으므로, 단순한 심부전의 진단뿐 아니라 그 원인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4) 부정맥

 

다른 심장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심방조기박동, 심실조기박동 혹은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비지속성 심실빈맥 등은 수술 전후의 위험도를 유의하게 높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인공 심박동기나 삽입형 제세동기를 시술받은 환자의 경우, 반드시 수술 전에 기계의 기능을 확인하고 적절하게 변경하여야 한다. 수술 중에 쓰이는 전기소작(electrocautery)이 심박동기나 제세동기의 작동 오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취를 포함한 수술 중의 관리

 

1. 마취제

 

마취에 필요한 모든 술기나 약물은 심장에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어, 이를 감안하여 수술 전에 고려되어야 한다. 심근의 보호에 가장 우월한 유일한 마취법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수술 후 호흡 유지 방법, 심근 수축력 저하 여부, 교감신경계 차단 효과 등을 염두에 두고 결정해야 한다. 또한 마취나 통증의 제어가 충분하지 못할 경우, 체내 카테콜라민 분비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혈액응고에 좋지않은 영향을 끼쳐, 심근허혈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

 

흔히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예방적으로 니트로글리세린 정주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것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근거가 충분치 않으므로, 혈역학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습관적인 사용은 추천되지 않는다.

 

 

3. 체온의 유지

 

따뜻한 공기를 이용하여 수술 전후로 정상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을 줄였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 일반적인 진료지침으로 제시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4. 폐동맥 카테타 삽입

 

폐동맥 카테타의 삽입을 통해 보다 집중적으로 혈역학적 감시를 시행할 수 있는데, 좌심실 기능 부전, 심각한 관상동맥질환, 심근병증, 고위험 수술을 받는 판막질환인 경우에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5. 심전도를 통한 ST 분절의 감시

 

심근허혈을 시사하는 ST 분절의 변화는 고위험 환자군에서 수술 후 심근경색 예견하는 중요한 인자이나, 저위험도를 갖는 환자군에서의 ST 분절 하강은 임상적 유용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6. 수술 전후의 심근경색 검사

 

수술 전후에 발생하는 심근경색을 알아내기 위해 증상, 심전도, 심근효소(esp. CK-MB) 등이 이용될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고위험 수술을 받는 경우, 심근경색을 알아내기 위해 수술 전, 수술 직후, 수술 후 2일째까지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임이 보고된 바 있으며, 증상이 없는 저위험도의 환자에서 불필요한 검사가 남용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수술 이후의 관리

 

적절한 관리 및 치료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수술 전후로 심근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6개월이전에 심근경색의 병력이 있던 환자의 경우 수술과 관련하여 심근경색이 재발할 가능성은 5% 정도로 보고되고 있는데,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 진다면, 보다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하검사에서 잔여 심근 허혈의 증거가 없다면 경색의 재발율은 높지 않다. 만약 수술 후에 심근경색이 발생하였을 경우, 일반적인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치료에 준하여, 아스피린을 포함한 빠른 응급처치가 필요하며,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어려울 경우 지체없이 심장 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심근경색을 포함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치료에서 관상동맥중재술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으므로, 환자를 의뢰하기 전에 관상동맥중재술이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의뢰자의 입장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다.

 

 

 

결 론

 

수술을 앞둔 환자의 심혈관계 기능 평가는 병력청취, 신체검진, 기본적인 검사결과를 통해 환자의 임상적 예측인자와 활동능력을 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흔히 심장 전문의에게 의뢰되는 고령, 심전도 이상(심방세동, 좌심실 비대, 좌각차단, 우각차단, 비특이적 ST 변화)은 그 자체만으로 수술 전후의 위험도를 크게 증가시키지 않는 미약한 예측인자(minor predictor)로 구분되며, 어느 정도의 활동능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 추가검사의 시행없이 안전한 수술의 시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계단오르기, 속보, 단거리 달리기, 골프 정도의 운동이 가능한 활동능력(functional capacity)을 가진 경우, 주요 임상예측인자를 가지지 않는 경우라면 개복술을 포함한 대부분의 수술에 크게 문제가 없음을 ACC/AHA 진료지침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불필요하며, 근거없는 고가의 검사가 시행되는 경우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당뇨 등 중요한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증상의 발현이 없을 수 있는 활동능력이 떨어지는 환자의 경우에는 진료지침에 맞추어 세심하고 합리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