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임상최신지견

[순환기내과] 고혈압의 최신치료 전략

박정배

성균관의대 삼성제일병원 순환기내과

Jeong-Bae Park, M.D.& Ph.D.

Division of Cardi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Samsung Cheil Hospital,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서 론

우리나라에서 고혈압은 성인의 약 25% 이상 에서 발견되는 아주 흔한 혈관 질환이고, 뇌졸중, 심근경색증, 울혈성 심부전, 신장병, 말초혈관질환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최근 한국보험공단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이 뇌혈관질환 발생과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에 기여하는 일반인구 기여위험도는 각각 35%, 21% 로 보고하고 있다.

 

이는 거꾸로 정상혈압을 유지하면 뇌혈관질환과 허혈성 심장질환을 각각 35%와 21%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최근 생리-약리학, 분자생물학, 유전학, 컴퓨터의 기술 등의 발달에 힘입어 고혈압에 대한 연구가 어느 때보다 빨리 진행되어 상당 부분 밝혀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고혈압 환자의 약 6~13% 만 적절하게 (140/90 이하) 혈압이 조절되고 있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혈압은 심박출량과 총말초저항에 의해 결정된다” 라는 고전적인 개념에 혈관의 구조 및 기능적 변화가 고혈압의 발생, 종말기관장애 및 합병증 유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져 왔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 고혈압 진료지침에 의하면 (JNC VII)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115/75 mmHg에서 시작하여, 각각 20/10 mmHg씩 증가하면 위험도는 2배가 된다고 하였고, 55세에 혈압이 정상이던 사람도 전 생애 동안 고혈압이 발병할 위험성이 90%이라고 한다. 따라서 언제, 어떤 경우에 고혈압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할지 최근의 문헌들 (2003, 2004년 미국 (JNV VII), 유럽 (2003 ESH), 영국 (2004 BHS), 세계보건기구 (WHO) 등 진료지침)을 참조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본 론

 

1. 고혈압의 위험도와 그 치료효과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전향적인 조사에서 혈압은 허혈성심질환 및 뇌졸중과 직접적이고 명맥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오랜 기간 이완기혈압이 5 혹은 10 mmHg 증가하면 뇌졸중이 34, 56% 증가하고, 관상동맥질환이 21, 37% 증가한다.

 

또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약 50 % 에서는 관상동맥질환이나 심부전증으로, 약 33 % 에서는 뇌졸증으로, 10~15% 에서는 신부전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압이 115/75 mmHg 부터 심혈관계 위험이 증가하기 시작하고, 이때부터 매 수축기 20 mmHg, 이완기 10 mmHg 이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계 위험이 2배씩 증가한다.

 

더 나아가 2003년 JNC VII 에서는 120~139/80~89 mmHg 의 혈압을 고혈압 전단계 (prehypertension) 으로 정의하였다. 이는 조기에 건강한 생활습관 요법을 통하여 혈압을 내리고 나이에 따라 고혈압으로 진행하는 비율을 감소시키거나 혹은 고혈압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사람들을 조기에 찾아내어 인식시키고자 하는 취지이다 (Table 1).

 

2. 고혈압에 의한 표적 장기 손상과 심혈관 질환의 유무 평가

고혈압 환자를 접근하고자 할 때, 그 환자의 표적 장기 손상 유무와 동반하고 있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지를 알고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동반질환중에 가장 중요한 질환은 물론 당뇨이며, 이외에 고지혈증, 신장질환 유무와 2차성 고혈압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또 늘 염두에 두고 치료를 시작하여야 한다. 위험인자와 표적장기손상을 어떻게 찾는지에 대해서만 언급한다.

 

고혈압환자의 평가는 병력 청취, 이학적 검사, 일반적인 실험실 검사와 기타 진단 과정을 통해 할 수 있다. 이학적 검사에서는 ① 적절한 혈압 측정과 반대쪽 팔에서 다시 한번 혈압 측정  ② 안저 검사  ③ 체질량 지수(허리 둘레를 측정해도 된다)  ④ 경동맥, 복부, 대퇴부 잡음 청진  ⑤ 갑상선 촉진  ⑥ 심장과 폐 종합 검사  ⑦ 신장 비대, 종괴, 방광 팽창과 비정상적인 대동맥 박동을 알아보기 위한 복부 검사  ⑧ 부종과 맥박 검사를 위한 하지 촉진  ⑨ 신경학적인 평가 등이다.

 

역학 연구에 의하면, 안정시 심박수의 증가와 심박수 변이성의 감소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높다. Framingham Heart Study에서 안정시 평균 심박수가 분당 83회인 사람이 심박수가 그 보다 낮은 사람보다 심혈관 사고로 인한 사망의 위험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심박수 변이성이 감소하면 심혈관 사망률이 증가한다. 하지만 심박수를 줄이면 심혈관 예후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전향적 임상 연구가 없다.

 

치료 시작 전에 권유되는 일반적인 실험실 검사에는  ① 12 유도 심전도  ② 소변 검사  ③ 혈당과 혈색소  ④ 혈청 칼륨  ⑤ 크레아티닌(또는 추정 사구체여과율)  ⑥ 칼슘  ⑦ HDL, LDL 콜레스테롤을 포함하는 (9~12시간 공복 후) 지단백 검사와 중성지방이 있다.

 

고혈압에 의한 신장 침범 유무를 알기 위해 소변내 알부민 배설 혹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ACR)을 측정하는데, 당뇨병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매년 측정해야 한다.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하거나 알부민뇨가 있으면, 심혈관 유병률과 사망률이 증가한다. 심지어 사구체여과율은 조금만 감소하여도 심혈관 위험은 증가한다. 혈청 크레아티닌은 사구체여과를 과대평가할 수 있다. 미세알부민뇨를 포함하여 알부민뇨가 있으면 사구체여과율이 정상이더라도 또한 심혈관 위험성이 증가한다. 당뇨병이나 신장 질환 같은 고위험군에서는 매년 소변내 알부민 배설을 정량분석하고 추적 검사해야 한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세 가지 위험인자

(①염증의 표지인자인 고민감도 C 반응 단백 (high-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HS-CRP); ② 호모시스테인; ③심박수 증가)도 일부 환자, 특히 다른 위험인자가 없으면서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 Framingham Heart Study 분석 결과 LDL 수치가 심혈관 위험이 낮은 범위에 있으면서 HS-CRP가 높은 사람이 CRP가 낮고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보다 심혈관 사고율이 더 높았다. 다른 연구에서도 CRP의 증가가 특히 여성에서 높은 심혈관 사고율과 관련 있다고 밝혀졌다. 호모시스테인의 증가 또한 높은 심혈관 위험과 관련 있지만, 아직 결과는 HS-CRP 만큼 확고하지는 않다.

 

3. 치료의 목표

일반 건강인에서 강압의 궁극적인 목표는 심혈관 및 신장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 (특히 50세 이상)에서 수축기 혈압이 목표에 도달하면 확장기 혈압 목표도 달성될 수 있기 때문에 1차적 목표는 목표 수축기 혈압에 도달하는 것이다.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을 목표혈압 즉 140/90 mmHg으로 낮추면 심혈관계 합병증은 뚜렷이 감소한다. 당뇨병이나 신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고혈압환자의 목표혈압은 130/80 mmHg이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는 신장 보호를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혈압조절(130/80 mmHg 이하, 단백뇨 하루 1g이상 나올시 125/75 mmHg 이하로 유지)이 필요하다. 제 1기 고혈압 (수축기 140~159 mmHg 및 확장기 90~99 mmHg)과 심혈관 위험인자를 부수적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는 10년에 걸쳐 수축기 혈압을 지속적으로 12 mmHg 감소시키면 치료받은 환자 11명중 1명에서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를 추가적으로 갖고 있거나 표적장기 손상이 있으면 이 정도의 혈압감소로 9명중 한 명에서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4. 고혈압에서 생활습관 개선과 혈압 강하 효과

혈압 강하효과를 볼 수 있는 실질적 생활습관개선은 체중감소 (적어도 4.5kg 이상), 절주 (일일 에탄올 30mg 즉 2잔 이하, 맥주로는 360cc 정도), 노인, 여자, 및 신/심부전등에서 소금량 감소 등이 가장 효과적이므로 이들을 잘 지키면 고혈압 약 1알 정도에 해당하는 혈압 감소효과를 볼수 있다 (수축기 10~20 mmHg 정도). 모든 환자는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속보 등과 같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도록 권한다. 이전에 알려진 바와는 달리 흡연도 혈압을 상승 시키는 효과가 약간 있으나, 이보다는 흡연이 심혈관계 질환에 절대적 위험인자 임을 주지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중풍의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과 흡연이며, 금연 후 1년이면 흡연에 의한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이 사라진다는 것을 강조하여야 한다 (Table 2).

 

5. 고혈압의 약물 요법 테크닉

1)언제부터 고혈압 약제치료를 시행해야 하는가?

140/90 mmHg 이상의 명백한 고혈압뿐 아니라 높은 정상혈압 (수축기혈압 130~139 혹은 이완기혈압 85~89 mm Hg) 의 일부에도 적용한다. 이는 PRO-GRESS study (뇌졸증이나 일과성 뇌허혈증의 기왕력이 있는 혈압 140/90 mmHg 이하인 환자에서 치료시 심혈관 질환은 17%, 위험도는 24% 감소), HOPE study (관동맥 질환의 고위험군 환자에서 높은 정상에서 심혈관 질환과 위험도가 감소), ABCD-Normotensive trial (제 2형 당뇨를 가진 혈압 140/90 mmHg이하의 환자에서 적극적 혈압조절로 뇌졸증과 단백뇨 진행을 예방), Framingham Heart Study (높은 정상혈압의 남자에서 10년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는 10%) 에서 증명되었다.

 

따라서 높은 정상혈압에서도 표적장기손상 혹은 당뇨, 심혈관계 질환의 기왕력이 있으면 생활요법과 병행하여 약물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즉 표적 장기손상 (알부민뇨, 크레아티닌 상승, 좌심실 비대, 망막변화 등) 이 있는 높은 정상 혈압에서도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다.

 

2)어떤 약물을 사용해야 할까?

치료는 생활요법을 시작한 후 목표혈압에 달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경우 초기 치료제로 이뇨제와 (JNC VII 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뇨제로 시작하도록 권한다), ACE 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및 칼슘 길항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알파 차단제는 권하지 않는다 (ALLHAT 연구에서 다른 계열 약물에 비해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더 이상 1차약으로 권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목표혈압을 달성하기 위해선 두 가지 이상의 약을 요하기 때문에 한가지 약의 적정량으로 조절이 안되면 다른 계열에서 약을 선택한다. 혈압이 수축기 목표혈압보다 20 mmHg이상, 또는 확장기 목표혈압보다 10 mmHg이상 시에는 두 가지 약을 각각 또는 용량이 고정된(fixed) 병용약으로 시작하여도 좋다. 하나 이상의 약으로 목표혈압의 달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최근 유행이다.

 

여러 약의 병용요법은 각각 약의 적은 용량으로 부작용은 줄이면서 혈압은 더 많이 감소시킬 수 있다. 용량이 고정된 병용약은 편리하고 간단하며 값도 더 싸다. 이들 약의 대부분은 보통 임상에서 사용되는 용량보다 적으므로 목표혈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른 약을 추가하기 전에 이들 용량을 적정해야 한다. 그러나 초기 치료시 여러 약을 사용하는 것은 특히 일부 고령자나 자율신경장애를 갖고 있는 당뇨병환자에서는 기립성 저혈압의 위험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강압제를 일단 투여하기 시작하면 목표혈압에 도달할 때까지 한달 이내에 병원에 와서 약을 조정해야 한다. 제2기 환자나 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더 자주 방문할 필요가 있다. 혈청 칼륨과 크레아치닌은 1년에 적어도 한 두 번 검사 해야 한다. 심부전 또는 당뇨병이 있거나 검사가 필요하면 더 자주 와야 한다. 다른 심혈관 위험인자를 조사하고 치료해야 하며 담배는 철저히 끊도록 한다. 저용량의 아스피린은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있으므로 혈압이 조절될 때만 투여해야 한다.

 

3)어떻게 병합요법을 하는가?

새로운 지침은 최초 치료로서 적당량의 단일약제 투여나 저용량 병합요법 모두 인정하고 있다. 특히 저용량 병합요법은 필요하지 않은 약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혈압 및 합병증 조절이 용이하며 부작용이 적고 환자의 만족도와 순응도가 높은 이점이 있다. 환자의 혈압이 매우 높고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 단일약제로 시작하는 것은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고 빠른 혈압조절이 요구되기 때문에 병합요법이 많이 권장되고 있다. 

 

실제 효과적인 병합요법의 예는 다음과 같다.

Diuretic + beta-blocker, ACE inhibitor, ARB 

CCB (dihydropyridine) + beta-blocker, ACE inhibitor, ARB, diuretic (이전에는 CCB, 이뇨제 모두 이뇨 작용이 있다 하여 피하였지만 임상 연구 발표는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ARB+ diuretic, CCB 

ACE inhibitor + diuretics, CCB, alpha-blocker 

Alpha-blocker + beta-blocker 등이다.  은 실제 병합요법의 예로 실선은 효과적인 병합요법인 경우이며, 점선은 초기병합으로는 그다지 추천되지 않는 경우이다.

 

결 론

 

이상적인 고혈압 치료는 환자의 의사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나 신뢰로 치료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환자에게 좋은 경험을 주어 치료에 따라오게 하는 의사의 병에 대한 이해, 판단, 노력이다. 즉 주의 깊은 의사에 의한 가장 효과적인 지시대로 약을 복용하고 건강증진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을 따르고 유지하여야만 고혈압은 조절된다. 환자의 혈압이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한 것을 알면서도 용량조절이나 병합요법, 생활습관 개선을 강요하지 않으면 임상적 실패가 된다.

 

이는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였거나 임상지침을 잘 모르거나 목표까지 조절하기를 꺼리는 등 부분적으로는 의사들에 의하여 나타날 수 있다. 처음 고혈압 치료를 시작할 즈음에, 목표설정과 습관이 변하도록 교육하고, 의사와 환자는 목표혈압과 목표 달성을 위한 예정 기간을 정하여 동의하고 이러한 목표는 병록지에 명확하게 기록한다. 습관의 변화는 환자의 책임하에 있음을 이해하여 환자가 실천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임상적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 중에는 목표에 도달 하지 못하면 다음 치료 단계로 이행하는데, 자가 혈압기로 혈압을 측정하게 하는 판단 보조 장치를 이용하는 것도 매우 효율적이다. 결론적으로 환자의 고혈압 치료 성패는 의사하기 나름이다.

 

[출처 : DiaTreat Vol.4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