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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한의협, 한국도 중국처럼 한의학 전폭 지원해야

의료계, 왜곡된 아전인수식 선전행위 당장 중단하라

한의계가 중국의 전통의학에 대한 지원 현황을 전하며 우리나라도 한의학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8일 “중국의 경우 모든 법의 상위법인 헌법에 ‘국가가 전통의약을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는 조항(제21조)을 명시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중의약 육성 발전이 국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국시임을 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헌법조문에 따라 중의학에 각종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중의사들은 진료 X-ray나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마음껏 활용하고 중의학의 과학화와 현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

한의협은 “이에 반해 한국은 정부의 무관심과 양의사들의 극렬한 반대로 인해 의료인인 한의사가 진료에 현대의료기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기본적인 수술 시술과 서의와의 임상적·학문적 교류를 통해 의학 자체의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중의사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한 투유유 교수가 소속되어 있는 중국중의과학원은 중의약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규모와 예산이 한국한의학연구원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800여명의 고급전문인력을 포함한 총 5000여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중국중의과학원은 산하에 과학연구관리처, 학술관리처, 병원관리처 등 20개 처를 두고 있으며, 중약연구소와 침구연구소, 의학실험센터, 중약자원센터 등 8개의 연구기관과 시위안병원, 광안먼병원, 왕징병원 등 6개의 병원에서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한다.

또한 중국중의과학원은 연구생원(대학원), 중국중의과학원교육센터 등과 같은 교육기관과 중국중의과학원도서관, 중국침구박물관 등과 같은 학술출판기관, 중국중의과학원실험제약공장, 중국중의과학원 중의약과기술합작공사 등과 같은 사업기관을 거느리고 있으며, 세계침구학회연합회, 중국침구학회 등 학회 및 전문위원회 38개를 두고 있다.

한의협에 따르면 2012년 중의약연감에 따르면 중의과학원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860개에 이르고, 연구과제 예산만 약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협은 “이에 반해 국내 유일의 국책 한의약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1994년 설립)은 3개의 연구본부 산하 7개의 연구그룹과 1개팀, 2개의 연구센터, 3개의 지원부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규직 인력이 135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과제 예산이 아닌, 한국한의학연구원 전체 예산이 448억원이며, 자체적으로 임상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임상연구센터나 산하병원, 관련 산업기관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협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내 한의약정책관실에서 모든 대한민국 한의학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고 전체 예산이 220억원에 불과한 것만 봐도 국내에서 한의학이 얼마나 등한시되어 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지금이라도 세계의학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의학에 대한 혁신적인 노력과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의계가 투유유 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한의학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의료계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현대약학을 공부한 투유유 교수의 연구성과가 한의계의 주장처럼 중의학에서 비롯된 것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의사총연합은 8일 성명을 통해 한의협에 대해 “중국의 노벨상 수상자를 이용한 왜곡된
아전인수식 선전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의총은 특히 한의협이 한의학의 과학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국내 의료계의 반발’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전의총은 “정말 한의학이 ‘국내 의료계의 반발’ 때문에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인터넷상에 아토피를 치료한다는 한의원들의 홈페이지를 열어봐야 한다”고 전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인터넷상에서 일부 한의원은 아토피가 오장의 조화가 깨져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또다른 한의원은 과도하게 생성된 체열이 피부에 전달되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다른 한의원은 열에너지가 방출되지 못해 아토피가 발생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부정확한 정보가 난무한 상황이다.

전의총은 한의협이 “중국의 중의사들이 X-ray,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를 자유로이 사용해 중의학을 과학화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황당함을 나타냈다.

전의총은 “중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투유유 교수의 노벨상 수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투유유 교수는 약학자이며 그의 말라리아 약 개발이 중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으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논리적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개똥쑥에서 의약품을 추출해 냈다는 사실은 전통 중의학 및 전통 한의학의 위대함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지적하며 원래 많은 의약품들이 동식물 및 광물 등 천연자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전의총은 “이집트 파피루스에 버드나무를 해열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해서 이집트 의학의 위대함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버드나무에서 살리실산을 추출하여 아스피린을 만든 펠릭스 호프만이 위대한 것이며 이것이 바로 현대의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투유유 교수의 경우 역시 단지 중의학 고서에 기술된 약재로부터 힌트를 얻었을 뿐, 이후의 과정은 모두 현대의학을 이용한 연구행위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전의총은 “현재 한의협에서 개원가의 한의사들이 X-ray 및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을 한의학의 과학화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면서 “이미 한의과대학 등에서 연구 목적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허용되고 국가 예산으로 한의학연구원을 오래 전부터 지원해 오고 있다는 사실은 고의적으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거액의 예산을 들여 지원해온 한의학연구원에서 연구한 성과 중에 그 무엇 하나라도 자랑스럽게 세상에 내놓을만한 것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전의총은 또 “의료 권한의 통합을 주장하기 전에 교육 시설 및 교육 과정의 통합을 주장하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이며, 교육이 이원화된 현 시점에서는 현대의학에 기반한 의료행위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의과대학을 먼저 졸업하는 것이 필연적 수순”이라고 밝혔다.

전의총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현대의료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현재도 한의사를 포함한 국민 누구나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면서 “대한민국 의과대학은 한의사를 포함한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전의총은 한의협에 대해 “터무니 없는 아전인수식의 왜곡된 선전행위를 지금 당장이라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