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angiotensin receptor blocker)인 ‘텔미사르탄’이 만성 신질환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들에게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우수하다는 최신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의학저널 Clinical Nephrology에 게재된 ESPRIT (Efficacy and Safety in Patients with Renal Impairment treated with Telmisartan) 연구결과에 의하면, ‘텔미사르탄’은 경증/중등증의 만성 신질환뿐만 아니라 중증의 만성 신질환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들에게 실제적인 치료제임이 입증되었다.
공개표지로 다기관에서 진행된 이번 ESPRIT 연구에서는 확장기 혈압이 90-109mmHg인 경~중등증의 고혈압 환자이면서 만성 신질환(경/중등증, 중증 또는 혈액투석 환자)을 앓고 있는 82명의 환자들에게 1일 1회 텔미사르탄 40-80mg을 투여했으며, 이 연구의 목적은 텔미사르탄이 혈압 및 신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내용이었다.
이 결과 ‘텔미사르탄’의 효능은 치료 12주 후에 확장기 혈압과 수축기 혈압이 목표수치로 조절되었는가의 여부로 평가했으며, 76.8%의 환자들이 일차 평가항목에 도달했다. 일차 평가항목의 경우 확장기 혈압이 목표수치(90mmHg 이하)에 도달했거나 10mmHg 이상 혈압 강하로 기저치 대비 확장기 혈압이 12.3 ± 9.4 mmHg 감소했다.
또한 76.8%의 환자들에서 수축기 혈압도 140mmHg 미만에 도달하거나 10mmHg 이상 감소되었으며, 이상반응의 발현율은 낮고 효능 부재로 인해 탈락된 환자는 없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텔미사르탄은 97% 이상의 치료 순응도를 보이며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하였는데, 이러한 결과는 텔미사르탄이 만성 신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며 내약성이 뛰어난 항고혈압제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연구의 총괄 책임 연구자인 아라이야 샤르마 박사(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의과)는 “고혈압은 만성 신질환의 일반적인 원인인 동시에 결과”라며 “텔미사르탄과 같은 효과적인 항고혈압제를 사용해 혈압을 엄격하게 조절하는 것은 만성 신질환이 동반된 환자들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인 심혈관 질환을 줄이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만성 신질환은 전세계적으로 진단 및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현재 미국에서만 약 560만명의 성인들이 만성 신질환의 지표 중 하나인 높은 수치의 혈청 크레아티닌을 보이고 있다. 그 중 약 70%가 고혈압 환자들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의 치료지침에서는 만성 신질환 환자들의 혈압강하를 위해 ARB 또는 ACE 억제제를 일차 치료제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여러 연구들에서 ARB 또는 ACE 억제제와 같은 약제가 다른 항고혈압제들에 비해 만성 신질환의 진행을 늦추는데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SPRIT 연구의 결과는 2001년에 있었던 이중맹검, 무작위 임상연구의 결과와 일치하는데, 이 연구에서 텔미사르탄은 중등증의 만성 신질환 환자들의 확장기 혈압을 목표수치까지 조절하는 데에 에날라프릴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또한 최근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지(2004년 11월)에 발표된 DETAIL(Diabetics Exposed to Telmisartan And enalaprIL) 연구결과에 따르면, 텔미사르탄은 제2형 당뇨병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들에서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도 에날라프릴과 동등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샤르마 박사는 “만성 신질환 환자의 혈압을 낮춤으로써 만성 신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면서 “ESPRIT 연구를 통해 텔미사르탄이 혈압강하 효과뿐만 아니라 내약성도 우수해 신질환의 중증도에 상관없이 만성 신질환 환자들에게 일차 항고혈압제로 선택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평가했다.(Clinical Nephrology, New England Jounal of Medicine 종합) (www.medifonews.com)
백윤정기자(yunjeongbaek@medifonews.com)
200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