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화기학회, 흡연폐해 책임 규명 위한 담배소송 지지

2025-06-26 15:01:40

흡연은 폐암이나 심혈관질환뿐만 아니라, 식도, 위, 간, 췌장, 대장 등 소화기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명백한 건강 위해 요인입니다. 

특히 담배 연기에는 70종 이상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 유해 물질은 구강을 통해 소화기관 전체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킵니다. 

국내외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각종 소화기암의 발생 위험이 1.5배에서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부터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비에 대한 담배회사의 책임을 묻고자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대한소화기학회는 이 소송의 정당성과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첫째, 흡연과 소화기암 사이의 인과관계는 명확히 입증되었습니다. 국내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위암, 대장암, 간암, 췌장암의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5~2배 높으며, 금연을 12년 이상 유지할 경우 위암은 14%, 대장암은 20%, 간암은 27%까지 발병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흡연이 단순한 연관성을 넘어, 소화기암의 ‘직접적인 원인’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둘째, 담배회사는 자사 제품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축소하거나 은폐함으로써 소비자의 건강권을 침해해 왔습니다. 담배회사는 제품의 중독성과 발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았고, ‘저타르’, ‘마일드’ 등의 용어를 사용해 덜 해로운 제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호도해 왔습니다.

셋째,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손실은 매우 심각합니다. 2023년 기준, 흡연 관련 질환으로 발생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약 3조 8589억원에 이르며, 이는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보험 재정을 책임지는 공단이 이에 대한 손해를 담배회사에 청구하는 것은 정당한 조치입니다.

넷째, 국제적으로도 담배회사에 대한 책임 인정은 이미 보편화된 추세입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는 담배회사에 수십조 원 규모의 배상 책임을 부과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흡연은 국민 건강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중대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소화기계 질환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금연이며, 금연을 가로막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일은 국민 건강권 보호의 출발점입니다.

대한소화기학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 항소심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공단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학술적·사회적 연대를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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