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넘어, 이제 다시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윤석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발표가 초래한 상처는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무원칙, 불통, 과학으로 포장된 맹신’의 결과 공공, 필수, 지역의료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졌고,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은 실패했습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선고로 동력도 상실됐습니다. 이를 인정하고 의료대란이라는 늪에서 나와, 이제 다시 미래로 뚜벅뚜벅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최근 정부는 출구전략으로 2026학년도 의대정원 원점 재검토, 복귀 전공의에 대한 수련 및 입영 특례 적용을 발표했습니다. 의료인력추계위법도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의료현장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입니다.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려야 합니다. 진정한 의료개혁의 성패는 의사들이 가지 않은 분야,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의 확보에 달려있습니다. 의사 1만 명을 늘려도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과에 집중된다면, 헛다리만 짚은 꼴이 됩니다.우리나라는 민간 위주의 의료공급으로 공공의료 기반이 너무나도 취약합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의료기관과 의료인이 집중되어, 지역 간 의료서비스 공급과 이용 격차가 심각합니다.필수 전문과목의 인력부족은 정말 처참한 지경입니다. 특히 응급,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분만 등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분야의 지역 내 자체 충족이 어렵습니다. 그 결과 같은 질병임에도 사는 지역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다르고, 심지어 생존 자체에도 영향을 받는 서글픈 현실입니다.이뿐만이 아닙니다. 신종 감염병의 주기적 발생으로 국가적 위기와 재난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등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인프라와 인력의 한계도 분명합니다. 의료계 집단 휴진 장기화가 언제 또 발생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이대로는 안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공공의대를 통해 배출되는 의료인은 지역별 의료수준 격차를 줄이기 위해, 그리고 감염∙외상∙분만 등 수익성이 낮은 필수의료 분야의 공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공공의대는 모든 국민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보편적 공공보건의료 기반을 구축하는 선봉이 될 것입니다.국가의 첫 번째 사명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공공·필수·지역의료는 국민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닌, 국민이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입니다.공공의대 설립은 새로운 의대를 신설하거나 의대정원 확대와는 별개의 사안입니다. 서남대 폐교로 인한 의대정원 49명을 활용해 ‘공공·필수·지역의료’를 담당할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입니다.개혁에도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누구나 차별 없이, 아프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함께 힘을 모아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정부와 국민의힘에 ‘공공의대법 통과’를 위한 전향적 입장 변화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저희는 보건복지위 소속 위원으로서, 당론법안의 조속한 통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뜻을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2025년 4월 16일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 위원김남희, 김윤, 남인순, 백혜련, 서미화, 서영석, 소병훈,이수진, 장종태, 전진숙, 천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