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교육·수련,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②

2024-09-13 05:45:02

박용범 이사 “수련 정책, 거시적 국가 환경 변화와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초점 맞춰야”

우리나라 인턴 수련교육을 개선하려면 교육의 목표 정립과 수련과정의 표준화, 지도전문의 지원, 술기 교육 기관·프로그램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대한의학회가 ‘인턴 수련제도 및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 결과’ 발표회를 9월 11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날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인턴 수련프로그램의 운영 실태에 대해 비판했다.

인턴 수련프로그램의 수립·실행을 관리·인증하는 기관이 없고, 수련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을 수련병원에게 묻고 있어 각 병원과 각 진료과에서 제각기 다른 수련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밖에 없어 원래의 인턴 수련과정의 목표와 괴리가 커질 수 밖에 없으며, 각 수련병원의 각 과별로 인턴 수련기간 동안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박 이사는 인턴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우선 교육 주체(병원 수련교육 부서)가 인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낮고, 피수련자의 개별적 교육 수요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각 개별 진료과에서 인턴 교육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거나 인턴 수련에 적합하지 않은 수련병원 존재 및 순환근무 불균형 등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턴은 소속감이 결여돼 방임되기 쉽고, 환자 진료에 대한 책임이 없으며, 병원에서 필요한 잡일을 하는 경향이 강함은 물론, 환자들의 인식 변화와 권리 증진으로 인턴이 진료하는 것에 대해 반감이 큰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인턴 교육 수련 환경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수련병원별로 인턴 수련 교육의 질적 차이가 크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전공의 교육에 비해 인턴 수련교육에 집중할 여력이 없음은 물론, 인턴이 주 80시간 이상 초과 근무하기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현재의 수련환경 평가는 수련병원 시스템과 인턴 만족도 등을 평가하지만, 인턴 역량 성취 평가는 부재한 점을 비판했다.

또한, 인턴 주 업무인 시술·침상 술기와 관련된 환자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수련 초기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술기를 체계적인 사전 교육이나 충분한 연습 기회 없이 환자에게 시행하는 경우가 있어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음을 전했다.

그 근거로 진료행위로 발생한 환자 위해 사건을 경험한 인턴이 11.7%에 이르고 있다는 수치를 제시하면서 현행 인턴 수련교육이 환자와 교육생의 안전 측면에서 위험에 노출돼 있음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이사는 우리나라 인턴 수련교육과 관련해 개선 방향을 제언했다.

우선 인턴이 우수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의 목표를 정립하고, 공통 역량과 핵심 역량을 달성할 수 있는 표준화된 교육 과정을 개발·실행해야 하며, 이에 대한 평가·환류 등의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수련과정의 표준화와 질 개선을 위해 인턴을 전담으로 지도할 책임지도전문의와 지도전문의를 두되, 이들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적인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며, 수련기관은 책임지도전문의와 지도전문의가 수련교육체계에 참여해 교육·평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 마련과 인턴이 수련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평가·환류를 통해 학습·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더불어 수련교육을 정상화하고 내실 있게 운영하도록 대한의학회와 전문과목학회가 보다 책임있게 이를 주관해 관리·평가해야 한다면서 수련 및 지도전문의 총괄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지도전문의 역량 강화·평가를 수행하며, 인턴 역량과 핵심 술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와 술기 교육기관 설립과 관련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이사는 수련 정책은 급격한 변화보다 거시적 국가 환경 변화와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신중히 추진돼야 함을 강조하며, 정책 변화는 ▲의료인력 불균형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필수의료를 소생할 수 있는지 ▲수련의 질에 문제가 없는지 ▲미래 의료를 책임질 후속 세대를 적절히 양성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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