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이 진행되면 폐와 가슴뼈 사이 공간인 종격동의 림프절로 침범할 수 있는데, 한 곳에만 침범하면 여러 곳에 침범한 경우보다 5년 생존율이 약 15%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재광 교수·김인하 전문의팀이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가 종격동 림프절 침범 개수에 따라 폐암 병기를 구분해 새롭게 발표한 폐암 병기 결정 시스템 개정안을 세계 최초로 임상에서 검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9월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9년까지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6600여 명을 대상으로 국제폐암연구협회가 최근 발표한 9차 병기 시스템을 적용해 림프절 침범 정도에 따른 5년 생존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종격동 림프절 단일 침범 환자는 약 54%인 반면 복수 침범 환자는 약 39%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림프절 침범이 없는 경우(4957명)는 85.4% ▲기관지 주위 림프절 혹은 폐문부 림프절로 침범한 경우(744명)는 66.2% ▲종격동 림프절 단일 침범의 경우(567명)는 53.7% ▲종격동 림프절 복수 침범의 경우(381명)는 39.4% 등으로 분석됐다.
무재발 5년 생존율도 각각 72.4%, 42.7%, 33.2%, 19.1%로 나타나, 폐암이 종격동 림프절로 단일 혹은 복수 침범한 여부에 따라 생존율과 무재발 생존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차이났다.
폐암 종격동 림프절 복수 침범의 5년 생존율 위험비(HR)도 단일 침범 대비 1.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종격동 림프절 복수 침범이 단일 침범에 비해 5년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1.55배 높았다.
윤재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단일 기관의 신뢰도 높은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롭게 제시된 폐암 병기 시스템에 대한 검증 결과로, 전세계 폐암 치료 방향 수립에 기본 바탕이 되는 연구를 발표했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병기 시스템으로는 전신 질환으로 판단돼 수술이 아닌 치료 목적의 항암 방사선 치료를 했던 환자가 새로운 병기 시스템에서는 종격동 림프절 침범 개수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등 표준 치료법에 있어서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